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의 해변의 여인이 흥얼거려지고 '여름이니까 아이스커피' 광고가 잦아지는 걸 보니 여름이 왔나봅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뻘뻘 났던 2012년의 여름을 지나 2013년의 여름도 그 기세가 6월부터 대단한 느낌입니다. 그래도! 여름은 어딘가 떠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에너지가 넘치는 설렘의 계절이기도 합니다.

 

최근 색다른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 중 유독 눈에 띄는 여행이 바로 캠핑입니다! 오늘은 기존의 도서를 개정하여 <탐나는 캠핑> 이라는 시리즈로 묶어 다시금 독자들을 캠핑의 세계로 빠지게 할 허영만 화백의 책 소개와 함께 짧지만 즐거운 이메일 인터뷰를 함께 실어보고자 합니다.    

                                                                                                 -알라딘 도서팀  도란

 

 

허영만 선생님 안녕하세요. 알라딘에서 여행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도란, 이라고 합니다.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 이후 여행분야에서는 오랜만에 뵙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신간을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요새 가장 ‘핫’하다는 캠핑 책으로 만나 뵙게 되어서 더 반갑습니다.

 

 

탐나는 캠핑’ 시리즈는 기존에 나왔던 책들을 하나로 모아 재출간한 것인데, 어떻게 재출간을 결심하게 되셨나요?

 

<허패의 집단가출>,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 <집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를 이번에 리뉴얼하여 출간하였는데 제목에서 보다시피 책의 구성과 컨셉이 독자 중심이라기보다는 여행을 다녀 온 우리 멤버들 중심으로 되어 있었어요. 그런 아쉬운 생각이 있던 참에 출판사에서 ‘비박과 야영’이라는 여행의 공통점을 살려 <캠핑> 시리즈로 출간하자고 해서 몇 가지 정보와 사진 등을 보완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허영만과 열 세 남자,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책이 나왔을 때 참 재미있게 읽었는데요. <허영만과 함께 타는 요트 캠핑>은 표지가 바뀌면서 더 다이내믹해진 느낌이 듭니다. 인터뷰 준비하느라 다시금 읽었는데 이전에는 없었던 여행정보들이 자세히 들어있어 좋았습니다.

총 23곳의 여행지가 있었는데, 가장 아름다웠던 곳, 그래서 다시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다면요?


우리 섬은 구석구석 참 아름답습니다. 그 중에도 사람들에게 내 놓고 싶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섬은 ‘굴업도’였습니다. 그 아름다운 섬이 어느 대기업에서 개발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안타깝습니다. 굴업도가 후세에까지 아름답게 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독자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혹 개발을 포기할 지도 모르죠.

 

 

 


해경도 듣고 피식 웃었던 그 이름 ‘집단가출호’ 는 혹시 선생님이 지으셨는지요? 아무래도 집단가출을 하려면 마음 맞는 사람들이 있어야 할 텐데요. 어떤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요? ‘바로 이 사람이다!’ 하는 선생님만의 선정 기준이 있으신가요?


그렇죠. ‘집단가출’을 하려면 무엇보다 마음이 맞아야 해요. 그래서 오랫동안 같이 산을 다녔던 친구들 중 시간이 되는 사람과 동행하게 됩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그 사람의 면면을 볼 수 있거든요.

 

 

 


일반인들에게 요트캠핑이란 상당히 생소한 개념입니다. 책에도 여러 번 나왔지만 요트하면 떠오르는 몇 가지 이미지들은 미녀, 비키니, 와인, 화이트 셔츠 정도의 럭셔리한 느낌인데요. 사실 책을 읽어보면 ‘굳이’ 요트를 타서 겪었던 어려움이 많이 나와 있습니다. 일반 배를 탔다면 이렇게 힘이 들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이렇듯 요트캠핑에 대해 잘 모르고 오해하는 일반 독자들을 위한 항변(?!) 한 번 부탁 드리겠습니다. (요트 타다 죽을 고비를 넘겼던 수 많은 일화 중에 하나를 들려주셔도 좋겠습니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요트’는 아직 생소하고 럭셔리해 보이지요. 실제로 상당한 고가의 장비에 시간도 많아야 요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트를 즐긴다는 것은 일정한 고통을 감내해야만 합니다. 특히 무동력 요트는 바람이 없어도 문제, 바람이 강해도 문제라 매번 재미있는 세일링을 즐길 수 없습니다. 5번에 2번 정도 제대로 바람을 탈 수 있죠.
7차 항해 때인데 12월의 차가운 겨울 바람이 거세게 몰아쳤습니다. ‘풍랑주의보’ 가 내린 겁니다. 대원들은 새벽잠에 빠져 있다가 긴박하게 움직여야 했습니다. 거센 바람과 파도 때문에 요트가 암벽에 부딪쳐 산산조각 나기 직전이었거든요. 한 시간의 사투 끝에 겨우 요트를 안전하게 정박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 우리 대원 중 한명이 심하게 넘어져 이가 부러지는 사고가 났었지요. 책에 그 당시의 상황이 생생히 그려져 있어요. (p.141~151) 보시면 아찔할 겁니다.
요트 타면서 힘든 게 뭔 줄 아세요. 첫째는 배멀미. 8,000미터 산을 화장실 드나들듯 하던 박영석 대장도 배멀미로 그로기 상태가 되었어요. 둘째는 소변. 흔들리는 배에서 곡예자세로 용변을 보는 거예요. 상상이 가나요?

