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25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차은정 옮김 / 민음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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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마지막에 드디어 '친구들의 잔인한 장난과 행동'들에서 벗어난 '일레인'이 그려지고 있었기에 2권에서는 내심 그녀의 복수와 친구들의 반성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작가는 그런 단순한 이야기 전개를 그려내지 않습니다.
이 작품이 한 예술가의 성장소설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단순 관계를 넘어서는 한 인간의 자아 성찰과 성숙, 그리고 시대상에 대한 다양한 고민들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2권을 읽으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스티븐의 죽음'
만일 내 주변에 이런 일이 생긴다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 상황. 그런데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정말 없는가?
'묻지마 살인'이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는 지금 사회에서 그저 이러한 일이 내 주변에 일어나지 않음 그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작품을 읽으면서 과연 '한 사람'의 성장에 있어서 주변 사람들이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대단한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일 일레인이 계속 방랑자의 삶을 살며, 가족들과의 연대만을 이루었다면, 그렇다면 일레인의 삶은 어떠했을까?

만일 일레인이 여자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면, 그래서 여자들의 연대를 어릴 적부터 경험했다면, 그렇다면 일레인은 그림들을 그렸을까요?

만일 조제프나 존이 보여준 남성과의 사랑이 정상적(?)이었다면 일레인은 보통 사람들처럼 살아갈 수 있었을까요?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이라는 것은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허상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다 각자만의 개성과 특징이 있고, 그것이 이상적 삶의 모습에서는 조금씩 벗어나 있기 때문입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기에 완벽한 삶도 없고, 완벽한 삶이 없기에 조금씩 벗어난 그 궤적에 따라 삶의 다양한 형태들이 나타나는 것은 아닐까요?

잃어버린, 정확히는 스스로 망각하고 있던 과거의 삶들을 하나씩 회고해가며 어릴 적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다시금 돌아보는 일레인.

자신에게 가해졌던 폭력적인 상황들에 대해 왜 그렇게 밖에 할 수 없었는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고, 자신이 그린 그림들로 인해 혹여나 상대방이 받게 될 상처들을 생각하는 일레인.

그렇게 과거의 자신과의 화해, 용서, 위로의 과정을 통해 지금의 내가 성숙해가는 과정은 어찌보면 우리들 모두에게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저는 소위 말하길 '망각'이 뛰어난 사람입니다.
한달 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잘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더더욱이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누군가 저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생각했던 일들도, 그저 약간의 가슴 아픔 정도만 남아 있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일들이 발생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동안은 이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과거에 연연하지 않고 살아간다고 스스로 자부했습니다.

그러나 작품 [고양이 눈]을 읽고 나니,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면 나는 영영 과거와는 화해할 수 없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혹여 내가 오해를 한 부분이 있더라도, 그것이 오해인지 자체를 알지 못한 채로 ..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와는 대화하지 못한 채로 그렇게 분리된 채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요?

혹 저처럼 과거의 자신을 잊고 지낸 채 살고 계신다면 [고양이 눈]을 읽으면서 나의 과거는 어떠했는지? 나의 어린 시절 친구들을 상기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거 캐나다의 사회 모습이 어떠했는지도 느끼면서, 추억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책 [고양이 눈 2]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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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열두 달 - 고대 이집트에서 1년 살기
도널드 P. 라이언 지음, 우진하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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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평범한 하루도 역사가 될 수 있을까?
소설처럼 읽는 고대 이집트 생활사

도널드 라이언 작가는 미국 퍼시픽루터란대학교 인문학부의 저명한 교수이자 고고학자입니다. 고대 이집트 연구에 천착하며 ;왕가의 계곡'발굴을 지휘했던 그가 고대 이집트 연구에 대한 그의 학문적 견해를 담아낸 책 <제국의 열두달>.. 부제는 고대 이집트에서 1년 살기 입니다.

예전에 읽었던 <고대 그리스에서 1년 살기>가 연상되는 제목이었는데.. 역시나 옮긴이가 같은 번역자입니다.

