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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실수한다
민성원 지음 / 예담Friend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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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라서 실수한다'라는 책 제목 문장의 뉘앙스에는 '엄마니까 실수할 수도 있다' 또는 '엄마니까 실수해도 괜찮다'는 뉘앙스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역시나 예상했다시피 엄마라서 실수할 수 있는 부분은 실수하지 않도록 보완해 주고자 하는 메시지가 담겨져 있다. 자녀를 기르다보면 몇년 전으로 되돌아가면 정말 잘 키울 것 같은데 하는 후회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오죽하면 가수 이적의 어머니이자 육아전문가인 박혜란 님은 ≪다시 아이를 키운다면≫이라는 책을 썼겠는가.


 


대략 이 책에서 언급한 주요 사례들은 초등학교때는 우수한 성적이었으나 별 문제가 없었으나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문제가 생긴 경우이다. 주로 대입시 준비 과정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등 학부모들의 고민들을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내용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1차적인 주요 독자들은 대입시를 준비하는 중학생 이상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라고 하겠지만 초등학생 학부모들이나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들이 더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미리 알아두고 준비하는 것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허둥대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


이 책은 부모로서 아이들에 대해 가질 수 있는 오해나 편견, 착각들을 밝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아이가 원하는 것은 다 시킬 것이라는 생각, 머리는 좋은데 공부는 안한다는 생각, 나쁜 친구에게 물들었고 자신의 자녀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생각 등 부모는 아이에 대해 믿고 싶은 대로 믿는 오해를 저지른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의 사례들을 읽다보면 자녀교육의 문제는 대략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부터 나타나는 것 같다. 아이들마다 편차는 있겠지만 초등학교 4학년 때쯤 자아를 찾아가기 시작해 이 때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보다 또래 집단에게 주로 영향을 받는다(p.78)고 한다. 따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때 부모와의 애착관계를 잘 형성하고 자녀의 취향과 잠재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공부가 힘들다는 고정관념을 부모가 먼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며 안타까워 하거나 불쌍해 한다. 그래서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다 보상받을 거야. 좋은 대학도 가고 좋은 직장도 가고'라는 식으로 위로한다. 하지만 공부에 대한 보상은 나중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열리는 열매(p.148)라고 강조한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됐을 때 밀려드는 기쁨, 얕은 유혹을 물리치고 스스로 목표한 것을 해냈다는 대견함, 그렇게 마음 한쪽에서 자라나는 자신감 등 이 모든 것이 공부에 대한 보상인 것이다. 따라서 공부는 지루한 것, 어려운 것, 하기 힘든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학부모들부터 버리고 아이들에게도 어릴 때부터 환기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아이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부를 많이 시켜야 한다. 고등학교 때 공부를 많이 해야 하니까 어린 시절에는 공부를 하지 말고 놀아야 한다는 말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어릴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던 사람이 나이 든 후에도 조기 축구회에 가입한다. 그런데 엄마들은 공부를 많이시키기를 주저한다. 공부는 힘들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공부를 많이 시킨다고 생각하는 엄마들조차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잔소리하는 것으로 만족하곤 한다. 하지만 잔소리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공부를 많이 시켜야 공부가 재미있어 진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 것처럼 공부도 하던 놈이 한다.  - p.150


최근 지나친 사교육과 관련하여 문제되고 있는 선행학습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한다. 즉 아이가 어느 정도 실력을 갖췄다면 다음에 배울 내용을 궁금해 하고 그에 대비하고 싶어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므로 아이에게 맞는 선행학습을 하는 것은 나쁘지 않다(p.35)는 것이다. 다만 아이의 실력이 받쳐주지 않는 데 무조건 선행을 하려 들어서는 안된다고 한다. 즉 선행학습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현재 내 아이가 선행학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안되는지부터 아는 것이 중요하다(p.219)고 할 수 있다.