 


 

 

책을 읽으면서 제일 재미있었던 내용이 놀래미 매운탕을 끓이고 난 후 식사당번에서 영구제명 되셨던 부분인데요. (p.39~42) 진짜 영구제명 되셨던 거 맞나요? <식객>의 저자로서 좀 창피하지는 않으셨는지, 혹 영구제명 된 걸 좋아하진 않으셨는지 궁금합니다.

 

맛있는 놀래미 매운탕을 끓여 주려고 서두르다 깜박 쓸개를 제거하지 않았어요. 나는 약간 씁씁해도 먹을만 하던데 대원들이 호들갑을 떨더라고요. 내 음식 솜씨에 대한 기대치가 컸나봐요. 그래서 혼자 잘 먹고 그 후 식사당번도 안하게 해줘서 일거양득이었지요.

 

 


 

또한 여행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현지에서 바로 공수된 재료로 하는 음식은 별 양념이 없어도 별미지요. 굴업도 이장님이 해준 아구찜과 간재미찜은 잊을 수 없는 맛이었어요. 해풍에 꾸둑하게 말린 아구와 간재미를 쩌내고 양념간장 소스에만 찍어 먹는 건데 기가 막혔지요. 달이 휘엉청 뜬 백사장에 둘러 앉아 소주까지 한잔 들어가니 천상낙원이 따로 없더라고요. 그리고 또 한가지를 꼽으라면 거문도 근처에서 낚아 올린 새끼 참치를 썰어 먹은 회비빔밥. 그것도 잊기 힘든 맛이었어요. 생각하니 또 군침이 도네요.

 

 

 


허영만표 캠핑은 “OO다!” 라고 한 마디로 정의해 주신다면요? 또한 평범한 여행보다 캠핑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허영만에게 캠핑(야영)은 ‘별 백만개짜리 호텔’이에요.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보며 잠을 청해 보세요. 어떤 호텔이 그보다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그 맛에 끌려 캠핑을 가는 데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연 속에 자유’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앞으로 해보고 싶은 캠핑, 또는 여행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은퇴하면 캠핑카를 한 대 장만하는 것입니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캠핑카를 타고 우리나라 구석구석을 다니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스케치해서 소개하고 싶어요. 그리고 맛있는 음식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어요. 그런 시간은 곧 다가올 겁니다.


 

 

알라딘 공식질문입니다. 요새 읽고 계시는 책을 소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은 선생님의 <바람의 사상>에 푹 빠져 있어요. 이 책은 유신시대의 한복판, 정확히 1973년 4월부터 77년 4월까지 4년간 치열하게 기록한 고은 시인의 일기입니다. 시인이 어떻게 역사의 풍랑에 휩싸이면서 현실에 대해 발언하는 문학가가 되어 가는지 정밀한 다큐멘터리처럼 기록하고 있어요. 이 과정에서 ‘시인은 무엇인가?’하는 고민과 자문은 계속되며, 시인으로 문인으로 자존감을 힘들게 지켜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과 특별히 알라딘 독자들을 위해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책을 보면 재밌다”
“캠핑을 하면 더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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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먹지 마세요! 두레아이들 생태 읽기 3
루비 로스 글.그림, 천샘 옮김 / 두레아이들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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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고기라면 눈을 반짝이는 친구에게 이 책을 서프라이즈로 선물했다.

책을 다 읽고 보내온 일명 그림이 있는 독후감!