고대 그리스편은 사실 생소한 이야기들이 많았고, 살짝 지루함이 있었는데.. 이번 <고대 이집트에서 일년 살기> <제국의 열두달>은 만화 <나일강의 소녀> 덕분에(?) 그 장면들이 상상이 되면서 엄청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문장 문장마다 질문을 하거나 내 생각을 덧붙이면서 책을 읽어나간 것이 오히려 책의 내용에 빠져들게 만들어 준듯 합니다.

아멘호테프 2세로부터 시작해 투트모세 4세까지 이어지는 1년 동안의 이야기..
그 이야기속에는 죽음이 담겨 있지만 새로운 시작인 결혼도 담겨 있고, 그냥 결과값만 보이는 것과 달리 그 결과를 위해 뒤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만화 <나일강의 소녀>에서 그려졌던 장면들 (낚시하는 장면, 병원에서의 장면, 미라 만드는 장면 등등)이 많은 터라.. 글을 읽는데 뭔가 그림이 그려지고 생생하게 느껴지는 그런 점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책을 읽으면서 신기한게.. 사람 사는 것이 다 비슷비슷하구나 하는 점입니다.

고대인들이 종교에 그렇게까지 열심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지만.. 우리가 지금 자본이라는 것에 맹목적으로 순종(?) 아닌 순종을 하는 것처럼 당시의 고대이집트인들도 신이라는 권위에 절대 복종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안에서 소소한 반항이나 불평, 불만을 하는 모습은 진짜 우리네 삶과 조금도 다르지 않습니다.

제일 어이(?) 없던 것은 '탈모'에 대한 고민을 호소하는 부분입니다. 정말 탈모가 고대에도 큰 고민거리였을가요?

이 책은 역사책이라고는 하지만 저자는 역사소설이라고 말합니다.
역사적 증거물들(유물들, 기록들)과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합작품인 <제국의 열두달> ..
고대 이집트에 대한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흥미롭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저는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책을 읽었지만 언제든 내돈내산으로라도 읽어도 좋을 책입니다.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들에게는 무조건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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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 2500년 철학자의 말들로 벼려낸 인생의 기술
하임 샤피라 지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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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서평단 신청을 받아서 책을 읽었습니다.
집에 있는 책. 내가 읽고 싶은 책부터 읽자는 마음에 한동안 서평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제목과 내용에 끌려서 이 책은 서평단에 응했습니다.

저자는 하임 사피라.. 사실 친숙한 작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동서양 철학이 문학과 심리학의 통찰력과 결합되었다"고 말하고 있어서 과연 어떤 책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읽어본 결과..
베갯머리 서책이 되길 희망한 작가의 말 그대로, 책상 곁에 놓고 수시로 읽어보면 좋은.. 진짜.. 괜찮은 책입니다.
간만에 적어도 별점 4.5점 이상을 줄 책이네요.

저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하임 샤피라는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수학자, 연설가, 피아니스트, 게임 이론가입니다. 1962년 생으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태어났고, 1977년 이스라엘로 이주했습니다. (아..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수학, 심리학, 철학, 문학 등을 가르쳤고, 현재는 이스라엘 콜먼칼리지의 수석강사로 우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경제학, 행동과학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그는 이스라엘 최고의 강연가이며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n분의 1의 함정> <행복이란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노자의 [도덕경]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병행해서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전에 이 두 책을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 두 작품을 진작에 읽었는데 ...
제가 책을 읽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발견할 때마다 느끼는 "아하~"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철학을 오고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
무엇보다 스스로가 '목록 만들기'의 대가인 작가가 들려주는 하나, 둘, 셋..

고상하고 어려운 스타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친근한 옆집 아저씨 스타일의 화법은 책의 매력을 더욱 더 높여줍니다.
(어찌보면 이런 자잘한 듯한 농담을 잘 번역하는 것도 진짜 대단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핵심 주제라고 한다면 "행복"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행복은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이것은 모두에게 같은 의미일까? 분명 그렇지 않다. 상자 속 내용물이 저마다 비슷하기는 할까? 빈 상자가 있을까?"

