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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애나 블루스 ㅣ 앨버트 샘슨 미스터리
마이클 르윈 지음, 최내현 옮김 / 북스피어 / 2016년 3월
평점 :
절판
소시민 탐정 골라 읽기
앨버트 심슨 VS 스기무라 사부로
인디애나 블루스(Ask the Right Question)
미야베 미유키 여사의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를 좋아한다. 셜록 홈즈를 좋아했던 것처럼, 엮인 관계성이나 스토리를 비롯하여 가장 혹한 부분은 역시 중심 인물의 매력이다. 그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드라마로도 재구성될 정도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었던 것 같다. 나 역시 스기무라에게 어느 정도 매력을 느낀 부분이 있기에, 시리즈가 나온다는 게 너무 기대가 되고 기다려진다. 마침 국내에서도 행복한 탐정 시리즈라는 타이틀로 계속 번역, 출간될 예정인 듯 하여 더욱 반가웠다.
이러던 중 미미 여사가 아무 욕심이 없는 듯한 소시민 탐정 스기무라을 탄생시키기까지 영감을 준 작품이 있다고 하니 당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고 아무런 의심 없이 바로 지르게 되었다.
사건의 줄기는 크게 하나다. 출생의 비화를 밝혀내는 것,
의뢰인 엘로이즈는 우연한(?) 과학 실험에 의해 자신의 부모님과 혈액형이 맞지 않음을 알게 된다. 이에 친부의 행방을 찾아 달라며 앨버트 심슨 탐정 사무소에 의뢰를 맡기게 된다. 과연 그 결말은 조금 충격적인 부분이 있다. 스팩타클한 추리과정이나 아름다운 인물과의 관계라든지 뭐, 그런 화려한 요소들은 찾아볼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탐정은 탐정이다. 앨버트 심슨은 훌륭히 그 진실을 알아내고야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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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르윈의 앨버트 심슨 시리즈의 첫 대면이다. 7년차 사립탐정 앨버트 심슨은 바른 생활 사나이라기엔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싶은게 그가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 저지르는 범법 행위가 좀 된다. 근데 그게 되레 매력적이다. 스기무라가 평범한 듯 사실 평범하지 않은 인물인 것처럼. 예를 들어 요즘 같은 경쟁구도가 기본인 시대에 재벌가에 들어가 그만한 출세욕도 없이 그저 관계성에 의문을 가지고 탐구하는 인물이라니, 착해빠졌다고 하기엔 어떤 부분에선 둔하고 무심하기까지 하다. 한 번 몰두하면 헤어나오지 못하는 집중력을 가진 인물이기도 하다. 바른 생활이라면 차라리 스기무라에게 더 적합한 수식어다.
그에 반해 앨버트 심슨은 다소 헐렁하다. 정말 인간적이다. 자신을 무시하는 것을 참아내지 못하며, 굴욕은 어떡해서든 소소한 일침이라도 가하려고 시시때때로 궁리한다. 7년 차 경력에 걸맞게 큰 성과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탐정 일을 행하는 데 있어서의 필수 정보 습득을 위한 인맥도 있다. 이혼한 아내에게는 '내 여자'라 부르고 그와 내 여자 사이에는 사랑스러운 딸도 있다. 탐정 일을 아직 본격적으로 시동걸기도 전인 스기무라와 다르게 앨버트는 노련한 탐정이다. 미행의 노하우도 있으며, 그 미행의 지루함을 견디기 위한 팁도 가지고 있다.
앨버트 심슨의 헐렁함은 의뢰인과의 관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스기무라가 이혼을 하기 까지 엮인 이성과의 관계를 보자면 시작한 것도 아니고 시작 안 한 것도 아닌, 애매모호한 긴장만 오간다면, 앨버트는 대놓고 의뢰인에게 사적 감정을 가지게 되는데, 이를 억누르려 참 애를 쓴다. 그래, 사실 이게 더 인간적이기도 하지만 그래서 좀 별로였다. 그것도 어린 여성 의뢰인이었기에 민감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스기무라와 앨버트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탐정으로서의 본분을 다하고자 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관계성, 인간을 내면을 들여다보려 애쓰던 스기무라가 탐정으로 재출발 하게 되었다면, 앨버트 역시 조사 도중 대면한 관계 속에서 적당 이상의 보수를 받고 손을 털었으면 끝났을 일을 이른바 진실을 알고자 한 호기심에 더 끝까지 매달린다. 중간 중간 찾아오는 회의감에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나, 그냥 돈을 받을 걸 그랬나, 하고 후회하는 부분은 역시 너무나도 인간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쫓고 되레 당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엮인 다른 과거 사건마저도 해결하게 도와준 셈이니 그 도리는 성실히 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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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같이 묶어 얘기를 하게 됐지만, 대조해보니 각각의 매력이 좀 더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읽을 때는 그렇게 재밌게 읽히지 않았는데, 스기무라와 대조해 이것저것 살펴보니 재밌는 요소가 참 많았단 걸 깨닫게 된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과 별로였던 부분은 있었다.
흥미로운 부분은 미미 여사가 밝혔듯이 스기무라의 모티브가 앨버트로부터 시작된 점이다. 그런데 그 외에도 묘사를 하는 과정에서 재밌는 구석이 있었는데, 인물 묘사하는데 있어, 그 인물이 입고 있는 옷과 특징, 가구의 배치나 주변 배경 묘사 등이 세세하게 표현한 부분이 서로를 떠올리게 했다는 점이다. 미미 여사의 책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고 여기는 원인 중 하나가 세세한 묘사에 있다고 보는데, 마이클 르윈은 전반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군데 군데 그러한 세밀한 묘사가 있다. 그래서 재밌었다.
아쉬운 부분은 역시 의뢰인과의 관계이다. 이 책이 쓰여진 시대적 배경이랄까, 도시 분위기 속에서는 그저 매력적인 도구로 쓰일 프레임일지 몰라도 읽는 내내 거부감이 들어서, 이 부분만 제외한다면 괜찮겠다 싶었다. 노골적인 것도 아니고 그저 암시하고 약간의 기류만 흐를 뿐이지만 그래도 역시 싫었다. 그래, 그것마저 없으면 이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탐정 이야기의 재미가 더 떨어질 거라고 느낄 수 있지만, 여튼 간에...이건 개인적인 사견일 뿐이다.
원제와 번역되어 출간된 국내 출간본의 제목의 성격이 각기 다른데, 이에 대해서도...영포자는 할 말이 없지만, 이것도 눈에 잘 띄게 할만한 제목으로 지었겠지...싶다. 같은 출판사에서 이렇게 연달아 앨버트 심슨 시리즈와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가 나온 것은 독자로 하여금 감사한 일이기도 하다.
앨버트 심슨을 읽고 나니 스기무라 사부로 시리즈가 너무 읽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다음 작품도 너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