학부모들사이에서 요즘 문제되는 고민꺼리 중의 하나가 스마트폰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스마트폰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요점은 초등학생 자녀라면 처음부터 스마트폰을 사주지 말고 지금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면 피처폰으로 바꿔주라고 조언한다. 이도저도 안된다면 스마트폰 사용을 통제하는 방법을 통해 최대한 스마트폰에서 멀리하도록 하는 교육방침을 제안한다. 흔히 아이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쓰고 있다고 학부모들이오해하고 있는데 실상은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학생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이다. 아이들만의 계획과 목표를 세우게 하고 그것을 수행해 수행해 나가는데 집중한다면 스마트폰이라는 유혹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엄마들 사이에는 같은 학부모들끼리 모이는 커뮤니티에서 교육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그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모든 정보를 다 사실로 믿지 말고 내 아이에게 집중해서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서 들을 것을 제안한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의 중 많은 정보는 과정되거나 부정확한 정보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특히 '팔랑귀' 엄마들은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불안한 귀가 팔랑거려 엄마 커뮤니티에 더욱 집착하고 학원에서 주최하는 설명회마다 쫓아다니게 된다. 그러다보면 아이가 받아야 하는 사교육 숫자도 늘어난다.  - p.168


마지막 4부에서 '교육이 미래다'라는 제목을 통해 인상적인 제안을 하고 있다. 국민소득이 8만달러인 스위스나 6만달러인 스웨덴처럼 국민소득이 높아져야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풍족하게 살 환경이 되고 교육열이 과열양상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만으로도 정규직으로 입사할 수 있는 제도마련은 지금도 가능하다고 하면서 기업 연계 직업학교(p.295)를 제안한다. 예를 들어 하나은행이 특목고를 하나고를 설립할 것이 아니라 하나상업고등학교를 만들어 그 졸업생을 자기 은행에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삼성은 삼성전자공고를 현대는 현대기계공고를 만들어 회사 특성에 부합하는 전문 커리큘럼과 강사진을 통해 정규직 입사를 지원한다면 값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에 다니려는 비율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한다. 자사에서 직접 설립할 수 있는 여력이 없더라도 기존의 학교와 연계하여 게임회사면 게임 프로그래머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학교에 제공하고, 연예인 매니지먼트 회사는 엔터테인먼트 교육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는 제안을 하고 있다.


일단 큰 자녀가 6세로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내 상황에서 조금은 일찍 읽은 감이 없지 않다. 앞으로 5년뒤, 10년뒤 우리나라 교육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점에서 향후 학부모가 되고 아이들의 진학에 고민이 깊어질 때 다시 한번 이 책을 읽어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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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발견 - 스스로 가능성을 여는 - EBS 교육대기획 학교의 고백
EBS 학교의 고백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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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를 비롯하여 어린 아이들에 대한 학습에 있어서 '자기주도성'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경우를 많아 보았다. 즉 자기주도적인 학습을 하는 것인데 이 자기주도성의 시작은 학습이 아닌 놀이에서부터 시작한다. 성인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어린 아이들은 누군가 강제적으로 지식을 주입하는 과정이 아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서 즐기는 놀이에서 자기주도적인 특성을 드러낸다. 놀이를 자기주도적으로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자기주도성이 길러진다.



이 책은 2010년에 EBS에서 방영된 <학교란 무엇인가>에 이어 2012년 말에 방영된 <학교의 고백>을 책자형태로 구성하였다. 두권으로 발간될 예정이라는데 이 책에서는 '아이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시리즈 첫번째 책으로 출간되었다. 책을 통해서 내용을 이해한 뒤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나는 이 프로그램을 아직 보지는 않았다.