저자는 우리들에게 이 "행복"이 담긴 상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려줍니다. 고대 그리스의 "에피쿠로스 학파"에서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뿐만 아니라 노자, 양주, 세이 쇼나곤 등 동양 철학을 오고가며.. 현대 작가들과 심리학자들, 철학자들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각 챕터들의 이야기는 한번에 후루룩 읽고 다 읽었다 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더 천천히 읽고 싶습니다.

솔직히 <도덕경>과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실제 그 책을 읽으면서 구절 구절에 대한 해석을 함께 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책들은 진짜..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너무 아쉽고,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마치, 독서토론을 하는 것처럼 저자의 생각에 품 잠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정신적인 즐거움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중간 상태로 즐겨야 한다. 파스칼과 쇼펜하우어는 심지어 독서도 적당히 해야 한다고 했다. 파스칼은 너무 빨리 읽지 말라고 권하고, 쇼펜하우어는 지나치게 많이 읽지 말라고. '어리석게 읽지 말라'고 경고한다."(198쪽)

작가의 이 문장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어리석게 읽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결국 작가의 원(?)대로 베갯머리 서책으로 활용하고, 이 책에 등장했던 저자가 언급했던 책과 작품들을 하나 하나 만나봐야겠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철학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해주게 만들기도 하고,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들여다보게도 만들어주는 책 <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제목이 다소 생소한 면이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제목을 대니얼 길버트 교수의 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서 차용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상황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예측할 수 없으며 결국 행복을 우연히 또는 행운에 따라 마주칠 것이다. 어쩌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또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의외의 따분한 곳에서 말이다."(286쪽)

행복에 대한 정말 다양한 의견들의 결과로..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음을 깨달으며.. 이를 잊지 않기 위해서 '철학'이 있는 삶, 생각하는 삶, 지혜롭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원서 제목은 Notes on the art of life이기 때문에.. <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출판사의 선택이겠네요..
음.. 어느 제목이 더 나았을지.. 제목 자체가 쉽게 책 내용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로미와와 줄리엣>의 로미오가 원래 바람둥이였다는 사실도 충격적이긴 하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지나친 의미부여도, 또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도.. 다 행복과는 거리가 있음을... 생각하며..

옛 선조들의 지혜를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지혜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내 삶의 방향과 속도를, 감정과 태도를 '안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쇼펜하우어도 추천했다는 인사 "건강하세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하루 하루를 보내길 소망해봅니다.

** 이렇게 좋은 책을 서평단이 되어서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좋은 책을 출간해준 <디플롯> 출판사와 정지현 번역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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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정원 지음 / 미디어창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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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책[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는 어른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 만화이다.


[ 책보냥의 솔직 리뷰 ]


1️⃣ 2023한국만화영상진흥원 다양성만화 선정

2021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작가

김소영작가, 오은 시인의 강력 추천..

저마다의 소중함을 찾아나가는 정원 만화만의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세계가 드러나는 작품

"소중해, 소중해, 소중해"

소중한 것으로 이루어진 열한 살 인생 이야기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2️⃣ 표지에 그려진 여자아이의 이름은 김정훈..

표지 그림만 보고는 이게 지금 눈을 뜨고 있는 건지, 아님 뺨의 홍조를 표시하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저만 헷갈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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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9개의 에피소드는 정훈이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일상의 모습들입니다.

첫번째 에피소드는 "짝꿍은 소중해"입니다.

새학년이 되어 새로운 반에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정훈이.

그런데 "딱 하나 별로인건" 여자와 남자를 짝궁으로 앉힌다는 것입니다.

정훈이는 '윤석진'이랑 앉고 싶어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이 보시는 일기에 짝궁을 다시 정하게 되는데요..

석진이가 아닌 '준서'와 앉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합니다.


"친한 친구와 짝궁이 되지 않아도 좋다. 왜냐하면 친해지면 되니까."


