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신경숙 짧은 소설
신경숙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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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소설집 [풍금이 있던 자리] 이후 그의 책을 늘 봐오면서 다 읽고 나면 차분해지다 못해  우울(??) 해지기까지 드는 기분을 어쩔 수 없어, 좀 밝은 내용을 안 쓰실까? 생각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의 말미에 있는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다는 걸 읽고 나니 책 처음부터 비시시 웃어대던 짓을 다시 한 번 더 하게 된다.^^

 

'소설을 읽고 나면 며칠은 마음이 가라앉아 평상심을 되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즐거운 이야기는 쓸 계획이 없냐고 대놓고 묻기도(208p)' 하는 독자는 물론이고, 달까지 '무안하게도 글 좀 재밌게 쓸 수 없냐는 타박(207p)'을 주었다니 말이다.

 

주차장에 관한 이야기나 치과 이야기를 비롯, 많은 이니셜들의 인물들도 꼭 작가 주변의 일이나 사람들인 것처럼 스물 여섯 편의 이야기에 친근하게 여러번 등장하는데, 꼭 내 주변의 일인 것처럼 살갑다.

 

슬며서 미소를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이 책이 예뻐 거푸 읽었다. 신경숙 작가의 글이면서 그의 여느 책 분위기와는 달라 좋다. 그럼에도 물론, 그의 그림자를 놓치고 있지는 않는 것이 또한 이 책의 매력인 듯 하다.

 

무릇 창작이 살을 깎는 고통으로도 비유되지만, 그의 책들 중에 '손바닥만한 글을 자유롭게' 쓰여진 글도 다시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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