장조림을 맛있게 먹으면서 이 책을 읽었다는 게 다소 충격적이었지만, (ㅋㅋ)

내용이 지나치게 알차고 재미나서 내 방 문에 붙여 놓고 우울할 때 종종 읽는다.

 

그러나 도서명 <우리를 먹지 마세요>를 줄여 <우먹마>라고 표기한 육식대마왕은

오늘도 눈을 반짝이며, 본인이 쓴 독후감 내용을 다 잊고 족발과 치킨을 먹으러 가자고 한다.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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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을 지나 어느덧 아침 저녁으로 찬 바람이 코끝을 스칩니다. 여름의 뜨거운 휴가가 듣기만 해도 설레는 ‘해변의 여인~ 야야야야 바다로~’ 같은 노래의 느낌이라면 선선한 지금부터의 휴가는 ‘세월이 가면~ 가슴이 터질듯한~’ 과 같은 서정적인 느낌이겠죠.

이렇듯 부를수록 기분 좋은 단어 여행, 대한민국 최고의 이야기꾼이자 만화가 허영만 화백, 그리고 일본의 맛과 풍경이 만났습니다. 출간되자마자 여행서적 판매순위 1위를 기록한 
<허영만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의 출간기념회에 여행md가 다녀왔습니다. 허영만 화백의 이번 책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된 출간기념회 현장과 더불어 허영만 선생님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전해 드립니다.  
 
 
 
-글/사진 도서팀 도란

 


여기는 홍대 앞 카페 소스 (café source) 라는 곳입니다. (일본 도톳리 시에 있는 카페의 한국지점으로써 일본의 식문화를 한국에 소개하는 가교역할을 2009 7월부터 해오고 있다.) 오늘 허영만 선생님의 첫 번째 출간기념회를 바로 이 카페에서 하게 됩니다. 프레스 센터같이 딱딱한 곳이 아니라 더 멋지네요. 카페의 불빛이 초저녁의 어스름한 풍경과 어우러져 한껏 멋을 냈습니다. 카페 안도 구경해 봅니다. 나무 테이블과 주황색 조명이 따뜻합니다. 이곳 저곳에서 선생님의 책이 보이네요.


오늘의 주인공, 허영만 선생님께서 도착하셨습니다! 우와, TV에서 뵌 것보다 훨씬 더 멋있으세요! 이건 출판사 편집장님께 들은 얘긴데, 평소에는 오늘처럼 정장을 입지 않으신다네요. 레이어드로 한껏 멋을 낸 남방과 면바지, 스니커즈, 거기에 백팩이 선생님이 추구하시는 룩이라고 하네요. 저도 그 모습 꼭 보고 싶어요

200권의 책에 사인을 하시는 모습입니다.
하트 무늬를 책마다 그려 주셨어요. 제가 직접 가지고 간 책에 사인을 받았어야 했는데 너무 바빠 보이셔서 잠시 주춤한 순간 사인이 끝이 났습니다. ㅠㅠ
 

 

 
 

 

인터뷰 질문을 열심히 준비해 간 저는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대일 인터뷰를 할 시간적 여유는 없어 보였거든요. 앗! 그런데 그 때 카페 테라스에서 기습 인터뷰와 포토타임이 시작되었네요. 놓칠 수 없죠!

1. 어떤 책인지 간단하게 소개 좀 부탁 드립니다.
일본 각 지역에 숨어있는 온천과 맛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2. 이번에 일본을 여행하시면서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있다면요?
아귀탕이 기억에 남네요. 아귀찜은 아니고.
3. 가장 좋았던 지역, 기억에 남는 비경 또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같은 게 있으셨나요?
일본의 온천을 돌아다녔는데 원래 화가가 그림을 그리던 공간을 온천으로 개조해서 사용한 곳이었어요. 나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니까 여기서 작업을 하게 되면 맨날 술이나 마시며 놀까, 아님 작업을 할까 뭐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웃음)
4. 다음 작품으로 어떤 걸 구상하고 계신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다음 작품은 모르겠고 지금은 <말에서 내리지 않는 무사>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잘 빠지는 머리카락이 몽땅 다 없어져 버릴 것 같네요. (웃음)
5. 선생님, 겨울 여행을 혹시 계획하고 계신지 여쭙니다.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겨울 여행지가 있다면요?
아직 계획은 없지만 가보고 싶은 곳은 제주 올레길이요. 제주도에 한 번 가는 김에 다 돌아보고 싶지만 그렇게는 시간이 안 날 것 같고 올레길만큼은 꼭 가보고 싶네요. 근데 아직 계획은 없습니다.