크게 다섯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와 두번째 파트에서는 놀이를 통해 자기주도성을 키우는 사례들을 제시한다. 놀이 중심 유치원이라는 것이 있나보다. 이 곳에서는 놀이를 통해 아이 스스로 의문점을 해결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훈련한다. 언젠가 보았던 다른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나라 부모의 특징은 아이에게 자꾸 개입하려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 것이 기억난다. 주로 학습환경에서 개입하곤 하지만 놀이환경에서도 개입하여 이래라 저래라 말들이 많다는 내용이었다. 무조건 방치하는 것도 안되겠지만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아이가 무엇에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있으며 무엇이 독특한 능력을 발휘하는지 옆에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흔히 부모는 아이가 공부하기 싫으니까 논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들은 공부하기 싫어서 노는 게 아니라 놀이가 필요해서 노는 것이다.  - p.68


또 하나 책에서 주요 키워드로 등장하는 것은 자기조절능력이다. 유명한 마시멜로 실험의 예를 통해서 설명한 자기조절능력은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는지 예측하는 기준으로 사회계층이나 지능지수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꼽는 기준이다. 그 방법으로 상상놀이를 제안한다. 용도가 고정되어 있는 장난감보다는 만들고 변형시킬 수 있는 개방적 장난감이 좋은 장난감(p.83)이라는 것이다. 아이들의 놀이는 생활이며 세상을 알아가고 이해하며 학습하는 도구이다. 상상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놀이는 구성원의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성을 배우며 기초학습을 터득해 나가는 과정이다.


아이를 기르다보면 어른이 생각할 수 없었던 기가막힌 상상력을 발휘하는 경우를 많이 경험한다. 일례로 큰 아이가 3살이 좀 넘었을 때 저녁때 바람쐬러 아파트 단지를 걷던 중 하늘에 뜬 초승달을 보며 "달이 웃고 있네"라고 말하는 것을 보고 웃은 적이 있다. 달의 모양이 미소짓고 있는 입 모양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비가 내리던 날 우산을 쓰고 가면서 비가 떨어지는 바닥을 보면서는 "땅바닥이 물을 먹고 있네"라고 말한다. 아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이 상상력과 자기조정능력 향상의 핵심은 역시 '놀이'에 있었다. 그 밖에 기억력, 인지능력 모두 놀이를 통해 향상되었음을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있다.


배움은 평생의 과정이며, 그 배움의시작은 놀이에서부터 이루어진다.  - p.112


계속 이어지는 세번째, 네번째, 다섯번째 파트에서는 '학교의 고백'에서 5부에 진행되었던 '정치교실', 9부에 진행되었던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 3부에 진행되었던 '역전클럽 180'이 이어진다. 정치교실에서는 초등학생 6학년 한반 31명을 대상으로 '행복한 학교 만들기'라는 목표로 직접 당을 만들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협력하고 협상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유도한다. 결국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의 가장 첫번째 원리는 '경청'이었으며 경청이 바탕이 되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사회성을 기르게 된다. 학교폭력이 문제되는 요즘 학교가 대학에 가기위한 경쟁의 공간이 아닌 사회인으로서 배려하고 공감하는 길러 자신의 내면 가치가 긍정적으로 발현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우선되어야 하겠다. 코끼리 만지기 프로젝트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미술교육의 일환으로 태국 치앙마이에 있는 엘리펀트 네이처 파크에서 직접 코끼리를 만져보고 찰흙으로 코끼리 형상을 만들어 보는 교육을 시행한다. 시각장애인에게 미술교육이 필요한가, 사진을 찍을 수 있는가 등의 편견에서 벗어나 누구에게나 강점과 약점이 있고 누구에게나 숨겨진 가능성을 찾는다면 남과의 다름은 펑범함이 아닌 특별함이 될 수 있다는 좋은 교훈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해야 할 일은 아이의 가능성과 잠재력을 발견해 그 꿈과 목표를 찾도록 도와주는 일이다. '공부'라는 획일적인 잣대로 아이의 가능성을 짓밟기보다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찾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 p.230


마지막으로 역전클럽 180에서는 학력이 떨어지는 서울시내 고등학교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특별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오로지 대학 입시가 목표인 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 아이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스트레스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들에게는 그로 인한 자신감과 자존감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매일 성찰일기를 쓰게 하고 멘토링을 통해 좋은 학습방법을 안내하는 등 여러가지 동기부여를 통해 역전클럽에 참여한 많은 학생들이 성적 향상을 가져왔다. 이 역시 성정향상이라는 단순한 결과만 본다면 성공한 프로젝트는 아니라고 본다. 책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더 큰 성과는 스스로 변화를 일구어냈다는 것이다. 공감해 주고 존중해 주는 것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회복되었을 때 정서도 건강해 지고 결국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교훈이다.


