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감옥에서 벗어나 보니 - 이은호 에세이
이은호 지음 / 렛츠북 / 2019년 1월
평점 :
절판


고독은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어요. 이를 이겨 내기 위해선 이미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재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타인에게서 사랑을 받으려 하지 말고 내가 사랑을 찾는 방법을 익혀야 해요. 마음의 주도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나'에게 있으니까요. (p.24)


내게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괴롭히는 기억을 잠시 가두는 방법은 독서였습니다. 책의 세상에 풍덩 빠지어 그곳에서 놀다가 잠이 들곤 했습닏. 책의 세상에 풍덩 빠지어 그곳에서 놀다가 잠이 들곤 했습니다. 다른 것들을 할 때면 어둠의 기억들이 나를 잡아챘지만 책을 읽을 때만큼은 괴롭히지 않았습니다. 힘든 만큼 책을 읽었고 희망을 얻기 위해 꿈과 도전, 성취가 담긴 책들을 읽었습니다. (p.41)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나를 위하고 도와줄 사람을 구부할 수 있습니다. 꾸준히 도움을 요청하다보면, 의외의 멘토를 만날 기회도 생깁니다. (p.59)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벗어나는 것은 정말 어렵다. 내가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어서 그래서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우울증에 한번 걸리면 내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것을 인정하는것부터 우울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우울증에서 벗어나기까지 너무도 어렵고 힘들다. 마음의 병은 누군가는 감기와도 같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우울증에 걸린 한 사람으로서 정말 공감이 안되는 이야기이다. 일반 감기는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 나을 수 있다지만 우울증에 백신따위는 없다. 그래서 한번 우울증에 걸리면 그것에서 벗어나는데 많은 시간이 든다. <마음 감옥에서 벗어나 보니>도 우울증으로 2년간 힘든 시간을 겪은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울증으로 고통받았던 그 시간들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었는지에 관한 자기 성찰적 에세이이다.


이 책의 저자는 타인으로 인해 때로는 상황으로 인해 다양한 상처를 받아 세상이 '어둠'에 지배당한 것처럼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고 자신을 이용하려는 이들만 세상에 가득찬 것 같다는 말을 한다. 우울증에 빠지면 우울증을 잘 극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우울증에 빠지게 된 계기 자체를 다시 상기시키기 힘들기 때문이 주된 이유이다. 잊혀지 아픔을 다시 꺼내 아픈 기억을 다시 재생시키는 것 자체가 당사자에게는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이고 용기가 필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우울증 마음의 불안의 미로 속에서 벗어나 다시 예전처럼 생활을 하기위해 우리는 이러한 알게 모르게 잊힌 아픔들에 대해 정면으로 마주해야함을 이야기한다. 일종의 방어기제가 되어 아픔의 기억들이 사라진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도 모르게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영향들을 주기 때문에 다 꺼내놓고 인정해야만 치유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경험들을 이야기하며 우울증에 걸렸던 그 순간들의 감정들과 그 이유들을 이야기했던 부분은 공감되었는데 사실 개인적으로 우울증에 걸렸을 때 무언가에 긍정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다. 예를 들어, 이 책의 저자처럼 독서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사진촬영이나 반려견을 키운다는 등과 같은 활동들이 잠시나마 삶을 억누르는 우울한 감정들을 떠나 '죽고 싶다'는 마음대신 그 활동자체에 집중해줄 수 있게 해주기때문이다.


하지만 추억들을 다시 꺼내보는 행동들은 오히려 현재 내 상태를 절망하게 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내용을 읽을 때는 공감할 수 없었다.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들이 이 책의 저자처럼 삶을 다시 긍정적으로 이끌 수도 있지만 현재와 과거를 끈임없이 비교하게 되면서 현재를 더 짙은 어둠 속으로 빠지게 만들 수도 있기때문에 아직 어느정도 나의 슬픔과 우울에 대해 제대로 접근해보지못하고 아픈 기억들을 제대로 대면하지 못했다면 추억들을 돌아보고 떠올리는 행위들이 때로는 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우울증을 극복한 저자의 이야기가 솔직히 조금은 막연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저자가 매일 쓰는 행복 노트처럼 조금씩 매일매일 꾸준히 내 삶에 대해 다시 일어서서 제대로 바라보고자하는 마음으로 조금씩 닿기만해도 절망에 빠지게하는 아픔들을 대면하도록 노력한다면 저자처럼 극복할 수도 있을 거라는 용기도 얻었다. 이 책이 우울증을 걸린 분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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