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 2500년 철학자의 말들로 벼려낸 인생의 기술
하임 샤피라 지음, 정지현 옮김 / 디플롯 / 2024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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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서평단 신청을 받아서 책을 읽었습니다.
집에 있는 책. 내가 읽고 싶은 책부터 읽자는 마음에 한동안 서평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는데..<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라는 제목과 내용에 끌려서 이 책은 서평단에 응했습니다.

저자는 하임 사피라.. 사실 친숙한 작가는 아닙니다.
그러나 "동서양 철학이 문학과 심리학의 통찰력과 결합되었다"고 말하고 있어서 과연 어떤 책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읽어본 결과..
베갯머리 서책이 되길 희망한 작가의 말 그대로, 책상 곁에 놓고 수시로 읽어보면 좋은.. 진짜.. 괜찮은 책입니다.
간만에 적어도 별점 4.5점 이상을 줄 책이네요.

저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하임 샤피라는 철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이며 수학자, 연설가, 피아니스트, 게임 이론가입니다. 1962년 생으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태어났고, 1977년 이스라엘로 이주했습니다. (아..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에서 수학, 심리학, 철학, 문학 등을 가르쳤고, 현재는 이스라엘 콜먼칼리지의 수석강사로 우수학생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경제학, 행동과학대학에서 가르치고 있는 그는 이스라엘 최고의 강연가이며 창의성과 전략적 사고에 대한 강의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내 출간된 책으로는 <n분의 1의 함정> <행복이란 무엇인가>가 있습니다.


우선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노자의 [도덕경]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병행해서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전에 이 두 책을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이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이 두 작품을 진작에 읽었는데 ...
제가 책을 읽었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발견할 때마다 느끼는 "아하~"

동양의 철학과 서양의 철학을 오고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능력
무엇보다 스스로가 '목록 만들기'의 대가인 작가가 들려주는 하나, 둘, 셋..

고상하고 어려운 스타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친근한 옆집 아저씨 스타일의 화법은 책의 매력을 더욱 더 높여줍니다.
(어찌보면 이런 자잘한 듯한 농담을 잘 번역하는 것도 진짜 대단합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핵심 주제라고 한다면 "행복"입니다.
그런데 과연 이 행복은 뭐라고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이것은 모두에게 같은 의미일까? 분명 그렇지 않다. 상자 속 내용물이 저마다 비슷하기는 할까? 빈 상자가 있을까?"

저자는 우리들에게 이 "행복"이 담긴 상자들의 다양한 해석과 철학자들의 생각을 들려줍니다. 고대 그리스의 "에피쿠로스 학파"에서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칸트에 이르기까지.. 서양 철학뿐만 아니라 노자, 양주, 세이 쇼나곤 등 동양 철학을 오고가며.. 현대 작가들과 심리학자들, 철학자들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각 챕터들의 이야기는 한번에 후루룩 읽고 다 읽었다 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더 깊이 있게 생각해보고, 더 천천히 읽고 싶습니다.

솔직히 <도덕경>과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실제 그 책을 읽으면서 구절 구절에 대한 해석을 함께 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이런 책들은 진짜.. 책장이 넘어가는 것이 너무 아쉽고, 한 구절 한 구절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마치, 독서토론을 하는 것처럼 저자의 생각에 품 잠기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습니다.

"정신적인 즐거움도 넘치거나 모자라지 않는 중간 상태로 즐겨야 한다. 파스칼과 쇼펜하우어는 심지어 독서도 적당히 해야 한다고 했다. 파스칼은 너무 빨리 읽지 말라고 권하고, 쇼펜하우어는 지나치게 많이 읽지 말라고. '어리석게 읽지 말라'고 경고한다."(198쪽)

작가의 이 문장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어리석게 읽지 않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게 됩니다.
결국 작가의 원(?)대로 베갯머리 서책으로 활용하고, 이 책에 등장했던 저자가 언급했던 책과 작품들을 하나 하나 만나봐야겠습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철학들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이해해주게 만들기도 하고,
전혀 생각해보지 못했던 관점으로 들여다보게도 만들어주는 책 <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

제목이 다소 생소한 면이 있는데.. 책을 다 읽고 나니 이 제목을 대니얼 길버트 교수의 책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에서 차용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는 인생에서 어떤 상황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지 예측할 수 없으며 결국 행복을 우연히 또는 행운에 따라 마주칠 것이다. 어쩌면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또는 전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의외의 따분한 곳에서 말이다."(286쪽)

행복에 대한 정말 다양한 의견들의 결과로..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음을 깨달으며.. 이를 잊지 않기 위해서 '철학'이 있는 삶, 생각하는 삶, 지혜롭기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해보게 됩니다.

하지만 실제 원서 제목은 Notes on the art of life이기 때문에.. <철학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는다>는 출판사의 선택이겠네요..
음.. 어느 제목이 더 나았을지.. 제목 자체가 쉽게 책 내용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로미와와 줄리엣>의 로미오가 원래 바람둥이였다는 사실도 충격적이긴 하지만,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서 지나친 의미부여도, 또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도.. 다 행복과는 거리가 있음을... 생각하며..

옛 선조들의 지혜를
지금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지혜를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내 삶의 방향과 속도를, 감정과 태도를 '안녕'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겠습니다.

쇼펜하우어도 추천했다는 인사 "건강하세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한 하루 하루를 보내길 소망해봅니다.

** 이렇게 좋은 책을 서평단이 되어서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좋은 책을 출간해준 <디플롯> 출판사와 정지현 번역가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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