학교의 고백에서 다룬 내용 중 절반 정도가 이 책에 담겨졌다고 한다. 앞으로 또 나오게 될 후편에서도 좋은 이야기로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유용한 교훈을 던져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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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 혁명 - 100년 후를 내다보는 자녀양육법
애나 캠벨 지음, 주정자 옮김 / 푸른지식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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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일반 자녀교육 관련 도서들이 지금 당장 아이를 잘 키우는 방법에 치중해 있다면 이 책은 우리 자녀의 자녀 대에 이르기까지 먼 미래를 바라보며 그들에게 어떤 환경을 물려줘야 할지를 고민한 결과이다. '100년 후를 내다보는 자녀양육법'이라는 부제목처럼 우리가 사는 공동체 사회에서 어떤 구성원이 되어야 할지를 진지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다. 책 제목에 벌집이 들어간 이유는 저자가 직접 양봉을 하면서 지속가능한 삶에 대해서 꾸준히 실천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부분은 이 책의 인트로에 해당하고 두번째 부분이 책의 본문에 해당된다. 첫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 사회에 얼마나 위험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지적하고 있다. 인구 증가, 기후 변화, 식량 부족, 물 부족, 에너지 공급, 건강 문제, 세계화, 정보통신 및 일상의 위험에 이르기까지 우리 자녀들 주변을 도사리고 있는 여러가지 위험요소들을 나열한다. 특히 나 자신만을 강조하는 이기주의적인 세태와 기업의 지나친 광고 경쟁은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넓은 안목으로 현 상황을 보면 세상을 측은하게 바라보고 바꾸고자 하는 마음에 생겨난다. 일단 '세상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만 알면, 우리 가족은 물론이거니와 공동체와 미래 세대의 고통까지 덜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 p.34


우리는 여러가지 이유로 자녀와 함께 하는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아이들과의 시간은 양보다 질을 추구한다는 변명과 함께 우리는 성취감도 없는 직장에 다니면서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면서 우리의 식탁은 먼 거리에서 수송되어 온 화학물질 덩어리로 가득차게 되고, 우리의 자연환경을 파괴되어 가고, 기업은 점점 과도한 광고와 마케팅으로 자신의 제품을 꼭 사게끔 만든다. 한마디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먼 훗날 아이가 맞닥뜨릴 위협에 대해서는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p.13)


저자는 이런 고민끝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가족들과 함께 자연으로 돌아간다. 직접 채소를 기르며, 염소 젖을 짜고, 양봉을 하면서 아이들이 좀더 자연에서 뛰어놀 수 있도록 만들었다. 물론 저자는 모두가 자연으로 돌아갈 필요는 없으며 사고방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언한다. 자신이 처한 모든 환경에서 이 책의 제안들을 실천할 수 있다.


부모가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닐면, 다른 사람과 어울리고 서루 귀 기울이며 주고받고 지지하고 지원받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셈이 된다.  - p.76


우리나라 같이 아파트에서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경우 사실 책의 내용처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저자는 호주 출신이며 호주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자연환경이나 일상적인 사회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의문이 드는 구석도 종종 눈에 띈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장기적인 시야는 정말 공감이 간다. 


우리는 의식적으로 덜 갖고 덜 누리며 사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즉 우리가 지구를 잠시 빌려 살고 있으므로 다음 세대에 지금보다 더 좋은 상태로 지구를 되돌려 주려면 지금 사는 지구를 제대로 다뤄야 하기 때문이다. 자원 고갈, 기후 변화, 사회·경제적 불안이 가중되면, 어느 날 덜 갖는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아이들 세대에 이르러서는 의무가 되고 만다.   - p.135


아이들의 균형감을 키워주려면, 현재 우리 아이들이 누리는 특권을 계속 상기시켜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부모님과 음식, 물, 안락한 거처 같은 것 말이다. 그 밖에 다른 것도 대다수 사람들이 누리지 못하는 사치에 해당한다.  p.271


