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선물한 여섯 아빠
브루스 파일러 지음, 박상은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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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스 파일러의 부정(父情) : 아빠 위원회
 
  <아빠가 선물한 여섯아빠>는 저자 '브루스 파일러' 씨가 어릴적에 다친 상처로부터 시작된(추정) 대퇴골 골육종(뼈 종양암)발생 후 치료 과정에서 벌어질 혹시 모를 이별을 대비한 쌍둥이 딸 '에덴'과 '타이비'를 위한 '아빠 위원회'결성과 자신의 삶에 대한 정리를 기록한 글입니다.
  '아빠 위원회'는 두 딸에게 삶에 관한 상담과 조언그리고 보살핌을 '브루스 파일러'씨 대신 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자신의 죽음 이후에 홀 어머니 슬하에서 자라나게될 아이에 대한 끝없는 부정(父情)이 '아빠 위원회'를 발촉하는 동기가 됩니다. 동시에 '아빠 위원회'결성은 남겨지게 될 아내에 대한 사랑이자 자신이 지나온 삶을 정리하는 과정의 결과물이기도 합니다.
  유소년 시절 겪은 교통사고로 성장차이가 와서 걷는게 불편하지만 '브루스 파일러'씨는 세상 곧곧을 여행하면서 여러편의 글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암 치료를 받으면서 혹시 모를 이별을 대비한 마지막 마음의 여정을 준비합니다.
 
 
 아빠 위원회 : 여섯 아빠의 기도
 
  <아빠가 선물한 여섯아빠>는 두 딸을 위한 작가의 대리인들입니다. 비록 '아빠'라는 호칭이 붙지만 친 아빠를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빠'인 작가는 자신의 딸들을 위한 도움을 남기기를 희망했고 이를 위해 '아빠 위원회'를 결성합니다. 위원회에 선별된 이들은 작가의 삶 속에서 만난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의 철학과 가치관을 공유하며 무엇보다 딸들을 위한 인생의 멘토이자 보호자가 될 수 있는 이들을 우선으로 선별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모인 여섯 아빠들은 '브루스 파일러'의 가치관과 철학을 부분적으로 나눠가지고 있습니다.
  첫번째 아빠인 제프 슘린은 공동체 생활을 통한 서앙과, 배움에 있어 몰입의 중요성을 깨달은 인물입니다. 그의 철학은 경험 주의이며 경험을 통한 배움을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것을 약속합니다.
  두번째 아빠인 맥스 스티어는 '아빠'가 얼마나 그녀들을 사랑했는지와 사랑을 주고 고통을 상쇄할 수 있는 부정적 경험에서의 긍정적인 면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을 약속합니다.
  세번째 아빠인 데이비드 블랙은 강한 자립심을 가진 남성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감정적이지만 자신의 불안정한 면을 잘 이해하고 타인의 불안감을 잘 해소합니다. 두 딸에게 그는 스스로를 믿을 수 있는 조언을 남겨줄 것입니다.
  네번째 아빠인 벤 에드워즈는 작가와 어릴적 부터 함께한 붕우 입니다. 벤은 두 딸들이 자신에게 '아빠'의 기억을 들려달라 말할때 '작가의 어릴적 추억의 장소'를 공유한 그곳으로 안내하겠노라고 약속합니다. 그곳은 작가의 올챙이 시절이 기억된 장소입니다.
  다섯번째 아빠인 벤 셔우드는 거목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넓은 마음을 가르쳐주고 아이들과 네모게임을 하면서 그녀들이 생각할 바를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는 위원회의 목소리가운데 대조적인 목소리가 되어 완벽을 위한 결정적인 음을 낼것이빈다.
  여섯번째 아빠는 조슈아 라모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석양아래에서 살아가는 그는 아이들에게 세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방법과 아름다움을 일깨워 줍니다.
 
