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한 영조의 식생활 영조 시대의 조선 10
주영하 지음 / 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정신문화연구원)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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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조에 관한 흥미로운 단편들 몇몇: 요리 탕평채와 정책 탕평책의 유관성은 검증 안 됨, 신하들에게 밥 안 먹는 것으로 시위함, 영조의 금주령을 사도세자가 어긴 것도 둘이 어긋나는 중요한 계기가 됨, 영조는 소양인+소음인, 영조가 좋아한 조씨집안 고추장이 오늘날 순창고추장의 조상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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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만리 - 항일중국망명기, 김사량선집 1
김사량 지음, 김재용 편주 / 실천문학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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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주의계(임정)가 아닌, 팔로군에 투신한 민주주의혁명계의 손으로 그려진 중국-조선의 혁명(이 둘은 `하나`였다)의 풍경은 이렇게나 다르고, 다르게 절실하다. 혁명 후 두 나라의 서릿발 같은 역사를 생각하면 혁명 당시는 그렇게 고되고 위험했어도 또 얼마나 희망과 형제애로 충만했던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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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만리 - 항일중국망명기, 김사량선집 1
김사량 지음, 김재용 편주 / 실천문학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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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배급이래서 두 냥쭝의 호두기름 등잔 밑에서 심지도 돋우지 못하고 밤 가는 줄을 모르며 열심히 적어나가던 일, 대추나무 그늘가에 나귀를 매어놓고 풀섶에 앉아 수첩을 꺼내던 일이며, 마방간에 조짚을 깔고 찬서리 치는 밤을 엎데어 흘러드는 달빛을 등불 삼아 그적거리던 일기, 일군과 염석산의 군대가 매복 중인 낭자관의 산험을 앞에 두고 강을 건너며 이 기록과 일기 수첩을 바랑 밑에서 꺼내어 가슴 속에 포근히 품던 일, 어느 것 하나 아름다운 회상 아님이 없다. (28)

둘째로 해방 구역 내의 중국 농민의 생활이며 인민 군대의 형편이며 신민주주의 문화의 건설 면도 두루둘 관찰하여 나중에 돌아가는 날이 있다면 건국의 진향에 조금이라도 이바지함이 있으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낭만으로는 이국 산지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하여 적들과 싸워나가는 동지들의 일을 기록하는 일에 작가로서의 의무와 정열을 느낀 것이다. (43)

전쟁은 인민을 교육하였다. 이네들은 누가 진정 자기네를 도와주며 사랑하고, 진정 싸워야 할 것이 무엇이며 미워해야 할 것이 누구인지를 똑똑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한 이 전쟁을 이김이 없이는 진정 평화스레 행복되게 살 수 없음을 깨닫는 동시에 자기 자신들의 힘을 새로이 느끼고 발견하여 외적을 물리치고자 총을 들고 일어나게 되었다. 이것이 곧 인민자위군이다. 이 민병의 수효가 실로 이백이십만 이상에 도달하는 것이다. (103)

소담한 복숭아를 서너 알 사들고 돌아오는 길에 사람이 오구수수 모여 서서 떠드는 곳을 기웃이 들여다보니 군복을 입은 단발 여병이 탁자 위에 올라서서 연설을 하고 있었다. ... 청중들은 가끔 끄덕이기도 하고 박장도 울리며 떠나가게 폭소도 터뜨린다. ... 이런 광경을 바라보노라니 정말로 새로운 땅, 미지의 나라에 왔다는 느낌이 더욱 간절해진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정의의 세계에 연결되는 이 땅이요 새 시대의 올리닫는 역사와 결부되는 이 시간인 것이다. 각박하고도 빈고하고 스산한 산지대이언만 작열하는 불빛이 엉키고 서리어드는 화산의 힘이 저류를 이루어 굼실거리고 있는 듯하였다. (120)

"쓰시오, 쓰시오. 모두 기록에 남겨두시오. 이 화북 땅에도 조국을 찾기 위해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린 동무들이 있었다는 것을 때를 만나 돌아가거든 국내 동포에게도 알려야지요. 이 관내의 중국 땅에서는 그래 총을 들고 왜적과 싸우기는 우리들입니다. 중경서 영감쟁이들은 책상머리에 대신 말뚝이나 세워놓고 서루 으르렁거리고 있군요. 일본이 망하면 돌아가서 한자리씩 해볼 궁냥만 앞서지 왜놈들과 싸울 생각이야 날 뻔이나 하오? 하기는 실지 공작을 하는 가운데서 동무도 더 절실한 기록을 쓰게 되리다." (153)

