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우리의 새끼 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나는 5분 정도로밖에 느끼지 않았어. 너와 보낸 시간 말이야. 이것이 상대성이지. 너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얘기일지 모르지만." 그녀는 그런 말을 남기고 패밀리 레스토랑의 문을 열고 나갔다.  - p.106



최근에 읽었던 일본 소설 중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가 생각나 읽어보게 된 <우리의 새끼 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뭔가 청춘, 학창시절 로맨스임을 알리는 표지는 다이어리 한권을 갖고 있는 여학생과 멍하니 바지에 손을 넣은 채 정면을 바라보는 남학생과 그들의 주위로 수학의 공식들이 흩어져 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수학천재 소녀 아키야마 아스나가 어느날 '나'에게 "나랑 친구가 되어줘."라는 말과 '나'에게 친화수가 많으니 친구가 되고 싶다는 다소 황당한 이유로 말을 걸어온다. 그리고 그런 수학천재 소녀 아스나는 사실 전향성 건망증에 걸린 소녀이다. 심장 이식 이후 전향성 건망증을 얻게 되었고 아스나는 한달을 간격으로 그동안의 기억이 리셋된다는 비밀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비밀을 '나'에게 밝히며 다소 엉뚱한 이유로 '나'와 아스나는 친구인지 연인인지 모르는 어정쩡한 관계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한달 뒤 기억이 리셋되는 아스나에게 언제나처럼 '나'는 핸드폰 번호를 보여준다. 친화수로 이루어진 '나'의 핸드폰 번호를 사랑한 전향성 건망증을 가진 천재소녀 '아스나' 그리고 그런 아스나를 좋아하는 '나'. 이 두 소녀, 소년은 소설의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기묘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 소설 <박사가 사랑한 수식>이 생각났다. 뭔가 <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학원물같은 느낌이랄까? 그래서 달달한 로맨스와 수학적 용어들에 대한 의미부여가 지루하지않고 포근하고 애틋하게 다가왔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라이트 노벨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잔잔한 여운이 남는 소설이었다. 어느 순간 몰입해서 읽게되는 잔잔하지만 일본소설만의 애뜻함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었던 것 같다. 사실 결말이 뭔가 많이 생략된 느낌이라 외전을 몇 편 넣어주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아련한 결말 느낌이 들어서 순수하고 순정적인 사랑이야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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