본격적인 양질의 질문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왜냐하면 이제 제가 발언의 기회를 얻었거든요!

1. 이 책을 기획하고 집필하실 때 염두에 둔 독자층이 있으셨어요? 또는 이 책을 꼭 읽어줬으면 하는 사람들이랄까요?
여행을 통해서 여유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들. 여행 가서 바쁘게 사진만 찍고 그러는 게 아니라 진짜 즐기는 여행을 갈망하는 사람들. 쉼을 원하는 사람들이 꼭 봐야 하는 책입니다.
2. 일본 요리도 참 맛있고 다양하지만 맛으로 더 유명한 나라들도 있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 프랑스 라든가, 이탈리아 라든가. 그런 곳으로 또 다른 미식여행을 떠나고 싶진 않으세요?
저는 양식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웃음)
3. <식객>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다양한 음식들을 맛보시고, 이번엔 일본에서 색다른 음식을 또 여행하셨어요. 음식에서 느껴진 일본, 일본음식, 일본 사람들의 특징 같은 게 있을까요?
일본 요리는 눈으로 보면서 느끼는 음식입니다. 그릇이 모양도 그렇고 색깔도 그렇고 그렇게 다양할 수가 없어요. 음식 재료도 정말 다양하구요. 또, 우리나라 음식은 국물이 있는 음식과 없는 음식이 확실히 구분이 되는데 일본은 그렇지 않은 것 같더라구요. 좀 달고. 그리고 계란으로 한 음식이 많다는 특징이 있죠. 아무데나 다 계란이 들어가니까.
4. 마지막 질문입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식객>의 음식 하나,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맛있게 잘 쉬었습니다>의 음식 하나를 꼽아 주세요.
일본 사람들에게는 간장게장이 잘 맞을 것 같네요. (이호준 선생님의 답변) 그리고 한국 사람들에게는 타이노 시오 가마라고 하는 도미 요리를 추천합니다. 그 도미 맛이 참 괜찮았어요. 계란과 소금을 잘 섞어 도미를 덮고 오븐에 구워 익혀 먹는 요리거든요. 그 겉의 소금을 망치로 깨어내고 안의 도미를 먹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출판기념회가 시작됩니다. 이것도 역시 카페 테라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굉장히 다양한 분들이 참석해 주셨는데요. 기념회 내내 한국어와 일본어로 식순이 진행될 만큼 이번 책을 출간하기까지 물심양면 지원해 주신 많은 일본 관계자 분들도 자리를 빛내 주셨답니다. 식순이 꽤 길었는데 과감히 생략하고 허영만 선생님의 한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오늘 슬픈 일과 기쁜 일을 함께 겪고 있습니다.
아침에는 히말라야에서 실종이 된 박영석 대장의 영결식이 있었구요, 또 오늘 밤에는 이렇게 출판 기념회를 갖게 되어서 희비가 엇갈리네요.
이번에 일본의 크레아, 한국의 한진관광에서 도움을 줘서 2년 반 동안 일본 여행을 했는데요. 그 동안 느낀 것은 여행은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라는 것입니다.
경치가 좋은 곳을 수도 없이 다녔지만 그 경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여행의 참 맛을 많이 느꼈거든요.
여행은 역시 사람이 있는 곳에 가야합니다.
그 동안 많은 현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사귀었는데, 너무 좋아서 다음에 또 오겠다는 약속을 수도 없이 남발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 한국에 오게 되면 꼭 연락하라는 약속도 남발했습니다.
지금은 일본 여행을 계속 하고 있어서 그 약속을 못 지키고 있지만, 조만간 제가 남는 것이 시간 밖에 없는 사람이 될 것이므로 그 약속들을 충실히 지키며 일본을 다시 방문할 생각입니다.
이번 책은 저와 글을 쓴 이호준의 일방적인 기호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 중에 선택해서 여행을 하다 보면 여러분들 맘에 드는 곳이 분명 여러 곳 나타날 것입니다.
꼭 여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출판기념회가 처음이거든요. 좀 얼떨떨하고 좀 그렇습니다.
앞으로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많이 알려져서 일본 곳곳의 아름다움이 또 맛있는 음식이 여러분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맙습니다.

아, 한 말씀 더 드리겠습니다.
일본이 아시다시피 지진, 쓰나미에 이어 방사능 피해 때문에 굉장히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순간으로 끝나지 않고 앞으로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아주 위험한 상황이죠.
일본이 가끔 정치인들 때문에 우리 국민들의 비위를 건드리긴 하지만 일본은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입니다.
가급적 방사능 피해가 적은 곳을 찾아서 많은 여행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부탁합니다.



