On the Future: Prospects for Humanity. 

5불 쿠폰 써서 2불 정도에 구입한 책. 올해 10월 나온 신간이다. 종이책과 오디오북 동시 출시. 

마틴 리스는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왕실 천문학자 royal astronomer"이기도 하다고. 


저자는 모르던 분이고 책은 오늘 아침 시작한 참이라 

"견적"은 아직 모르겠다. 그런데 잠시 멈추지 않을 수 없던 한 대목이 있었다. 

정말 영어권 과학자들 중엔 드물지 않구나. 복잡성을 희생하지 않으면서 명료하게 쓰기. 그리고 품위있게. 


나는 이거 엄청나게 중요한 거 아닌가 생각한다. 

언어에 그 언어 쓰는 사람의 지적(정신) 역량이 거의 투명하게 담기게 하기. 

그 사람이 무얼 얼마나 어떻게 생각했나 그 사람 언어로 판단되게 하기. 


영어에서 저런 판단은 어휘에서 문장 구조, 문장의 길이, 문장들의 흐름... 저자의 목소리, 분위기까지 

하여튼 세밀하게 가능하지만 한국어에서는 훨씬 덜 그렇다는 것. 훨씬 덜 그런 이유 중엔, 만일 세밀한 

판단이 일어난다면 무너질 우상들이 하도 많아서가 있지 않나. 말을 저 정도로 못하거나 저 정도로 막하는 사람을 

저 자리에 두어선 안된다.... 고 사회적 합의가 단번에 일어날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빈말, 립서비스, 개소리가 넘쳐나는(거의 전부인) 가운데 

그 모두가 빈말, 립서비스, 개소리임을 알면 살 수 없어서지 않을까, 기준이 이토록 낮은 것은. 

이보다 덜 명백하지만 덜 중요한 건 아닌 다른 이유들도 있을 것이다. 



"진보"의 이념을 조심스럽게 재고함. 이 책에도 그런 요소 있을 거 같다. 

The Beginning of Infinity. 데이빗 도이치의 이 책은 '조심스럽게'가 아니라 '격하게' 그러던데 

과학의 진보, 따라서 인류의 진보... 이걸 말하는 과학자들, 그들보다 훨씬 소수겠지만 철학자들을 

같이 고려하는 작업을 누가 할 수도 있을 거 같다. 빅토리아 시대 시대 정신이었던 진보. 21세기 초에 

되살릴 수 있을까. 이 주제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다면,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두 

"바닥에서 정상까지 함께 진보"하는 과학문화에 속하는 사람들이라면, 발견과 연결이 제2의 본성인 

이들이라면, 각자가 모두에게 (모두가 각자에게) 중요한 도움을 줄 것이다. 선점과 선빵의 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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