돌아오면서 C동무더러 정말로 백미를 구해다가 녀석들[일본군 포로를 말함]에게 밥을 지어 먹이느냐고 물으니까 그렇다고 한다. "어떻게해서든지 하나라도 더 우리 사람을 만들자는 게지요. 당장 쳐죽이고 싶도록 밉기도 하고 귀찮기도 하지만 얼려잡아 정보와 자료도 얻을 겸 재교육하여 민주 역량을 더하자는 것입니다. 죽여버리기야 가장 간단하지요. 하나 그것은 소극적인 적개심의 표현입니다. 반민주전에 대한 적개심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우리 사람을 더 많이 만들어야지요. 우리는 애국자인 동시에 진정한 국제주의자가 아니겠소?" (172) ...... 참으로 새로운 세계를 위한 오랜 투쟁의 역사는 새로운 윤리를 창조한 것이다. ... 이 마왕의 사자, 지옥의 사신들 역시 전제 국가의 가련한 인민들이기 때문이었다. 이네들도 굴게를 벗어던지고 바른 정신이 든다면 머지않아 새 세계를 이룩할 역군이 될 것이며 민주 일본 건설의 귀중한 주석이 될 것이다. (177) ......적을 가장 옳게 미워할 줄 아는 사람이 제 나라를 가장 잘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다. (178)

"옳습니다. 우리 팔로 군대는 정말 인민의 지지와 옹호를 받고 있지요. 이 군대가 인민 속에서 나왔으며 인민 속에서 자라났기 때문입니다. 일본 군대와 일본 인민과의 관계와는 아주 다릅니다. 멀리 일본의 예를 찾을 필요도 없이 국민당 군대를 보십시오. 우리의 군대는 그 자체가 인민이니까...... . 저 역시 농사꾼의 아들이외다." (182)

그러나 구구하게 이 이상 더 후방에 머물러 있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도 없지 않았다. 바로 대한 임시 정부파들의 눈에 겨운 간악하고도 치욕스런 행동이 그것이었다. 이들은 벌써부터 애국자의 미명하에 고물전 간판을 떠지고 다니는 정상배로 전락하였다. 진보적인 성실한 인사들이 그 주위에서 떠난 것도 이미 오래였다. 본시 이 '대한임시정부'의 간판 주인 소위 주석은 이왕의 친족이 된다는 이승만이니 이시영 대감 등이었다. 조선 팔도에 이 이상 더 훌륭한 양반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 이 뒤부터 임정은 간판을 떠지고 국민당 정부를 따라다니며 구걸을 하고 반동 두목들의 앞잡이질을 하며 푼전을 비라리하게 되었다. 그들의 생각에는 조선의 독립은 우리의 투쟁 노력 여하에 영향이 있는 것이 아니고 객관적 정세가 유리하니 장차 장개석이가 독립을 줄 것이요 혹은 미국 대통령이 베풀 것이며 또 어떻게 되면 일본 천황이 하사할지도 모르게끔 생각하였다. 따라서 앞날의 영화를 기하는 정권욕에 팔짱을 깊이 지르고 앉아 서로 으르렁거리며 남인, 북인, 노론, 소론 등의 당쟁 알력에만 눈이 벌게어 영일이 없었다. (229, 이어서)

(229, 이어서) 이로 말미암은 온갖 음모 술책과 모해, 이간, 테러가 이 임정의 유일한 사업이었다. 이 당파 싸움에 가담치 않거나 혹은 반대한 연유로 얼마나 많은 애국 열사와 혁명 청년들이 길가에 피를 흘리고 지하실에서 썩어나고 자루를 쓴 채 양자강의 물귀신이 되었는지 모른다.

그 중에는 일본인 해방연맹의 이름으로 된 일문도 더러 보인다.
"팔로군은 결코 우리를 죽이지 않는다!"
"상관놈에게 속지 말고 총을 버리라!"
"무엇 때문에 중국 인민을 죽이고 고향의 어머니를 눈물짓게 하느냐?" (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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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
한한 지음, 최재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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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만듦새가 좋고, 번역도 쉽지 않았을 터인데 깔끔하게 잘 되었다. 한한의 글에 백프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사람 사는 데 백프로가 어디 있나. 70%만 되어도 ok인 것이니, 중국 나아가 아시아 여러 사회와 솔직하고 따뜻한 소통을 원하는 독자라면 꼭 한 번 읽으며 웃고 울어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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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상한 나라, 중국
한한 지음, 최재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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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정부가 세계의 정치 무대에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정치적 협상에서 수완을 발휘할 수 있는 까닭이 무엇인가? 바로 당신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저렴한 노동력, 바로 당신들이 중국이 가진 승부수이자 GDP의 인질이다. 이것이 중국식 사회주의이건, 아니면 봉건적 자본주의이건 간에, 향후 10년 동안 이들 젊은이들에게는 앞날이 없다.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본래 심장 속을 흘러야 할 뜨거운 피가 땅 위로 흘러나오게 된 것은. (22)

성실함을 예로 들어 보자면, 이 민족이 대체 어느 시절에 전체적으로 성실했던 적이 있단 말인가? 위에 나열한 품성들에 관해 당신이 백 개의 예를 든다면, 나는 만 개의 반례를 들어줄 수 있다. 우리에게 이런 미덕을 고취하는 적지 않은 역사 속 이야기가 있는 까닭은, 바로 우리에게 전체적으로는 사실 이러한 미덕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이야기에 의존해 거짓된, 그리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보고 배울, 그리고 정신적 자위를 가능하게 할 그러한 이미지를 만들어내야 했다. 소위 중화민족의 전통적 미덕이란 바로 역사에 대한 정신적 자위를 통해 얻어낸 것이며, 현대에 와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84)