선생님의 말씀 잘 들어보았습니다. 다음은 이 출판기념회에서 가장 베스트 장면으로 제가 꼽았던 건배제의입니다. 우와 아사히 맥주 색깔 정말 아름답네요. 멋집니다. 꿀꺽.
건배사는 ‘앞으로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넘어 플래티넘셀러가 되길 바라며, 위하여!



 
이제 모든 순서가 다 끝나고 함께 식사를 하는 시간인데요. 테이블 위 음식들의 위엄이 대단합니다. 게다가 맥주와 와인이 공짜라뇨. 여기는 정말 천국인가 봅니다.
허영만 선생님 출판 강연회를 간다고 하니 주변 분들은 하나 같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서 좋겠다며 초대장 가진 저를 부러워 했습니다. 여기 오니 정말 그럴만 하네요.
알라딘에서 이 책을 제일 많이 팔아 자신감 넘치는 가디언 출판사 마케터(착한)와 알라딘에 늘 애잔한 마음과 함께 진한 애정을 가지고 계시다던 편집팀장님, 그리고 고양이에 대한 안 좋은 추억을 가지고 계신 가디언 대표님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함께 했습니다.

 

  

처음 허영만 선생님 여행 책이 나온다고 했을 때 가슴이 뛰었습니다. 침체된 여행서적 시장에 한줄기 빛이 될거라는 촉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섣부른 촉은 적중하고 말았네요.
직접 선생님을 만나뵙고 얘기를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드니 어쩌죠. 이 책이 점점 더 좋아집니다. 그리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일본, 그곳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여기서 팁 하나, 가디언 대표님께서 남자친구와 함께 내년 1월에 일본 북해도를 꼭 가라고 추천해 주셨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기간만 잘 맞추면(?!) 폭설에 길이 끊겨 한국으로 한 2주간은 돌아오지 못할 거라나요. 그럼 회사에는 천재지변으로 출근하고 싶어도 가지 못한다고 전화 한 통만 넣으면 된답니다. . 가능할까요, 팀장님?

11월의 밤이 이렇게 저물어 갑니다.

 

 

사진 잘 못 찍는 저를 위해 사진기를 직접 매고 좋은 사진 많이 찍어주시고 다음날 점심도 사 주신 착한 분과
기발한 인터뷰 질문을 꼼꼼하게 작성해서 보내주신 다정한 분에게도 소소한 감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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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리 2011-11-04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와 허영만 선생님 미남이시네요!!! 아~ 일본 여행 가고 싶다. 북해도로요 ㅋㅋㅋㅋㅋㅋ

BRINY 2011-11-04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영석대장님과 함께 가셨던 뉴질랜드 캠퍼밴 여행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나나 2011-11-04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영만 선생님을 제대로 보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요~~ 오! 멋있으신>_...그런데 내년 1월 북해도.. 가고 싶네요 ㅋㅋ(저도 가능할까요, 사장님?)
 

 

 

 

 

 

 

저는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더 솔직하게 얘기하면 강아지를 짝사랑 합니다.
왜냐하면 일주일에 한 번, 주말에만 집에 들르는 저를 두고 저희집 강아지는 가끔 오는 손님,
내지는 자신보다 서열이 낮은 친구(과연 친구일까요?) 정도로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네 식구가 한꺼번에 집을 비웠다가 들어가기라도 하면 1년동안 못 봤던 사람들인것처럼
꼬리를 치고, 얼굴을 핥고, 이리저리 왔다갔다 뛰어 다니느라 한바탕 난리가 납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저에게는 가장 마지막으로 오고, 가장 천천히 뛰어 옵니다. ^^;  

 

결혼 적령기라고 불리는 나이대가 점차 높아지고, 혼자 생활하는 싱글들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예전보다 훨씬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느라 바빴던 어느 아침, 뉴스를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그 뉴스는 길 고양이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죄다 헤쳐 놓아 항상 그 잔해들을 치우기에 애를먹던 한 경비원 아저씨가 주인 있는 고양이를 아파트에서 밀어 떨어뜨렸다고 전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벌벌 떨고 있는 고양이를 막대기로 때려 죽이고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렸다고도 했습니다.
 