우리들이 사귀는 사람만 만나고, 자신과 성별이 다르거나 하면 배척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음을 꼬집는 이야기같습니다.


3️⃣ 이 책에서 뚜렷하게 차별을 꼬집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외국인"에 대한 무심코 하는 차별, 그리고 "어린아이"에 대한 차별입니다.


[급식은 소중해] 편에 등장하는 하리는 선생님으로부터 "하리는 김치도 잘 먹네. 한국 사람 다됐네." 라는 소리를 듣습니다.

아마도 선생님 입장에서는 김치를 잘 먹는 하리를 칭찬하기 위함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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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거울효과라고 해야 하나, 다음날 급식에 베트남 국수인 "퍼찐"이 나오고 이 "퍼찐'을 잘 먹는 어제의 선생님에게 정훈이 말합니다.


"와, 선생님 퍼찐 잘 드시네요. 베트남 사람 다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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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라는 것을 통해 어느새 너와 나를 나누고, 인종을 나누는 것 등이 비일비재함을 생각해본 에피소드 였습니다.


4️⃣ 아이들에 대한 차별을 느낀 것은 [어린이는 소중해] 에피소드입니다. 강민진의 할아버지는 복지센터 앞에서 놀이터를 만들어달라는 1인 시위를 합니다.


그 어른에게 '유자차'를 선물해드린 정훈과 친구들은 "크림빵"을 대신 사달라고 합니다.

왜? 안전상의 이유로 어린이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는 빵집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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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이 날리는 상황에서도 가게 밖에서 크림빵을 기다리는 아이들..

누구를 위한 안전인 것인지..


만화를 보는 내내 마음 한편이 무거워졌습니다.


5️⃣ 일상의 소중한 것들을 찾아.. 소소하지만 그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만화 [똑똑한데 가끔 뭘 몰라]


어른이 된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라고 진작부터 생각해서일까요?


에피소드들 속의 어른들이 아이들과의 대화 속에서 느낄 당혹감 혹은 깨달음 등에 대해 한번 더 곱씹어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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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신 정원님은 쉽게 단정짓지 않는 어른 , 좋은 일이 많이 일어나는 사회를 말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6️⃣ 이런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 잔잔한 에세이같은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

▶️ 소소한 일상 속 단비같은 이야기들을 좋아하시는 분

▶️ 사회 문제들에 대한 걱정들을 가지고 계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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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이제창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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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창비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가운데 창비교육의 '단편소설 모음집' 시리즈를 많이 읽었습니다.


함께 걷는 소설, 끌어안는 소설, 공존하는 소설 등... 테마를 가지고 엮어진 단편 이야기들의 한 편, 한 편의 울림들이 크게 다가왔습니다.


2023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받은 책은 [방황하는 소설] 입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는 전통적인 가치관을 파괴하고 관습화된 논리를 낯선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사회는 매우 혼란스럽고 이에 사람들은 방화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창비에서는 대한민국의 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사람과 세상을 모아 또 하나의 이방인을 만들어냅니다.


정보의 과부하와 경제적 압박, SNS로 조장되는 사회적 박탈감과 수많은 선택지로 고통받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과 사회, 도덕과 도덕적 가치, 감정과 무감정, 삶의 읨를 다시금 생각해보고자 한다는 '출판 목적'을 이야기합니다.


당신은 지금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총 7편의 작품들을 통해 방황의 이유가 무엇인지, 그 방황의 끝은 어떠한 것이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야...

방황하지 않으면 아무데도 도달할 수 없는 걸..

너의 방황은 당연한 것이야..


이렇게 마음의 위로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자 한 출판사의 의도를 생각하며 7편의 작품에 대한 저만의 방황의 이유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정지아 작가의 [존재의 증명]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하라 커피를 한 모금하며 이 커피에 함께 엮일 수 있는 시인 '랭보'까지도 떠올린 나인데..


'근데 내가 왜 여기 있지?'

'난 누구지?'

'왜 왔지?.. 여긴 어디지?'


