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 - 로하니 취임부터 트럼프의 핵 협상 탈퇴까지, 고립된 나라에서 보낸 1,800일
김욱진 지음 / 슬로래빗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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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

 

 

"이란인들은 한번 친구가 되면 잊지 않아요." (p.57)


직접 본 이란 여성들은 거침이 없었다. 운전도 남자 못지않게 거칠었고, 차에서 내려 옥신각신하며 다투는 여성도 부지기수도 봤다. 목소리 높여 말싸움하고 삿대질하는 모습을 보게 되다니. 그것도 차도를를 입고 말이다. 막연히 예쌍했던 장면과는 정반대였다. (p.53)


이란에는 '터로프'라고 불리는 빈말 문화가 있다. 터로프는 자신을 한껏 낮추고 일부러 상대반을 높여서 서로 체면을 지키는 이란의 언어습관이다. '거벨리 나더레'가 대표적인 터로프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 사람들은 특히 물건을 사고팔 때 돈을 대놓고 언급하기를 꺼렸다. 인간과 인간이 부대끼는 사회에서 응당 돈이 우선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p.111)


이란 혁명의 기치는 독립과 자유, 이슬람 공화국이었다. 그럼, 혁명이 성공하고 나서 이란이 추구하는 자유는 무엇일까, 즉흥적인 즐거움만 경험하고 자라 온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고차원적인 자유의 가치를 그들은 알고 있는 걸까. 이방인으로 살면서 늘 가슴에 품고 있었지만, 답을 찾을 수 없는 고민이었다. (p.123)



이란이라는 나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나 모습들이 전쟁이나 북한의 우호국, 또는 수니파와 시아파, 중동전쟁등이 떠오른다. 이처럼 대체로 이란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생각들은 부정적이고 어둡다. 이 책의 저자 김욱진은 세계시민으로 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다른이들이 꺼려하는 이란으로 4년동안 대한 무역투자진흥공사의 이란 테헤란 무역관으로 가게 되었다. 낯선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페르시아를 배우고 일과 학업을 병행해 이란 국제관계대학교에서 이란학을 공부했고 테헤란대학교에서 기업가정신을 공부했다. 2015년부터 내일신문, 경향신문 등 일간지에 정기적으로 이란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란이라는 나라를 새롭게 알게되었다. 이전까지 이란이라는 나라는 단지 전쟁 국가, 중동의 화약고등등 조금은 무시무시한 나라였는데 이란도 우리들처럼 정이 있고 타인을 존중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란은 여전히 정치적 입장들이 복잡한 소수의 시아파가 지배하며 다수의 수니파들과 함께하기위한 아슬아슬한 공존이자 독특한 문화들을 갖고 있다. 또한 이란이 이슬람공화정이라는 중동국가들 중에서도 독특한 정치체제를 보면서 공존을 위해 많은 노력이 있어왔구나하고 생각하는 한편 이슬람의 종교적 입장을 지지하는 나라이기에 그들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라고 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가 단지 이란에서 무역관으로서의 삶뿐만아니라 치열하게 이란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려고했기 때문에 이란이라는 나라의 역사와 입장 그리고 이란 사람들에 대해 현실적으로 알 수 있었다. 

또한 이란 사람들은 다소 냉정하고 차가울 것 같은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란사람들은 한번 친구로 생각한 사람들은 잊지않는다"는 대화를 읽으면서 이란 사람들에 대한 편견들도 많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와이파이나 금주문화, 저작권문제등이 잘 지켜지지않는 현실등은 한국인이 처음 이란이라는 나라를 접했을때 조금은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속에서 이란 사람들 특유의 정과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가 존재하고 있는 나라이기에 그간의 단지 미국과 이란의 관계로 인해 가지게된 부정적인 시선만으로 보지않기를 바란다. <어느 세계시민의 자발적 이란 표류기>를 통해 이란에 대해 가졌던 편견과 선입견대신 이란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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