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에 지다
조열태 지음 / 퍼스트북(도서출판)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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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순신이 노량해전에서 죽게 된 원인이 단지 왜군의 총탄에 맞은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이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가정 하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낸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이 가정에 대한 논란의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 책의 서두에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결합된 팩션임을 밝혀두고 있다.



주인공은 임금의 명을 통제사에게 전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서원후 교리로서 반란의 가능성이나 전시 상황 등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도 아울러 겸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통제사를 만나 임금의 명을 전하고 주변 인물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보니 '통제사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하여 비밀리에 조사중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교리는 통제사를 암살하려 했던 중차대한 사건을 암암리에 조사하고 있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고 이를 조사해 나가던 중에 이순신의 자작극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당시 왜군은 전의를 상실하고 안전하기 귀국하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굳이 전쟁을 벌이지 않고 돌려보내는 것이 전쟁의 피해를 줄이는 것이 아닌가 하는 비주전파의 논리가 있었던 모양이다. 이순신 역시 그런 입장을 취하면서 자작극을 벌인 것이 아닌가 추측하게 된 것이다.


조사를 하던 중 타살을 의심하게 만드는 자살사건이 발생하기도 하고, 여러 새로운 인물이 등장하여 혼란에 빠트리며 소설은 노량해전의 스토리로 급물살을 탄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약간 어설픈 측면이 있었으나 이순신 암살 미수사건이라는 독특한 상상을 바탕으로 노량해전에서 죽게 되는 이순신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다뤄지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가정이란 의미가 없지만 소설로서는 이렇게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새삼 흥미롭다. 역사를 뒤집어 보면 이렇게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니 말이다. 설마 이런 역사적 가능성 제로인 팩션으로 인해 역사왜곡이라는 이슈를 제기할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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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주의와 이슬람교 - 이슬람세계에 대한 오해와 이해
바삼 티비 지음, 유지훈 옮김 / 지와사랑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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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와 이슬람주의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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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다 - 십대 아이와 이대로 멀어질까 두려운 부모에게
조덕형 지음 / 경향BP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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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명의 아이들이 아직 유치원이 다니고 있는 나이지만 벌써부터 사춘기에 대한 두려움을 느낄 때가 있다. 겉보기에는 순탄했는지 모르지만 사춘기를 겪은 나의 당시 내면에는 어두운 면들이 많이 자라났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사춘기를 부모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지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



지금까지 읽은 육아도서들이 수십권이 되지만 막상 육아의 현실은 이론과는 다름을 느낀다. 생각보다 행동이 앞서고 마음보다 말이 더 앞선다. 갑자기 뚜껑이 열려 큰 소리 치고 나면 정작 왜 그랬는지 나 자신이 후회될 때가 많다. 저자는 자녀의 영유아 시기부터 사춘기를 준비하라고 하니 지금이 적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저자는 킹메이커연구소라는 교육연구소를 운영하며 중2병이 시달리는 많은 학생들을 상담해 왔고 부모들에게도 조언을 해주는 일을 해오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그간 경험들이 녹아있는 상담사례집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아무래도 사춘기 시절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는 어른과 같지만 정신적으로 성장이 덜 되어 있기에 말과 행동이 어른이 보기에는 아직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들을 보게 된다. 이 지점에서 부모와 아이들은 갈등을 겪게 되는데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은 역시 대화와 소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나의 아이는 나와 비슷하지만 완전히 독립된 존재라는 것을 깨닫는게 중요하다. 소중한 내 아이가 지금 자기 자신을 찾는 여행을 하고 있다고 여겨보자. 부모의 품에서 나와 한 발자국 가보고 열 발자국 가보고 나중에는 혼자서도 사회를 감당할 수 있어 독립을 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도 여전히 소중한 내 아이이니 아이의 홀로서기를 지켜봐주자.  - p.40


언젠가 아이들은 부모곁을 떠날 것이다. 지금 많은 대화를 하고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고 알아가지 않으면 커나갈수록 함께 할 시간은 상대적으로 줄어들게 마련이다. 사춘기에 도달한 아이들은 둔 부모들의 두려움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싶다. 몸이 멀어지면서 마음도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 말이다.


과거와는 다르게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이고 또 정보의 통제가 쉽지 않은 특성을 갖고 있다. 아무리 부모의 말이 옳다고 해도 자녀들은 마음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은 많지 않다. 따라서 책에서 저자는 부모들이 먼저 자녀를 이해하도록 노력하라는 주장과 함께 부모 스스로도 완벽한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조언한다. 부모들 역시 사춘기를 지내온 경험자들 아니던가.


5장의 제목이 마음에 와닿았다. '사춘기, 부모도 아이만큼 힘들다'. 사실 사춘기를 지내는 아이들이 부모보다는 더 힘들 것이다. 내 경험상 나는 사춘기를 보내면서 많이 힘들었다. 존재의 이유와 목적을 성찰하기 위한 나의 지식과 정신력은 한계에 도달했었다. 정신적으로 덜 성숙한 나이였기에 당연한 결과였지만 그것이 그때는 괴로웠다. 그 힘든 아이들의 고통을 부모로서 공감하며 같이 아파해주고 싶다. 아마도 부모들은 다른 이유로 더 힘들 것이다. 서로 이유가 다른 아픔이라도 공유하면 덜 고통스럽지 않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인생은 아파만 하기에는 너무나도 짧다.