하라라는 커피 품종을 알고,

안캅의 팔레르모라는 찻잔의 이름도 알고..

(세상.. 처음 들어본 커피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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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의 의자가 토넷 nO. 14라는 것도 아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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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지는 모르는 상황

자신이 아이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의아해하며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특별하는 생각에 거부감을 바로 가지는 나.


과연 나는 누구인가?

CCTV를 통해 자신이 나온 아파트, 집까지는 찾아가지만..

집안 소파에 누워서도 생각나지 않는 '나'


자신의 취향은 기억하지만,

자신의 신상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나..


이 소설에서의 방황은 무엇일까요?

제가 본 방황은 "나"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입니다.


자신의 취향은 분명하게 알것 같은 화자.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스타일에 맞는 사물들의 배치..


그러나 자신의 이름, 나이, 직업 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취향일 것으로 보이는 사물들에 둘러 쌓여 '편안함'을 느낀다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소파가 조심스럽게 그의 몸을 받아들였다.

더 바랄게 없이 편안했다.

이 순간 그가 가장 잊고 싶은 것은 자신이 기억을 잃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사실은 그게 왜 문제인지가 더 큰 문제인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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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품격이 취향을 결정한다.

아니, 전제와 결론이 바뀌는 편이 더 진실에 가깝다.

취향이 사람의 품격을 결정한다.

취향이 곧 사람의 본질인 것이다.

기억이 사라져도 취향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는 그렇게 믿었다. 그게 그였다. (...)

그는 여전히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자신이 누구인지 몰라도 상관 없었다.

이집의 공간을 채운 것들이 곧 그였다."


박상영 작가의 [요즘 애들]

 

" "말도 마. 요즘 애들 아주 칼 같지?"

황은채의 입에서 요즘 애들, 이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그것은 그 옛날 우리가 함께 들었던 멸칭이었다. "


이야기는 유명한 아나운서가 된 기자 김남준이 유튜브 프로덕션의 PD가 된 황은채를 다시 만나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내용으로 연결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입사했던 '매거진 C"

현재는 메인 앵커로 활동하고 있는 김남준에게 그곳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인생 첫번째 직장입니다.


나름 잘해보기 위해서 노력하지만 이들은 늘 "요즘 애들"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잘해도 문제.. 못해도 문제..

어떤 행동이든 '요즘 애들'이라는 이름하에 평가절하하는 직장 상사들.


이 소설에서의 제가 본 방황은 ?

사회(직장)에서의 적절한 거리두기입니다.


"이제는 사회생활 9단이 다 돼 좀체 타인에게 내 감정을 내어 주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그러나 이 자리까지 오면서 나도 모르게 누구에게도 공감받을 수 없던 종류의 눈물이 차오르는 날도 있었다.

나는 내 눈물의 방향을 정할 수 없어 가끔은 화가 났고 대개는 고독했다."


솔직히 진짜 직장생활내 괴롭힘이 이 정도라고?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사적 제재는 물론이요, 회사에서의 마땅한 위치도 정립시켜주지 않는 이런 조직이라니..


읽는 내내 조금 답답함을 느낀 소설입니다.

이런 답답함이 바로 방황을 나타내는 것일까요?



정소현 작가의 [엔터 샌드맨]

 

공포, 미스터리 ,오컬트를 다루는 인터넷 사이트 [굿바이 샌드맨] 이곳에 자신의 범죄 사실을 고백하는 자유게시판 4892번 글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이 글은 사이트의 운영자인 '지수'에게 한가지 기억을 떠오르게 합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수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진짜 세계 같지가 않았다.

이곳에서는 믿을 수 없는 사고가 너무 자주 일어났다.

무너질 수 없는 것들은 모두 무너져 내렸고, 폭발하거나 뒤집히고 추락하는 일들이 반복되었다."


건물이 매몰되어 있다가 간신히 구출되어 살게 된 양지수와 안지훈..


살아남은 이들이 겪어야 했던 방황은 무엇일까요? 제가 본 방황은 안전하지 않은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보이며 살아가야 하는 트라우마 입니다.