  상실의 해 = 희년
 
  <아빠가 선물한 여섯아빠>의 저자 '브루스 파일러'는 누구보다 부지런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여행을 통해 세계 곳곳을 누볐으며 10여권의 책을 남긴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삶을 허투로 쓰는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 그의 글에서 발견되는 '상실의 해'로 명명된 여섯 파트는 자신안에 있는 괴물에게 서서히 잠식되어가면서 겪게되는 갈등과 고민이 담겨져 있습니다.
  '상실의 해' 삶가운데 소중한 이들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작가의 마음을 깊이 있게 표현하지만 그 의미를 깨닫는 것은 에필로그에 이르러서입니다.
  기독교와 유대교에는 희년이라는 제도가 있습니다. 희년은 수고한 이들이 휴식을 얻는 해이자 해방을 맞이하는 해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상실희 해를 거북이와 같은 삶의 속도 가운데 희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아빠 위원회'를 결성하고 '골육종 암'치료를 병행하면서 '딸 들의 성장'과 '자신의 가족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면서 자신이 살아온 삶의 '희년'이 '상실의 해'였음을 발견합니다 .
 
  <아빠가 선물한 여섯아빠>에 등장하는 '아빠 위원회'의 소제목은 유대교 신자인 작가 '브루스 파일러'의 딸들을 위한 '아빠의 기도'입니다. 필자는 작가가 삶을 마쳤을때에도 두 딸들은 '아빠의 마음'과 '아빠의 생각'을 들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아직 자녀가 없지만 누구보다 소중한 아내가 있음에 그 대상은 딸에서 아내로 바뀌지만서도 '내 삶 속에 나를 대신할 수 있는 누군가'와 함께하는 작가의 삶이 무엇보다 부럽습니다.
 일상의 빠른 시간 흐름 속에서 천천히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이 소중히 하는 이들을 찾아 보는 여정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희년의 여유로움과 감사의 시간을 통해 독자분들 또한 삶의 의미와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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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 - 길고양이와 함께한 1년 반의 기록 안녕 고양이 시리즈 1
이용한 지음 / 북폴리오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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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눈으로 '길고양이'를 보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길고양이들의 Life 이야기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는 길고양이와 함께한 1년 반의 기록(사진과 에세이)이 수록된 책입니다. 무언가를 바라보고 이해할때는 어떠한 생각을 가진 누구의 눈으로 바라보느냐를 고려해야 합니다. 작가 이용한씨는 '길 위의 시인'이라는 별칭 처럼 길을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10년이 넘는 여행을 다닌 작가가 아내와 함께 지내며 동네의 길 위에 있는 고양이를 바라보게 된것은 우연이 아닐 것입니다.

  작가는 사랑하는 '길'과 그 위를 거닐며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바라봅니다. 작가의 삶에 있어서 '아련한 동경의 대상'이자 '친구들'인 길고양이를 소재로한 포토 에세이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보면 그가 사랑하는 것이 '길 위에서 발견한 생명'이었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길 위의 생명'을 들여다 보기 


  인간이 수없이 걸어다니는 곳에는 길이 생깁니다. 하지만 인간의 발이 닿는 곳에 생긴 '인간의 길'이전에도 그곳에는 길이 있었습니다. 그 길은 '생명의 길'입니다. 자연에 새겨진 '생명의 길'의 주인들은 다름아닌 식물과 '동물들'이었습니다. '인간의 길'이 '생명의 길'을 침범했을때 '생명의 길'주인들은 하나둘씩 떠나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이들은 '인간의 길' 위에서 자신들의 길을 묵묵히 걷습니다. 묵묵히 걷는 이들 가운데 '길고양이가 있습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인간의 길' 위에서 태어나고 죽어갑니다. 엄연한 주인이었던 '길고양이'들은 '인간의 길'위에서 자신들의 '생명의 길'을 걸어갑니다. 차가운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덮여진 '인간의 길'위에서 살아가는 '길고양이의 삶'은 길의 본래 주인이었던 '생명'을 가르쳐 줍니다. 


  '길'은 누구의 것일까?


  '인간의 길'에서는 인간이 우선일까요? '길고양이'들이 설 자리가 인간의 활동영역이 넓어짐에 따라 더욱더 비좁아 집니다. '길의 주인'임을 자처하는 인간들에게 '길고양이'들은 초대하지 않는 손님일 뿐입니다. 

  인간들은 '길고양이들'과 동거하는 것이 '매우 어렵고 힘든 일'이라고 토로합니다. 하지만 그 말은 '길고양이들'도 같은 생각일 것입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에 등장하는 고양이들은 인간으로 인해 평균 3년이라는 짧은 생마저도 못 마치고 죽어갑니다.

  함께 하기에는 힘든 '인간'과 '길고양이'는 오늘도 길을 두고 서로를 경계하면서 살아갑니다. 길은 과연 누구의 것일까요?