당장 아이를 맡아서 키워야 하는 부모로서 실질적인 조언을 하기도 한다. 독서를 강조하는 대목이 인상적이다. 독서는 우리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재능 가운데 하나이며 책을 통해 아이들은 경이로움과 심비로움, 승리, 눈물, 사실과 허구, 철학과 최후 등 모둔 주제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p.91). 따라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넓은 시야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 부모로서의 의무라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의 정체성을 위해서 직업을 연관짓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에게 희망하는 직업을 묻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다. 특히 어른들끼리의 만남에서도 "무슨 일을 하시나요?"라고 현재 지향적인 질문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슨 일에 관심이 있나요?"라거나 "무슨 일을 좋아하세요?"라고 미래 지향적인 질문을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한다. 


지금 우이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커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대화를 나눠보라 정확히 어떤 직업을 선택할지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정말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재미를 추구하는 일인지, 다른 사람을 보살피는 일인지, 마음에서 우러나온 일인지, 용감한 일인지, 사랑받는 일인지, 유용한 일인지 물어봐야 한다. (중략) 예를 들어 "사람들을 구조하는 일을 하고 싶어요.", "이야기를 쓰고 싶어요.", "기업가가 되고 싶어요.","재택근무로 가족들 곁에서 일하고 싶어요." 같은 대답을 들을 수 있다.  - p.190


더 나아가 아이들의 부모의 직업에 대해서 이해하고 아이들이 정말 존경하고 자부심을 느끼는 직업이 아니라면 이직을 고려해 보라는 공격적인 제안도 곁들인다.(p.191)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자랄 미래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다.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더 편리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한편으로 대화가 부족한 가정으로 변화되지는 않았는지, 여러가지 의료공학과 유전공학이 발달하면서 여러가지 위험한 물질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주어지지는 않는지, 세계화를 비롯한 여러가지 경제 협상으로 인해 지구 정반대편에서 재배된 농산물들이 여러가지 화학첨가물을 뿌린 채 식탁에 올라오고 있지는 않은지, 정말 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돈벌이에만 치중하다보니 아이들의 내면의 변화에 관심이 적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본다. 우리가 잠시 맡아서 기르는 아이들이라면 그 아이들에게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대안을 제시해 주고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 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부모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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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선행학습을 금지해야만 할까?
열린사회참교육학부모회 지음 / 베이직북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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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력고사를 보고 대학교에 입학한 세대이다. 그러니까 20여 년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때의 교육과 지금의 교육은 대입시 하나만 보더라도 상당히 많이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요즘은 사교육에서 더 나아가 선행학습이라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등장하고 있는데 내가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1학년때 개인적으로 국어시간의 고문에 관심이 있었는데 당시 고등학교 3학년에서 배우는 훈민정음 서문과 용비어천가 일부분 등을 라디오 교육방송을 통해 들으면서 2년 앞서 '선행학습'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선행학습은 나 스스로 고전문법에 관심이 많이 정상적인 학습과정과는 별도로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한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의 선행학습은 어떤가. 학생들의 관심이나 능력, 수준 등을 고려하지 않은채 남들이 하니까 우리 아이도 해야지 하는 부모들의 지나친 관심으로 인해 학생들은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학습의 효과는 둘째치고 학교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이나 사회교육 등의 전인교육을 할 수 없도록 조장하고 있다.



