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방

무서운 방
마츠바라 타니시 지음, 김지혜 옮김 / 레드스톤 / 2019년 3월

 

<무서운 방>

사고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불가사의한 현상이 의미하는 바는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죽음'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사고 부동산에서 생활하는 동안 오히려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프로로그 中

일본의 한 개그맨의 오싹한 부동산 체험담, <무서운 방>은 딱히 무서운 묘사가 없음에도 실화라는 그 사실만으로 그 자체로 오싹한 책이다. <무서운 방>의 저자 일본 개그맨 마츠바라 타니시는 티비 방송 프로그램 덕분에? 사고 부동산에 살게 되면서 그가 겪은 오싹하고 기묘한 경험들을 겪게 되는데 프로그램 취재를 위해 짧게는 2주-길게는 몇 주를 사고부동산에 살면서 그곳에 겪은 일들을 사고부동산의 실제 도면과 함께 소개한다.

사고부동산이란 전에 살던 사람이 자살하거나, 사고로 죽어서 비교적 싼 임대료로 나온 방이나 집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부동산을 거래할 때 전에 해당 부동산에 산 사람이 자살하거나 죽으면 해당 내용을 명시하여 거래하는 법이 있기 때문에 이런 사고부동산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값이 싸지만 꺼려하여 사지 않는다. 허나 이 책의 저자는 일부로 이런 집들을 찾아서 살아보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저자는 정말 용기 있는 것 같고 아무리 돈 떄문이라고 해도 남들이 꺼려하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걸 보면 괴짜같기도 하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고 부동산은 49 곳으로 이 곳들은 저자가 직접 겪은 경험담과 저자가 주변에서 취재한 사고부동산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소개된다. 이 책에서 정말 오싹하게 느껴졌던 것 중 하나가 이러한 사고 부동산들을 단순히 글로만 설명하지않고 직접 설계도를 알려주는 것이었는데, 만약 그 집에서 자살한 사람이 있다면 어디에서 죽었는지까지 표시되어 있어서 2차원 평면인 설계도가 마치 내가 그 집을 실제로 볼 수 있는 것처럼 3차원 입체 보여지는 듯한 착각을 들게 했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사고부동산들은 세상을 공포에 떨게했던 연쇄살인범이 살던 방부터, 해당 집에 사는 사람들이 연이어 뺑소니 사고를 당한 방, 건강이 극도로 나빠지는 방, 연속해서 자살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방, 살던 사람이 못 버티고 나가는 방, 인터폰에 유령이 찍히거나 의문에 목소리가 들리는 방, 그리고 천장 구멍에서 괴상한 남자 얼굴이 튀어나오는 방등등이다. 이 책은 마치 괴담에서나 나올 것 같은 방들이 실제 존재하는 곳이기에 허구가 아닌 실화라서 지어낸 무서운 이야기들보다 더욱 오싹하고 기묘하게 느껴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어릴 때 읽던 괴담집이 생각났다. 그렇지만 괴담집의 오싹함과는 달리 무서운 묘사가 거의 없었는데도 실화라는 그 사실 자체가 오싹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사고부동산이라는 말을 이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사고부동산으로 이러한 집들을 표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내용을 딱히 명시하지않기때문에 더 오싹하게 느껴진다. 미스터리, 스릴러를 좋아하기는하지만 소설이 아닌 실화를 읽으니 더 스릴있고 독특한 책인 것 같다. 그리고 한편으로 저자같은 사람을 만나보고도 싶다. <무서운 방>은 내용 자체가 괴담집에서 들어봤을 법하지만 실화라서 더 신선하고 재미있게 느껴졌던 책이었다.

*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