  1년반의 기록 '길고양이들의 life'가 남긴것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는 겨울에서 봄그리고 여름과 가을 다시 겨울로 이어지는 기간동안 작가 이용한씨가 살던 마을에 있는 고양이들의 일상을 사진과 함께 관찰과 상상력을 더해서 쓰여진 에세이 입니다. 1년 반이라는 기간 동안 여러마리의 고양이가 등장하고 사라지지만 '사진'이 포착하는 '생명'은 언제나 동일한 무게로 느껴집니다.

  인간이 인간의 생명을 가치있게 만들면서 상대적으로 무시하게 되는 '다른 생명'들의 기록이기도 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는 동일한 무게로서의 생명의 주인인 '길고양이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생각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그동안 우리의 동반자를 어떻게 대해왔는지를......


  언젠가 우리가 생각했던 생명의 가치를 말할때, 진정한 생명의 가치를 말할 수 있으려면 생명은 모두 소중한 것이라는 말의 의미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실천해왔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에 등장한 '길고양이들'에게 먼저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생명력을 독자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생명의 가치와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었습니다. 다음으로 작가 이용한씨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작가분께서는 자신이 사랑한 길위의 생명들을 사진과 글을 통해서 알려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안녕, 고양이는 고마웠어요>를 추천해주시고 알려주신 지인분들과 소중한 책과의 만남을 주선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필자의 마음 속에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일깨워 주신것에 모두에게 감사의 인사를 남깁니다. 


  2011년 출간 소식을 접한 "명랑하라 고양이"편 또한 기대가 됩니다. 아직 못다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또한 접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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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 - 가정용 곤충에 관한 은밀한 에세이 1881 함께 읽는 교양 9
조슈아 아바바넬.제프 스위머 지음, 유자화 옮김 / 함께읽는책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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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호감적인 우리들의 불편한 동거인들을 대상으로한 독특한 이야기
 

  당신은 에세이 입니까?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는 에세이 입니다. 표지 하단의 메시지는 분명 '이 책은 생물학 서가에 놓일 책이 아닙니다'라고 쓰여져 있습니다. Eat, "play",Love(먹고 옮겨 다니고 사랑하라!) 곤충 세계의 교훈이 독자를 반겨주듯이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는 우리와 함게 살고 있는 때로는 불편한 동거인인 곤충들의 이야기 입니다.

  우리의 시선으로 포착할 수 없는 현미경 속 세계에서 벌어지는 황당한 세계묘사는 분명 과학이나 교육서재처럼 보이지만 분명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는 집곤충들의 삶을 위트있게 묘사한 재치만점의 에세이 입니다. 


  당신은 너무 자세하게 찍었습니다. 

  5~15cm의 곤충들이 확대되어 위용(?)을 자랑합니다. 사진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제프 스위머'가 포착한 곤충들의 모습은 크게 확대되어 너무나도 실감나게 독자의 눈에 들어옵니다. 작가의 악취미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서도 그가 찍은 사진들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들이고 우리가 보지 못하던 세계의 주민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듯 싶습니다. 수십장의 확대 컷을 자꾸 보니 그들도 나름대로 귀여움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갑옷을 두른듯한 모습과 오동통한 살찐 몸매 날카로운 턱관절과 돌기들의 모습을 보면서 밥먹기는 조금 힘들지만 지적 욕구는 충분히 채워지네요.


  야생의 왕국? 그곳은 혼돈 그 자체입니다.

  <혼자가 아니에요>는 곤충들의 교훈처럼 위트(재치,유머)가 돋보이는 에세이 입니다. 집먼지 진드기의 탈피를 콘서트장의 마돈나의 모습과 비교하거나 빈대가 탈피를 위해 다량의 피를 요구하는 것을 가리켜 '피의 성인식'이라고 명명하는 모습은 집에서 함께 동거하는 곤충에 대한 혐오를 어느정도 중화시켜주기도 합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리과인 나선구더기 유충은 충격적입니다.)

