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현대사 강좌 교수가
우파(보수) 쪽일 거라 생각한 건
좋은 증거가 있어서는 아니었고
철저히 사료 중심이려는 태도, 자기 해석을 최소화하겠다고 청취자에게 알게 하는 면모 때문이었다.
사료를 방대하게 인용하거나 그러진 않는다. 역사학자란 무릇... 이런 말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 모두가 이미 완전히 확립된 사실이며 해석임, 나는 그것을 주어진 시간 안에 가장 효과적으로 전할
길을 찾아 전하고 있을 뿐임.... 이런 게 처음부터 바로 강하게 느껴진다. 주관성의 철회. 객관성의 보장.
지금 19세기 말 - 20세기 초 즈음에 와 있는데
유럽의 신제국주의에 이어 마르크스와 사회주의, 사회주의의 도전이 주제.
"마르크스와 사회주의의 도전" "사회 문제와 자유주의의 위기" 이런 제목 강의들이 있다.
그런데 이 주제들에서 아무 막힘이 (편견이, 저항이) 없고
아무 막힘이 없는 정도를 떠나 마르크스와 레닌을 사실 오래 깊이 읽고 오래 깊이 생각했던 사람만이
할 수 있을 거 같은 말들을 막 그냥 줄줄줄 하심. 이게 오늘 아침 날 놀라게 한 지점이었다.
흔한 미국 교수라면 아마, 이 주제들에 굉장히 박식하다 해도
은연 중 자신이 그들에 저항함을 알게 했을 거 같다. (다 틀렸음이 증명된 이들...) 이런 탄식 들리게 했을 거 같다.
그런데 그는 전혀 그러지 않았고 레닌에 대해 말할 때는
아니 이 분 레닌주의자였나(인가) 봄?!
(이걸 생각하고 쓴 적어도 한 사람이 있었다. 그래서 내가 살아간다....) : 이런 느낌 들게 말한다.
그의 이름은 Thomas Childers이고 이제야 아마존에서 검색해 보니
호평받은 많은 책들을 쓰신 분. 나치 독일, 2차대전이 주연구주제였던 듯. 유펜에선 은퇴했다고.
미국의 가장 큰 자산은 아마 미국의 지식인들일 것. 이런 얘기 수업에서 한 적 있다.
이것도 진지하게 생각하고 탐구할 주제는 전혀 아닐 것이다. 맞지도 틀리지도 않는 말. 정말 아무 할 말이 없어서
너무 화제가 없다 보니 아무 말이든 해야 할 때 나오면 잠깐 해볼 얘기.
그런데 지식인을 urbandictionary에서 정의하듯이 "알콜과 섹스 외에도 관심사가 있는 사람"으로 정의하면
미국이 보유하고 생산하는 여러, 미국적이고 미국적으로 탁월한 유형의 지식인들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