사고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의 방황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있으면서 그 이면에서 제가 느낀 방황은 "어느 것이 진짜 사회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각종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사건, 사고들을 회피하기 위해 오히려 귀신과 같은 미스터리에 빠져드는 지수.


그리고 끝까지 미스터리한 이야기 전개..

과연 김은하와 들었다는 [엔터 샌드맨]은?

지훈과 지수에게 말을 걸었던 은하는?

마지막 4976번 게시글의 정체는?



김금희 작가의 [월계동 옥주]

 

이 작품은 분명 어디선가 봤는데.. 하는 생각을 읽으면서 내내 했는데 역시나.[크리스마스 타일]에 나온 작품입니다.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한국인과 그를 도와준 중국인이 중국어 개인과외를 하게 된다는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착안해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옥주는 왜 '유학'을 온 것인지?

그녀의 방황은 무엇인지?

잘 이해가 되진 않았습니다.


이 소설에서의 방황은 무엇일까요?

제가 본 방황은 "인간관계"의 거리입니다.


옥주가 중국 유학오기전에 헤어진 연인 현우가 한 말

"선배, 세상은 선배가 내키는 대로 낙서해도 되는 백지장이 아니야."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인지..


다시금 월계동 옥주로 돌아온 옥주가 "예후이와 함께 보았던 호수"를 생각하는 것이 어떻게 옥주 자신으로 돌아가게 만든 것인지..


이야기 줄거리는 간단한 듯 했지만 잘 이해되지 않는 이야기였습니다.


김지연 작가의 [먼 바다 쪽으로]


외딴 펜션에서의 관리인으로 일하는 종희와 현태.

그런데 남편 현태의 상태가 이상합니다.

누군가 자신들을 죽이려 할지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는 현태


이 소설에서의 방황은 무엇일까요?

현대 사회 속 "낯선 이"들에 대한 공포 일까요?


현태가 느낀 공포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을 본 것이 정신줄을 놓아버릴 정도까지 되는 것일까요?


"세상이 그렇게까지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아. 현태는 어떤 경로든 이 좁은 대한민국에서 사람들이 자길 찾아내는 건 시간문제라고 여기는 모양이었다.

종희는 현태가 낫지 않으리라는 것을 인정했다. 돌아보면 꾸준히 나빠지는 선택만을 해 온 것 같았다."


종희도 얼마나 포기하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이들었습니다. 왜 현대사회는 이렇게 정신이 아픈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일까요?


개인의 문제인지, 사회의 문제인지..


박민정 작가의 [세실, 주희]


명동의 쥬쥬하우스에서 일하는 주희.

그녀는 자신이 뉴올리언스에서 겪은 '마르디 그라'라는 축제에서 찍힌 동영상이 포르노 사이트에 돌아다니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자신은 아무런 잘못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한 거 같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주희..


그리고 아이돌을 좋아하여 한국어를 배우러 온 일본인 세실이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시위'를 "동상의 의미" 알지 못하고 지나는 세실


제가 본 방황은 "타인의 삶"에 대한 동경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문화적 차이에 대한 해석 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아픈 역사에 대한 한일의 감정차이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소설입니다.


최은영 작가의 [파종]


마지막 소설 [파종]은 어릴적 학대를 당하며 자란 민주가 딸 아이 '소리'를 그녀의 오빠 민혁과 함께 키우는 이야기입니다.


"부모가 함부로 뱉는 말이 어린 자식에게 얼마나 파괴적으로 다가왔는지 아버지는 알았을까.

폭언으로 물들던 유년의 밤을 그녀는 떠올렸다. 나가 죽으라고, 너 같은 게 살아서 뭐하느냐고, 그냥 죽어서 없어져 버리라고.

아버지의 말은 내면의 목소리가 되어서 마흔이 넘은 지금까지도 그녀를 따라다녔다.


이렇게 7편의 작품 속 방황을 읽으며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사회 속 이방인들을 느껴보았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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