  만단위는 기본이고 수십만 단위의 그들과 함께 동거하는 그들이 벌이는 생존과 번식의 향연은 우리 인간이 이해할 수 없는 그리고 외면하고픈 현장들이지만 그 현장은 다름아닌 우리들의 집이기에 못 본척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필자는 책을 읽고 그들을 모두 밖으로 몰아내고는 싶었지만 할 수 없다는 사실에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충격적인 보고서? 독특한 에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는 우리들의 집 곳곳에 살고 있는 불편한 동거인들(그수가 매우 많다는 사실이 더 암울하지요 ㅠㅠ)을 소개하는 에세이 입니다. 굳이 하나의 장르를 더 붙이라면 블랙코미디 극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조슈아 아바바넬'과 '제프 스위머'가 만들어 낸 세계는 기존의 곤충들의 세계의 주인들에게 인격을 부여하고 그들의 생활 모습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위트 있는 내용들이지만 쓴웃음을 짓게 만드는 블랙 코미디 작품이라는 느낌도 듭니다. 매 페이지 마다 등장하는 그들의 모습은 외계생명체 혹은 혐오대상의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자꾸 보다보면 익숙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익숙해 질수 없는 분들이 더 많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필자와는 반대로 아내는 그들을 아주 싫어하고 책을 본뒤로는 더욱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과학 혹은 교육용 자료에 넣어둘가 하던 책을 다시 옮겨 에세이와 비소설 분야에 책을 끼워넣습니다. 고개를 흔드는 제 자신을 보며 독특하고 매력만점인 <당신은 혼자가 아니에요>를 독자들은 어떠한 평가를 내릴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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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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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시간을 만드는 요리사"-루프레히트 슈미트 

  죽음을 앞둔 이들에게 연명이 아닌 평안한 임종을 맞이하게 해주는 봉사활동을 가리켜 호스피스라고 합니다. '호스피스'는 인간의 존엄성과 남은 생의 질을 높이는 봉사로 방문자들을 섬깁니다. 아직 한국에는 낯선 용어이지만 삶의 질과 인간의 존엄성, 그리고 '호스피스'서비스를 요구하는 이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호시피스' 또한 계속 증가할듯 싶습니다.

  독일 함부르크에 자리한 '호스피스'기관인 '로이히트포이어'(역:등대의 불빛)의 요리사 루프레히트 슈미트는 '호스피스'의 정신과 이상을 실현하고 있는 분입니다. 슈미트는 매일 호스피스 사람들의 주문을 받아 그들이 원하는 요리를 만듭니다. 슈미트의 요리는 남은 생을 모르는 '호스피스 입주자'들에게 음식을 통해 지나간 세월의 기억을 되돌려주는 의미있는 일입니다.

  <내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는 단순히 죽음을 눈앞에 둔 이들이 먹게 되는 만찬이 아닙니다. 슈미트의 요리는 추억의 요리이며 방문자들은 슈미트의 요리를 통해 "자기 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마가린 비빔밥이 먹고 싶어요"-요셉아저씨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건 내 삶을 되돌아보면서 느껴지는 음식과 관련된 기억이었습니다. '호스피스'에 방문했던 이들이 추억 속 음식이 슈미트의 손에 의해 만들어져 올라 눈앞에 두는 순간의 소회들은 숙연하면서도 깊은 감동을 줍니다. 누구나 한번쯤 어릴적 추억의 음식을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글을 쓰는 필자 또한 어릴적 어머님이 영양을 보충해주기 위해서 만들어주셨던 음식이 생각납니다. 음식을 눈앞에 둔 이들은 비록 그 음식을 입안에 넣지 못할지라도 음식의 향과 모습만으로도 깊은 감동을 느낍니다. 이들이 만난 음식은 단순한 음식이 아닌 추억이기 때문입니다.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이들에게 음식이 얼마나 가치있는가를 말하기 보다는 '추억의 가치'를 담은 음식이 이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들을 갖게 됩니다. 


  "촛불이 켜져 있는가? 아니면 켜져 있지 않은가?"


   '로이히트포이어'의 현관에 초가 켜져 있으면 입주자 중 누군가 세상을 떠났다는 표시입니다.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언제 어떻게 어떠한 죽음을 맞이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추억을 다시한번 맞이하고 남은 시간이나마 생의 의미를 찾은 이들에게 죽음은 절망이 아닌 잠시간의 이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하고 아내와 남편이 소통하고 홀로 사는 이들이 자신의 마음을 여는 모습들을 보면서 필자는 '호스피스'의 의미를 다시한번 살펴봅니다. 남은 생의 시간을 늘릴 수 없지만 입주자들의 하루를 가치있게 만드는 순간들을 제공하는 슈미트의 요리.

