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

- 베르톨트 브레히트

나도 안다. 행복한 자만이
사랑받고 있음을 그의 음성은
듣기 좋고, 그의 얼굴은 잘 생겼다

마당의 구부러진 나무가
토질 나쁜 땅을 가리키고 있다. 그러나
지나가는 사람들은 으례 나무를
못생겼다 욕한다

해협의 산뜻한 보우트와 즐거운 돛단배들이
내게는 보이지 않는다. 내게는 무엇보다도
어부의 찢어진 어망이 눈에 띌 뿐이다.
왜 나는 자꾸
40대의 소작인 처가 허리를 꼬부리고 걸어가는 것만 이야기하는가?
처녀들의 젖가슴은
예나 이제나 따스한데.

나의 시에 운을 맞춘다면 그것은
내게 거의 오만처럼 생각된다
꽃피는 사과나무에 대한 감동과
엉터리 화가에 대한 경악이
나의 가슴 속에서 다투고 있다
그러나 바로 두번째 것이
나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한다



오래된 정원을 읽고 브레히트의 시집을 샀었다
그리고 오늘 오래된 정원을 보고 브레히트의 시집을 꺼내
이 시를 찾아 적는다

책에는 "아 우리가 어떻게 이 작은 장미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인가"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인용돼 있었고,
영화에는 "서정시를 쓰기 힘든 시대"가 살짝 스친다

서정시를 쓰기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이야기
살아있다는 것, 멀쩡히 행복하다는 것만으로도 죄의식을 느끼던 시대의 이야기

실은,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보지 않고 있었는데
임상수 감독의 눈으로 풀어낸 것도 나쁘지 않구나




다시 책을 읽으면 또다른 느낌으로 볼수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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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8-01-13 0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발표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다락방님이 다섯개가 아닌 세개만 내셨습니다.쩝.

W 2008-01-13 02:11   좋아요 0 | URL
이런 이런
출장 난동을 부릴 수도 없고 말이죠 ;;

순오기 2008-01-13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래된 정원' 읽으며, 브레히트 시 공책에 베끼기도 했는데... 영화는 안 봤어요. 지진희는 캐릭터가 너무 약할거 같더란 말이죠. 그래도 빛고을 사람인지라 독서회원들과 가려는데~ 벌써 내렸더라고요!
내가 처음부터 "이 영화 사람들 안 들거야~ 나 살기도 힘든데 누가 영화까지 보면서 괴롭고 싶겠어? 그래도 광주니까 2주는 걸겠지!" 이랬는데, 한주만에 내렸다는...ㅠㅠ

W 2008-01-14 01:23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군요 ^^ 저는 지진희 멋있어라 한답니다 크크크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완전 기뻤었다는 ㅋㅋ

Jade 2008-01-1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오래된 정원 영화보고 필 받아서 소설 사고 영화 다시보고 그랬어요 ㅎㅎ 제가 2007년에 두번 본 건 이거랑 밀양이랑 화려한 휴가, 그리고 색,계(이건 3번-_-;;)

저 장면 보니 그때 느낌이 다시 살아나는것 같아요. 저 때 참 술도 많이 마셨는데 ㅎㅎ

W 2008-01-14 01:24   좋아요 0 | URL
아 밀양이랑 오래된 정원은 봤고, 두번 볼만한 것 같고, 화려한 휴가는 안봤고, 색,계는 못봤네요- 색,계는 언제고 어떻게든 볼 생각이고, 화려한 휴가는 아마 안보게 되지 싶은데- 제이드님에게 화려한 휴가는 어땠는지 궁금해지네요 ㅎㅎ

Jade 2008-01-14 02:02   좋아요 0 | URL
전 '봄날'읽고 충격받아서 광주관련 자료 많이 찾아봤었어요 망월동 가보려고 처음으로 혼자 버스타고 광주까지 가봤고...그래서 처음 영화 개봉했을 때 기대 많이 했는데 처음 보고는 상업영화라는 점 때문에 실망했었어요...^^ 물론 사람들이 많이 보는게 중요하기도 하죠 그래서 한번 더 봤어요. 아마 그때가 아프님이 영화번개하실때라 알라디너 분들 처음 뵙고 ㅎㅎ

W 2008-01-14 19:21   좋아요 0 | URL
그랬구나, 알라딘 모임 때문에 한 번 더 보게 된 거였네요 ^^
사실 전, 영화를 보면서 감정에 휩쓸리게 될까봐 겁나서 안봤어요, 그러고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영화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하는 게 참 조심스럽긴 하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