선행학습의 규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공감할 것이다. 하지만 막상 내 아이만 시키지 않는다면 경쟁에서 뒤쳐질까봐 그것이 두려운 것이다. 선행학습은 단지 예습의 차원을 넘어선다. 책에서는 예습과 선행학습을 직관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예습은 수업을 잘 듣기 위해서 수업 얼마 전에 준비하는 것이고, 6개월에서 심지어 2~3년 정도의 교과과정을 미리 당겨서 배우는 차원에서의 선행학습은 수업 자체를 불필요한 것으로 뛰어넘어버리는 것이다.  - p.51


정말 명확한 구분이 아닐 수 없다. 아직 어린 자녀를 키우고 있는 내 입장에서 아직 선행학습이나 과다한 사교육비 지출 등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기에는 시기가 이르질 않나 생각도 든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또 또래의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전혀 이르지 않다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이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들에게 영어학원은 기본이고 논술학원을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상위권 대학 입학의 지름길이라고 알려진 특목고에 입학하기 위해서 초등학생때부터 사교육으로 준비를 하고 있다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진다. 어찌보면 나의 이런 순진한 발상을 저자들은 이런 식으로 꼬집고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들을 좋은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자라는 것이 좋다는 건강한 교육관은, 자녀가 중학교에 들어가 첫 번째 중간고사의 성적표가 나오는 순간, 그야말로 순진한 교과서적인 생각이었다는 자괴감으로 바뀌면서 사라지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 p.30


저자들은 선행학습의 금지를 주장하면서 그 대안으로 공교육 정상화를 목적으로 한 교육의 질 향상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저자들이 선행학습의 금지를 주장하는 이유는 지금의 선행학습이 학생들의 수준과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선행학습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말살하고 능동적인 학습을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p.59).


학교는 그 체제를 바로 세우고 잘만 운용한다면 가정에서 할 수 없는 감성 교육과 도덕 교육,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질서와 사회라는 공공 개념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고, 또한 살아가는 태도를 정립해주는 전인교육을 체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기관이라는 것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 p.54


공교육의 질 향상과 함께 학부모들 스스로가 인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다(p.60)고 저자들은 주장한다. 교육기관의 진정한 목표인 인성교육을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책 마지막에서는 사교육의 대안으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주장한다. 대한민국의 모든 학부모들이 보고 실천해야 할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가족들이 책 읽는 분위기에서 자란 학생들은 책 읽기를 습관화하기 마련이다. 나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사람과 함께 책 읽는 독서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독서정책이나 강력한 구호보다 중요하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즐거운 '경험'이 되고, 또한 생애에 걸쳐 함께 할 '문화'로 자리 잡는다면 인성교육을 실천하는데 바탕이 될 것이다.  - p.115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을 통해 국제고등학교에 입학했다는 학생의 인터뷰 내용에서도 독서는 강조된다.


부모님께서는 언제나 제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셨어요. 집에 가면 방마다 커다란 책장이 있고 책이 꽉 차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도 언제나 독서하고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셔서 저는 자연스레 책을 접하게 되고 공부할 마음이 생겼어요. 그렇게 해서 어릴 때부터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질 수 있었어요.  - p.216


책에서는 공교육의 체질을 개선하는 실질적인 방법도 제안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먼저 공교육도 서비스 마인드를 갖출 것을 주장한다. 경직된 조직 운영 스타일도 바꾸고, 사업적인 마인드로 기획하고, 교사들을 강의력 중심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인지교육에서 공교육의 경쟁력이무너지면서 인성교육에서의 공교육에 대한 지지도도 함께 무너졌다고 저자들은 생각하고 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저자 그룹중에 실제 학교 교사였던 분이 썼을 것으로 추측되는 공교육 현장의 모습을 책 내용 중에서 옮겨본다.


수업의 서비스 질을 높이기 위하여 밤새 보충 학습물을 준비한 교사가 눈총을 받고, 복사기 사용에 대해 결재를 받게 해서는 안된다. 행정은 수업 서비스를 방해할 것이 아니라 도와야 할 것이다. 수업 서비스의 질이 높은 교사는 그 능력을 인정받고, 나아가 교사의 '교사'가 될 수도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어야 하며, 또 보다 많은 학생들에게 그들의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인터넷 동영상을 제작하여 배포하는 등의 적극적인 지원을 해서 학교의 '스타 강사'가 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 더 이상 교사를 행정적인 능력으로만 평가해서는 안된다.  - p.137


