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 필름카메라로 10년 동안 담은 그사람의 사진과 짧은 글
그사람 지음 / 스토리닷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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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 나의 근처를 배회(?)하는 책들은 다들 일상에서 조금 자유로워지기 내지는 반발(?)해보는 책들이다.

별 하는 일이 없는 데도 늘 바쁘게 쫓기는 느낌 때문에 마음의 여유가 없다.

카메라를 한참 배우러 다닐 때에는 관련 책들도 열심히 읽었는데, 그런 여유조차 없어진 모양이다.

 

제목에 ‘느릿느릿’이 있어 선뜻 손이 간 책.

 

필름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이다. 게다가 소위 똑딱이라 부르는 콤팩트형 필름 카메라.

아마 사진을 한 장이라도 더 건져보겠다고 내가 DSLR을 들고 다니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무게를 원망하다 다시 아쉽던 콤팩트 카메라를 들고 다니게 된 그 마음이랑 비슷했나 보다.

 

필름 카메라라니....게다가 콤팩트형?

절로 ‘느릿느릿’이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네 싶다.

요즘은 필름 카메라를 사는 것도, 현상도 예전보다 쉽지 않고, 무엇보다 디지털 카메라처럼 용량 큰 카드만 있으면 되니 수 백장씩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찍으려는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고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셔터를 누를 수 밖에 없을 것이 아닌가?

 

요즘 힐링 힐링 하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게 생각되는 세상에 조금은 느리지만 다르게 사물을 볼 수있게 하는 카메라에 대한 생각이다 싶다.

 

필름 카메라, 필름, 현상 등 필름 카메라에 관한 가이드도 잘 나와 있다.

후지를 쓰면 후지 현상소, 코닥 필름을 쓰면 코닥 현상소가 좋다는 등등...

필름이라 생각하고 봐서인지 사진들도 더 따뜻해 보이고 좋다.

 

사진이 잘 못 나오는 건 장비 탓이 아니란다...나의 기술 문제와 대상을 보는 문제의 탓이지.

하면서

다시 작은 카메라로 돌아서면서,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고 카메라 가방서 숨 죽이고 자고 있던 필름 카메라를 꺼내어 볼까? 하던 마음에 다시금 불을 붙여준 책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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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이 정말
성석제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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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서가를 돌다가 꼭 소설집인데도 읽게 되는 소설가 중에 성석제 작가가 있다.

 

타고난 이야기꾼

그것도 엄청 재미나게 풀어내는 이야기꾼

 

이렇게 간단명료하게 설명하면 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나한테는 그렇게 인식되어져 있는 모양이다.

지난 번 읽었던 소설집은 그런 나의 생각이 깨지게 조금 무겁기도 했지만, 이번에 그 둘이 잘 조화를 이룬 소설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인간이 정말’에 나오는 맞선남은 말할 것도 없고, ‘홀린 영혼’의 초등 동창 이주선, ‘해설자’의 문화해설자 코스프레중인 김문일.

한 마디로 이 인간이 정말? 소리가 절로 나는 진상 캐릭터들이 많이 나온다.

 

조금 다른 느낌이긴 하지만, ‘론도’의 그, ‘남방’에서 루앙프라방의 박, ‘찬미’의 민주까지 예사롭지 않은 캐릭터들이다.

 

낯설게 조선시대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 ‘유희’가 책 한권을 써도 되겠다 싶은 내용으로 나오고, ‘해설자’에도 조선시대 이야기가 대거 해설되어 나온다.

 

숨 가쁘게 정신없이 쏟아내는 글귀를 나도 급하게 읽어 내리며 피식피식 웃어가며 작가도 손놀림이 빠르셨을까? 상상해보기도 하며 읽는 재미가 좋은 소설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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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처럼 - 핀란드, 스웨덴, 덴마크 여행을 디자인하다
김나율 지음, 이임경 사진 / 네시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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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실 여행기는 (이런 이야기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가장 쉽게 낼 수 있는 에세이 종류가 된 듯 하다. 여행이야 보편화가 되어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낼 수 있는...

환경적 변화로 발이 묶여 있다 보니 못 나가는 대신 더 여행기를 더 챙겨보게 되는데, 여행에 대한 감상도, 아님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밑도 끝도 에필로그도 없이 끝나는 허무한 여행기 많다.

이 책 프롤로그쯤에 해당하는 ‘Like the Nordic'에서부터 다소 재미난 어투에 빠져들게 한다. 사진과 글, 쓰고와 찍기를 친구와 나눠하고 있는데, 어느 쪽 기울지 않고 좋다.

 

가고 싶었다.

어딘가에 간다면 그것은 북유럽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19p)

라는 타이틀 아래 움직이지만, 북유럽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피요르드 관광도 나오지 않고, 백야도 나오긴 하지만 미미하다.

 

여행자 두 사람이 모두 디자인을 전공해 디자인을 위주로 보고 있지만, 그다지 과하지도 않고 적당하다. 그럼에도 북유럽에서 노르웨이를 디자인의 관점에서 과감하게 빼고 여행을 돌게 된다. 또 그러면서도 핀란드의 아라비아, 이따라, 마리메꼬와 스웨덴의 이케아, H&M, 덴마크의 로열코펜하겐, 일룸스 볼리후스, 헤이하우스, 레고까지 제대로 출생을 일러준다.^^

주로 헬싱키, 스톡홀름, 코펜하겐, 잠깐 건너간 탈린까지 수도를 위주로 돌고 있지만, 많은 박물관과 전시관은 물론이고, 마켓과 레스토랑, 숙소 이야기까지 재미나게 둘러본다.