  만일 우리의 삶에서 마지막 저녁 식사가 있다면 여러분은 누구와 어떤 음식을 식사하고 싶으신지요.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부모님을 만나고 오늘 하루도 눈을 뜨고 살아 숨을 쉬며 글을 읽고 쓸수 있는 이 시간을 감사합니다.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살아가지 못하는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가르쳐 주는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삶', 이웃, 학우, 지인, 그리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생각할 수 있는 이 순간이 여러 독자분들에게도 함께 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몸속에 어느날 멈춰 설 시계가 째깍대고 있지 않다면 인생은 지옥일 거예요.

즐거움과 행복이 없겠죠.

이 상태가 유한하다는 것을 알기에 열정적으로 삶을 향유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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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수 야곱 - 복잡한 세상을 사는 소박한 지혜
노아 벤샤 지음, 공경희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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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 어두운 밤. 잠에서 깨어 눈을 뜸에 감사하며, 추운 공기 속에서 작은 설탕 한조각과 뜨거운 차에서 얻어지는 단맛에서 '인생의 맛'을 깨닫는 사람. 동트기전 자신의 일터인 빵공장의 고즈넉한 어둠을 머리에 기도수건을 쓴것과 같이 느끼는 경건함과 오븐을 덮여 이후에 올 동료들을 맞는 사람.
  혼자 사는 야곱의 아침일과는 동료들에게 쉼과 여유를 더하여 주지만 그는 결코 댓가를 원치 않습니다. 야곱의 빵굼터의 아침을 여는 시간은 그가 갈대가 되어 신의 숨결을 통한 음악. 즉 글쓰기를 하는 시간입니다. <빵장수 야곱>은 어느 노부인의 빵에 들어간 야곱의 글이 일으킨 작은 기적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지혜의 책입니다.

"지혜는 날 배부르게 하지 않는다. 지혜는 날 허기지게 할 뿐이다." p.18


  평생을 지혜를 찾던 노 부인이 우연히 발견한 빵 속의 글은 지혜를 얻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들에게  바보가 된 기분을 맞게 만듭니다. 노부인은 자신의 깨달음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나누기를 소망하였고 동료들의 부탁과 주변의 권유로 야곱은 자신의 글들을 빵속에 넣게 됩니다. 사람들은 '포춘쿠키'처럼 빵을 사고 그 빵 속에 들어있는 메시지를 발견하면서 다양한 반응을 보입니다. 공감, 분노, 슬픔, 그리고 의문과 호기심 등 사람들은 자신이 발견한 메시지를 가지고 야곱에게 찾아와 메시지의 참 뜻을 배웁니다. 때로는 경청을 하기도 하고 논박을 하기도 합니다. 야곱은 그들을 위해 자신의 지혜를 나누어 줍니다. 

  "물이 끓자 차 주전자에서 쉬쉬 소리가 났다. 야곱은 물을 끓이면서 부름을 받을 때까지 인내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부름 받을 때는 부름을 들을 수 있어야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의를 집중해야 한다. 부름이 오고 그 소리를 들을 때는 활동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했다. 인내, 차분함, 주의, 활동.....작은 부엌에서 아침 차를 마시며 야곱은 그런 생각을 했다." p.77

  지식과 지혜 그리고 이를 얻기 위한 우리의 노력은 배움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게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에게 더해지는 지식과 지혜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특별히 지혜는 삶 가운데 경험을 통해서 그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빵장수 야곱>의 글은 저자가 삶에서 경험하고 배운 지혜를 담아냅니다. '야곱의 메시지'는 종이에 적힌 문자가 아닌 삶의 깨달음과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2011년 1월을 지나 2월이 되면서 새학기를 맞이하면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책은 우리 삶의 스승이다."라는 교수님의 말씀이 더욱 가슴에 새겨집니다. 고요한 공간 속에 빠져 말씀을 음미하며 책을 통해 얻게되는 사색의 시간을 감사히 받아들여 평화를 맞이하는 순간은 5분, 10분, 30분, 시간은 어쩌면 무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한순간이라도 깨달음을 삶에 실천할 수 있는 오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가 내일의 하루 모래의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복잡한 세상을 사는 소박한 지혜인 <빵짱수 야곱>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다시 돌아봄과 삶의 양식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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