제목에서와 같이 책 내용 전반적으로 선행학습의 폐해에 대해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부모들은 자기 아이들이 성적경쟁에서 소외될까봐 학생들의 요구와는 상관없는 선행학습을 시키고 있다. 나 역시 앞으로 초등학교에 입학할 자녀를 둔 상황에서 사교육과 선행학습의 필요성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책에서 말한 것대로 사교육은 공교육의 부족한 점을 메꾸고 보충하는 선에서 그 역할을 끝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한 학생들의 자기주도적인 학습이야 말로 사교육의 진정한 대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선행학습의 폐해를 교육현장에서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이라도 얼마든지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권리가 존재하겠지만 공교육의 붕괴에 조금이라도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차마 선행학습 규제나 금지에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당사자인 학생이 불행하고, 교사가 절망하고, 학부모가 가정파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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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로 성장하는 아이 사춘기로 어긋나는 아이 - 아이의 사춘기가 두렵고 불안한 엄마를 위한 고민해결서
강금주 지음 / 북클라우드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구나 특별한 사춘기를 보냈다고 회고하겠지만 나의 사춘기를 정말 부모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사춘기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누구나 부모가 되고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두려운 점은 역시 육아나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일 것이다.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감도 큰 불안요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나에게 있어 가장 큰 불인요인은 학교에서 벌어지는 폭력문제, 그리고 바로 사춘기에 대한 두려움이다. 두가지 모두 성장과정에서 아이의 멘탈에 큰 영향을 끼친다. 학교 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은 성장으로 사회에 진출하였을 때 사회구성원으로서 타인들을 대하는 태도나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영향을 끼친다. 또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는 스스로의 정체성과 가정에서의 역할관계를 정립하는데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최근에 읽은 소설 [십자가]에서 왕따의 이야기를 약간 하였지만 왕따에 대한 생각은 기회가 되면 더 풀어보도록 하고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좀더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사춘기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 책의 저자는 '십대들의 쪽지' 발행인인 강금주 님이다. 중학교 시절에 학교에서 십대들의 쪽지를 몇번 받아본 기억이 난다. 내용이 구체적으로 떠오르지는 않지만 사춘기 예민한 시절의 친구들의 고민꺼리를 읽으면서 같은 고민을 하는 친구들이 있구나 하는 동질감이 느껴졌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나의 사춘기는 대략 중학교로 시작해 고등학교 3년의 시절 전체를 관통한다. 유별난 사춘기를 보냈던 만큼 내 아이가 나 같은 사춘기를 보내지 않기를 바라면서 책을 펼쳐들었다. 나의 사춘기 시절이 유별나다는 이야기는 했지만 이 책의 제목처럼 사춘기를 통해 어긋나지는 않았다고 일단 자위해 본다.



요즘 아이들은 신체적으로도 과거에 비해 조숙하지만 정신적으로는 과거와 정말 비교가 안될 정도로 그 시기가 빠르다. 모든 것이 때가 있듯이 누구나 맞게 되는 사춘기의 첫 징후를 놓치지 않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중요하다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어린왕자]의 바오밥 나무 이야기를 하면서 싹이 나올 때는 바오밥 나무와 장미를 구분하기 힘들지만 그대로 놔두면 별을 파괴할 정도로 크게 자라난다. 아이의 사춘기 시절에도 역시 시작은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그대로 자라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하니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대략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면 사춘기가 시작된다고 한다. 부모의 말에 까칠하게 대답하거나 짜증을 내기 시작하고, 갑자기 외무에 지나친 관심을 갖게 되면서 성적(性的)인 정보에 접근하기 시작한다. 초등학교 4학년만 되어도 여자 아이들은 지능적으로 왕따를 시키기 시작하고, 남자아이들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 시작한다. 해마다 문제 성향을 보이는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으니, 1~2년 후에는 또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를 일이다(p.24). 모든 행동을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바오밥 나무의 새싹처럼 조금씩 조금씩 자라나 나중에는 큰 문제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학교나 선생님은 더 이상 아이들이 무서워하는 존재가 아니다. 담배를 빼앗는 교감선생님께 "사유 재산 갈취!"라고 소리를 지른다. 선생님을 무서워하거나 존경하지 않는 것은 학생뿐이 아니다. 아이가 선생님에게 부당한 체벌을 받았다며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선생님의 머리채를 잡기도 한다. 그런 부모는 몇 년 후 자신의 아이에게 머리채를 잡힐 수도 있다는 것을 왜 모를까. 교권보다는 아이들의 인권이 중요하다고 말해지는 시대지만, 그것이 정말 아이들을 위한 것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 p.37


