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토피아, 디스토피아 소설 강의는 총 24강인데 

23강은 "21세기의 종말문학," 마지막인 24강은 "유토피아, 디스토피아의 미래" 이런 제목이었다. 

오늘 끝났다. "21세기의 종말문학"에서 세 작품을 주로 논의하는데 


코맥 맥카시의 The Road. 2015년 장안의 (뉴욕 장안의?) 화제였다는 Station Eleven. 

그리고 (나도 사랑했던. 사랑하는. 잊을 수 없는. 8시즌은 도대체 언제 올라옵니까) The Walking Dead. 


사실 워킹데드. 사랑했다기엔 (캐롤이 전사가 되어 가는 과정은 사랑했다만. 대릴도 사랑했구나. 대릴과 

베스의 최고 술자리) 싫어하기도 했던 시리즈인데 그런데 종합하면 사랑 쪽인가 본 게 요새도 넷플릭스 

들어가면 이거 본다. 전체로 평가하라면 허허실실이지만 이상한 인력이 있다. 


Station Eleven. 교수 설명 들으니 

바로 오늘 사야할 거 같은 책. 그러나 아마존 알라딘 리뷰로 봐선 

..... 이것도 허허실실일 듯. 전미도서상 최종 후보, 아니 심지어 전미도서상을 받았어도 

허허실실인 책들. 그런 책들이 하나 둘 있었던 거 같다. 실망은 피하고 열광하게 되는 책들만 보고 싶지만 

교수가 더 이상 강할 수 없는 말들로 격찬하고 추천했으므로 일단 교수 말을 믿는 쪽으로. 


전해 듣는 것으론 읽지 않아도 반하겠던 게  

"유토피아를 위해 고급 예술을 희생해도(희생해야) 되는가?"가 이 소설의 중심 질문이고 

소설의 답은 단호한 "아니다"라고. 주인공의 한쪽 팔에 두 개의 검은 칼 문신이 있는데 

검은 칼은 이 소설의 종말세계에서 생존을 위해 살인했을 때 새기게 되는 문신. 주인공이 "생존자"임을 

남들에게 알리는 문신. 다른 쪽 팔엔 "생존이 다가 아니다(Survival is insufficient)" 문신이 있다. 


"생존이 다가 아니다" = 우리는 예술을 ("high art"를) 지켜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1950년 윌리엄 포크너의 노벨 문학상 수상 연설을 기억해야 한다면서 

교수가 수상 연설을 조금 길게 인용했다. 원자탄으로 인한 인류 종말이 현실적이던 때였고 

젊은 작가들이 그에 대한 공포, 불안을 말하던 시절. 포크너는 "인류의 종말은 오지 않을 것이다, 인간 정신과 인간 영혼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일들이 있다, 그 위대한 일들을 탐구함이 작가의 과제다" 대강 정리하면 이런 내용으로 그 공포, 불안에 답함. 




이상하기도 하지. 

전혀 공허하지 않았다. 

아니 사실 거의 전율할 지경이었다. 어쩌면 교수가 잘 읽었기 때문인지도. 또박또박 그리고 열정적으로 읽었다. 

다 읽고 나서 잠시 쉰 다음 "I love these words"라 덧붙이던데 아 그래서인가. 


나치는 모차르트를 들으며 학살했다. 

예술, 고급예술을 조롱할 때 꼭 나오는 말. 그런데 어쨌든 

문학, 혹은 책으로 한정하면 좋은 문학, 좋은 책을 읽으려는 욕구가 있고 

잘 읽기를 실천하는 사람일수록 (.....) 그 자신 기쁨을 알며 타인에게도 기쁨을 준 사람(왜 그 Bucket List에서 모건 프리먼이 잭 니콜슨에게, 이게 천국 입장 자격이라 믿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하던 얘기. 너는 기쁨을 알았는가, 너는 타인에게 기쁨을 주었는가). 나는 그렇다고 생각한다. 


잘 읽기를 실천한다고 다 그러게 되는 건 아니지만 

잘 읽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것. 타인의 정신을 향한 존중. 

인간의 정신을, 영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의미있는 관계....... 없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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