 

맥주가 주는 이미지는 썩 근사하다.

그것은 커피보다는 역동적이고 소주보다는 쿨하며 와인보다는 소탈하고 콜라보다는 어른스럽다. 나도 그 로망에 동참하고 싶은 욕구가 생기곤 한다. 막상 먹어보면 그 맛이 내가 상상한 이미지와 딱 들어맞지 않아 늘 실망하는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그건 커피도 그렇고 와인도 그렇기 때문에 맥주만 따로 떼어내어 심하게 탓할 생각은 없다.

정당한 그 맛 맥주탐험 232p 中

 

맥주에 대한 생각 나랑 너무 비슷해 혼자 클클했다.^^

 

“핀란드 사람들은 비싼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스웨덴 사람들은 비싸도 겁내지 않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비싸지 않을까 두려워한다.”

무조건 두배 코펜하겐 물가 232p

하고 겁을 주는 데도 ‘코펜하겐 카드 입장 가능’이라 적힌 곳들이 많은 거 보니, 마법의 카드로 통할 듯도 하고, 예쁘고 편안한 의자와 유려한 곡선의 카트가 인상적인 코펜하겐의 카스트루프 국제공항 나도 가고 싶다.^^

 

언젠가 또 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언젠가는 가게 되겠지.

오로라도 봐야하고 투르쿠에 사는 사람이 사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굳이 보지 않았던 인어공주의 앞태도 좀 궁금하긴 하니까. 게다가 그곳에는 아직, 우리가 미처 만나보지 못한 여유롭고 신선한 삶의 조각들이 충분히 남아 있을 테니까.

여행의 끝을 잡고 북유럽 어딘가 中 298

 

 

어차피 모든 여행은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었던가?

 

아마 우리에게 대단한 여행이란 없지 않을까?

적당하면 좋은 것(21p)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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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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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 이후 그의 책을 늘 봐오면서 다 읽고 나면 차분해지다 못해  우울(??) 해지기까지 드는 기분을 어쩔 수 없어, 좀 밝은 내용을 안 쓰실까?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의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걸 읽고 나니 책 처음부터 비시시 웃어대던 짓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된다.^^

 

'소설을 읽고 나면 며칠은 마음이 가라앉아 평상심을 되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즐거운 이야기는 쓸 계획이 없냐고 대놓고 묻기도(208p)' 하는 독자는 물론이고, 달까지 '무안하게도 글 좀 재밌게 쓸 수 없냐는 타박(207p)'을 주었다니 말이다.

 

주차장에 관한 이야기나 치과 이야기를 비롯, 많은 이니셜들의 인물들도 꼭 작가 주변의 일이나 사람들인 것처럼 스물 여섯 편의 이야기에 친근하게 여러번 등장하는데, 꼭 내 주변의 일인 것처럼 살갑다.

 

슬며서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이 책이 예뻐 거푸 읽었다. 신경숙 작가의 글이면서 그의 여느 책 분위기와는 달라 좋다. 그럼에도 물론, 그의 그림자를 놓치고 있지는 않는 것이 또한 이 책의 매력인 듯 하다.

 

무릇 창작이 살을 깎는 고통으로도 비유되지만, 그의 책들 중에 '손바닥만한 글을 자유롭게' 쓰여진 글도 다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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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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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늘 바쁘고, 화나고, 급하다.

왜 그렇게 살고 있나? 싶으면서도 잘 나지도 않은데, 좀더 잘 난? 사람이 되고 싶어해서가 아닐까? 싶다. 

멋지게 늙어가려고도 하지말고, 생기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조급증을 내봐야 일어난 일은 일어난 일이고, '일어난 일은 다 잘 된 일이다.'라고 생각하면 될 것을 말이다.  

법륜 스님의 책을 읽고나니 다시 한 번 내 삶을 돌아보며 드는 생각이다.

 

[스님의 주례사]를 읽고, 결혼도 안 해보신 분이 유쾌하게 결혼에 관한 문제를 풀어내는 것에 반해(??^^), 또, [엄마 수업]을 읽고 엄마에 대해, 엄마의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고 기회가 되어 스님의 즉문즉설(則問卽設) 강연을 보러 갔다.

역시나.....

그 후로 스님의 이야기 바라기는 계속되어 SNS로도 스님의 이야기를 만나고 있는데, 생생한 이 음성으로 적나라한(?) 표현으로 들을 순 없지만, 이 책도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생로병사(生老病死)에 관해 나누어 우리가 하는 고민들에 대해 속 시원하게 이야기를 해주신다. 인생을 맞이하는 자세, 나와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 결혼, 퇴직, 퇴직 그 후의 삶 등으로 나누어 답을 주신다.

 

빠르게 읽으려하면 얼마 걸리지 않게, 쉽게 읽히지만, 주변에 두고 삶에 대한 생각을 추스르려 할 때 다시 정독을 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도움을 받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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