거리를 지나면서 10대 아이들을 보면 참 나의 예전 10대 시절과는 많이 다르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점점 귄위에 대한 반항이 시대적 사명이 되어가고 자신의 권리만을 찾는 시대가 되어 가다보니 교사보다는 상대적인 약자로 생각되는 학생들의 인권의 관심을 가지게 된 듯 하다. 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무엇이 옳은 일인지는 정말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 시스템 자체도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교육시스템 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받기를 요구하는 부모들의 생각도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일례로 꽤 오래 전에 있었던 '사건이 생각난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초등학교 1학년 정도로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와 아버지로 보이는 남자가 손을 잡고 서 있었다. 무슨 이야기가 오고가더니 남자는 주머니에서 껌을 꺼내 아이에게 주었다. 그 아이는 껌종이를 까서 그대로 바닥에 버린 뒤 껌을 씹기 시작했다. 바로 뒤에 있던 나는 그 남자가 아이에게 건넨 말 한마디로 아직도 기억이 난다. "맛있어?"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쓰레기를 바닥에 버리지 말도록 주의를 주어야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가 아니겠는가 생각될 것 같은데 그 남자는 아이의 행위를 지적하지 않았다. 이것이 우리나라 가정 교육의 현실이지 않겠나 싶다. 대략 10년 가까이 된 일이니 그 아이는 지금쯤 자라서 성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떤 '어른'이 되어 있을지 궁금하다. 


언젠가 퇴근을 하면서 전철을 내리고 집앞에 오는 과정에서 보았던 일이다. 횡단보도 앞에서는 빨간 불에 그냥 건너는 고등학생을 만났고, 길에서는 불이 채 꺼지지 않은채 연기를 뿜어내고 있는 담배꽁초를 보았다. 학교 앞에서 받았을 법한 광고전단지가 그대로 놔뒹굴고 있기도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다. '사춘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글을 시작했는데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 나 스스로 깊이 이해하고 있다. 어떤 사춘기를 보내면서 '어긋난' 아이의 대표적인 행태가 아니겠는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런 기본적인 질서교육과 예절교육이 가정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학교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전부인 세상에서 우리 사회에서 희망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인가.


p.61에서는 요즘 십대들의 특징을 몇가지 이야기하고 있는데 다음 몇가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겉으로 봐서는 문제아와 모범생을 구분할 수 없다. 치마 길이가 짧다고 문제아가 아니며, 공부를 잘한다고 모범생이 아니다.

- 집에서 문제가 없다고 학교나 집 밖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 공부 외에 꿈과 관련된 경험이 없어 꿈을 꿀 줄 모른다.

- 십대는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답을 늘 주위 사람의 말 속에서 찾는다. 부모의 애정 어린 말이 중요한 이유다.


나 역시 몇년간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p.68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성적은 좋으나 인성이 좋지 않은 아이들을 자주 만났다. 성적 지상주의, 결과 지상주의로 가르친 결과가 아니겠는가.무조건 아이의 선택만 믿어서는 안된다는 내용도 인상적이다. 가장 바람직한 부모는 아이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알려주는 부모다(p.80). 아이의 인격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알아서 절제하고 선택하는 자유를 주는 부모는 열린 부모가 아니다. 그런 부모는 교육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무책임하다. 자신의 책임을 다 했을 때 누리는 자유가 참 자유가 아니겠는가.


부모의 미래가 구체적이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의 미래에 대한 공부는 정말 사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부모의 역할은 자녀를 낳기만 하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기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사춘기를 지나고 있거나 또는 사춘기를 앞두고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http://techleader.net/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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