책을 읽고나서도 사춘기를 보내게 될 아이를 생각하면 답답한 마음이 가시지 않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책 저책 보며 공부한 지식들이 행동으로 옮겨져 자녀들과 더 나은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게 된다. 노력의 씨앗은 언제 열매를 맺을 것이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앞으로도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씨앗을 뿌리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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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
사키야마 가즈히코 지음, 이윤희.다카하시 유키 옮김 / 콤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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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그냥 책 제목과 표지이미지만 보았을 때는 나도 이런 섬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도시에서 바쁘게 사는 와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은 마음은 아니었는가 싶다. 하지만 저자는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에서 살고 있다.



오랜 기간의 회사 생활 끝에 52세가 되던 1987년 6월에 우연히도 필리핀의 카오하간 섬을 만나게 된다. 그 뒤 섬 구입과 집 건축 과정을 진행한 뒤에 1990년대 말에 집을 완성하고 섬생활을 시작한다. 책은 섬생활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정리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또 한가한 생활에서 느끼는 인생의 성찰이 나의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다.


난 무엇을 위해 지금도 돈을 벌고 있고 쉼없이 일하고 있는가.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회사 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1998년초부터 늘 생각해 왔던 것은 내 인생의 전부를 회사에 바치지 않고 나 자신의 브랜드로 독립하겠다는 다짐이었다. 저자는 52세가 되던 해에 그 결심을 이루고 회사를 떠나 자신의 인생을 걷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40여 년을 도시에서 살아왔던 탓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겠지만 저자는 큰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하여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내가 저자처럼 '아무 것도 없는 풍족한 섬'에서의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족한 돈때문이라기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고 더 나아가 결단력과 실행력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로 난 언제나 경제활동에 연연하지 않고 마음이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부럽기도 했다.


1935년생이라고 하니 올해 80이 넘은 고령의 나이에 자기 자신만의 안위를 위한 삶이 아니라 자급자족을 넘어 주변 사람에게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이 아름다워보였다. 내가 꿈꾸는 삶에 어느 정도 근접한 그의 인생을 좀더 이해하고 배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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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 카페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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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등장인물이 10명이 채 되지 않은 단촐한 캐릭터 구조였지만 읽는 내내 전체적인 틀을 이해하고 결말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았던 소설이다. 또한 현실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비상식적이고 비과학적인 일들이 벌어지면서 현실과 가상세계를 혼동하게 만드는 소설이기도 했다. 더 나아가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환상인가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현기연은 주변 물건들을 항상 잘 잃어버리는 인물이다. 급기야는 자기 집을 찾아왔던 거래처 남자직원을 잃어버리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현기연을 만난 김춘분이라는 할머니는 현기연이 잃어버린 그 남자가 5주 뒤에 광화문 광장에서 반나체로 등장했다며 말도 안되는 헛소리를 한다. 더 나아가 현기연이 그동안 잃어버렸던 물건들이 할머니 집으로 도착했다는 것이다.

 

현기연은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근무하는 직원이었는데 거래처 직원과의 스캔들로 해고를 당한다. 울적한 마음에 거북이를 키우려고 구입하는 과정에서 거북이의 고향이 미시시피라는 말을 가게 주인으로부터 듣는다. 한편 일자리를 구하면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는데 카페 주인이 바로 거북이 고향이 미시시피라고 알려준 그 남자임을 알게 된다.

 

연우완은 항상 실패를 거듭하는 화장품 회사 사장이다. 부모가 물려준 회사를 제대로 경영하지 못해 항상 주변사람들의 비난을 받고 있어 회사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시 새롭게 하기 위해 새로운 일을 벌이는 과정에서 재밌는 영화 소재를 떠올르게 된다. 그런데 하필 그 영화 아이디어가 저작권에 이미 등록된 내용임을 알게 되고, 더 나아가 저작권자는 바로 고등학교 동창인 현기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떻게 똑같은 생각의 영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는지 서로 궁금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었고 이야기는 흘러흘러 현기연이 납치를 당하기에 이르른다. 연우완, 미시시피, 김춘분은 현기연 구출작전에 나서게 되고 그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솔직히 그다지 흡인력 있는 스토리는 아니었다. 나의 기억이 다른 사람에게 전달된다든가, 물건이 이동한다거나, 또는 블랙홀과 화이트홀이라는 과학 용어를 써가며 상상하게 만드는데 솔직히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SF소설이 아니니 과학적 근거를 대라고 비난할 수도 없고 스릴러를 지향하는 소설이 아니니 사건의 개연성을 증명해 보라고 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저 약간의 SF나, 스릴러, 미스터리 등 장르소설적인 특징들이 조금씩 버무려진 상태에서 추리나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잔잔한 재미는 느낄 수 있었던 소설이다.


저자가 드라마 작가라고 하니 책 자체는 드라마 소재로 쓰기에 흡인력이 있을 것 같다. 다만 지적했듯이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한 개연성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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