죽음에 대해서라면, 나는 줄곧 다음과 같이 생각해왔다. 그들은 세상을 떠난 것이 아니라, 단지 인간 세상을 떠난 것뿐이라고. 그들은 반드시 우리와 같은 세계를 거닐고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른 생명의 존재 양식을 통해서 말이다. (116)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이 개 같은 자식들아. 나는 온 중국의 베스트셀러 작가들 중에서 블로그에 자기의 원본 작품을 무료로 공개하는 유일한 작가다. 이렇게 무료로 글을 공개하는 것은 글 써서 먹고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엄청나게 자원을 낭비하는 셈인데, 돈 한 푼 안들이고 다 봐놓고서, 덕 볼 것은 다 봐놓고서 마치 선심이라도 쓰는 척을 하다니. ... 나는 당연히 내가 쓴 글을 사용할 권리가 있다. (146)

두 번째는 왜 중국에 훌륭한 감독이 없느냐 하는 문제였다. 사실은 원래 없는 게 아니라 훌륭해질 수가 없는 것이다. 훌륭한 감독이 중국에 오면 8할은 정치범이 되고 말 것이다. ... 젊었을 때는 투자자들의 눈치를 봐야 하고, 자그마한 성공을 거두어 마침내 자신이 찍고 싶은 것을 찍을 수 있게 된 후에는 또 영화국의 눈치를 봐야 하며, 마침내 성공한 후에는 고서 읽는 것을 가장 싫어하면서도 고서에 근거하지 않은 대작을 찍으면 돈을 내고 영화를 보러 오지 않는 관객의 눈치를 봐야 한다. (271) ...... 영화란 사람의 꿈이다. 꿈을 절반쯤 꿨는데 누군가가 당신에게 이렇게 꾸면 안 된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이를 견딜 수 있단 말인가. (276)

하지만 우리 불쌍한 아이들아, 분유의 독성에 해를 입는 것도 너희요, 예방접종을 잘못 맞아 고생하는 것도 너희요, 지진이 나서 깔려 죽는 것도 너희요, 불에 타 죽는 것도 너희로구나. 어른들의 규칙에 문제가 생겼는데도, 어른들의 칼에 보복을 당하는 것 역시 너희로구나. 나는 정말 타이저우 정부의 발표처럼 너희가 다만 부상을 입고 한 명의 사망자도 없기를 바란다. 나이 많은 사람들은 책임을 저버렸지만, 너희는 자라서 너희의 아이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이 사회가 모든 사람의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거라. (310)

게다가 이런 논리는 마음대로 확대할 수도 축소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니 어느 날 유럽 사람이 아시아 사람들이 나쁘다고 말했을 때, 일본인이나 한국인이 대단히 경직된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가장 격렬히 반응하는 것은 우리 중국인이다. 더 크게 보아 외계인이 우리 지구인에게 매우 멍청하다고 말한다면 가장 격렬히 반응할 것도 역시 중국인이다. 그리고 이 경우 우리는 분명 중국적 특색을 살려 10만 명을 조직, 초원에서 다음과 같은 글자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바보가 아니다.' 한편으로는 외계인에게 시위를 하는 것이지만, 가장 중요한 목적은 기네스 시계신기록 등재를 신청하는 것이다. (330)

쉬즈위안이 예전에 쓴 글을 본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관점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잡문을 쓰는 사람들은 모두 무의미하게 올바르기만 합니다. 누가 봐도 당신이 옳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입니까? 쉬즈위안도,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사회가 무의미한 올바름에만 집착할 때 유의미한 잘못은 생존의 공간을 잃게 된다는 점입니다. (472)

동기를 가지고 사람을 의심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동기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게 되면 무척 피곤해집니다. 모든 지식인, 좋은 사람, 자선사업가가 의심의 대상이 욉니다. 이는 정말 사람을 의기소침하게 만드는 일이죠. 동기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사람, 바로 그 사람이 나쁜 사람입니다. 사람의 동기란 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동기를 의심하는 것보다 그 결과를 추궁하는 편이 낫습니다. (474)

많은 사람들은 상업성과 개인의 독립은 배타적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훌륭한 상품을 위해 광고 모델이 되어 주면, 생활의 압박 때문에 쓰고 싶지 않은 많은 소설을 쓰는 일을 막을 수 있는 것입니다. ...... 저는 다만 독자들에게 상업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무시무시하지는 않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책과 관련된 일을 하건, 영화 일을 하건, 사회에서 생존해나가려 한다면 상업과의 관계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만약 제가 모든 상업적 행위를 거절하고 또 체제 내에서 작업하지 않고, 아무런 조직에도 의지하지 않으면서도 항상 이런 스타일로 글을 쓰는 것이 보고 싶다고 하신다면, 저는 아마 몸을 팔러 다니는 수밖에 없을 것 같군요.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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