  

 

 

 

 

 

 

 

 

제가 위에 소개한 책 4권은 제가 최근에 읽은 책들입니다.
유기견이었던 시츄 깐도리를 어쩌다 맡게 된 노처녀의 잔잔한 이야기와 가족에게서조차 버림받은 쓸쓸한 중년의 아저씨를 끝까지 지킨 개의 애틋한 이야기는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저에게는 더 의미 있는 책이었습니다. 외롭고 눈물나는 날, 그래도 제 주인 곁에 바싹 앉아 사람보다 더 따뜻한 체온을 나눠주는 강아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두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머지 두 책은 그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따뜻한 에세이는 아니지만, 반려동물과 함께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필독서 같은 것입니다.
알라딘에서는 <건강/취미/레저> 라는 분야에 '반려동물' 이라는 카테고리를 두고 있습니다. 사실 제가 이 분야를 맡아 카테고리를 새로 개정하고 있을 때 '반려동물' 이라는 카테고리는 없었습니다. 대신 '애완동물' 이란 카테고리가 있었죠. 그러다 이 책을 발견하고, 이 책의 저자를 직접 미팅하고는 카테고리 명을 바로 바꾸었습니다. 애완동물이란 단어는 순전히 동물이 예쁘고 건강할때만 사랑하고 예뻐해 준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사실 동물과 함께 한다는 것은 수많은 책임감을 가지게 된다는 의미와도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반려동물이란 말의 의미를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분야를 맡길 참 잘했다는 생각을 한 건 순전히 이 도서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에만 존재하는,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게 되면 함께하던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관습. 그 관습을 이 책은 과학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편견이 얼마나 많은 오해를 불러왔는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생명들을 버렸는지 과학적으로 알려줍니다. 결혼, 임신, 출산을 앞둔 모든 분들에게 읽혀야 할 좋은 책입니다. 

 

 
 

그런가하면 오른쪽 책은 저희집 강아지에 대해 더 잘 알기 위해 고른 책입니다. 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지, 생각을 하긴 하는 건지 궁금했거든요. 이 책은 조금 어렵습니다. 그래도 개, 라는 종족의 기본 습성, 우리가 오해하고 있는 개의 습관들, 개와 동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개와 현명하게 동거하기 위해 필요한 책입니다. 이렇게 본인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저희집 강아지는 감동할까요? (^^) 

 

  

 

 

 

우리집 강아지 이름은 토리입니다. 왜냐면 제 성이 '도' 가 이기 때문이죠. 즉, 도토리! (^^)
반려동물과 더불어 현명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는 보다 성숙한 사회일테죠.
저는 책을 통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금요일! 토리를 만날 수 있는 날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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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1-06-25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강아지를 키운 적이 있었는데,, 지금은 키우지 않지만 님이 소개하신 책들은
꼭 읽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강아지 토리, 귀여워요. ^^

haroo 2013-05-02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카테고리를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바꾸셨다니 감동입니다. 또 마음이 놓입니다.
어 다르고 아 다르다고 하지요.
말이 지닌 의미 그대로 반려동물은 식구이지 장난감이 아닙니다.
식구를 버릴 수는 없겠지요.
책 소개 고맙습니다.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사토리얼리스트
1. 재단사, 라는 뜻을 지닌 라틴어 sartor에서 유래
2. 세계 최고의 스트리트 패션 블로의 명칭
3. 자기만의 개성을, 자기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 신사라는 의미

  

thesartorialist.com
스트리트 패션 사진만을 모아놓은 스콧 슈만의 블로그다.
이 블로그의 사진들 중 엄선하여 책으로 펴낸 것이 바로 <사토리얼리스트>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는 듯해 기분이 참 묘해진다.
사실 피사체가 되고 싶지는 않다. 난 사진 찍는게 정말 싫으니까!
하지만 피사체의 특징을 완벽하게 찾아내어 그 자연스러움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사진 작가이자, 이야기꾼인 스콧 슈만의 사진기 앞에는 나도 한 번 서 보고 싶을 정도이다. 











마지막 한 장,
스톡홀름에서
 

이 젊은 여성은 내가 사진을 찍을 때 무척 부끄러워하면서 어색해했다. 긴장을 풀어 주려고 갖은 재주를 피웠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잠시 촬영을 멈추고 카메라 뒤에 있는 LCD 모니터를 보여 줄때면 그녀의 얼굴이 풀어진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몇 장만 더 찍자고 했을 때 그녀는 동의했지만 여전히 얼굴을 굳은 채였다. 몇 장을 더 찍은후 "됐어요!" 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내린 바로 그 순간, 그녀의 얼굴 위로 커다란 미소가 번졌다. 나는 재빨리 카메라를 들어 마지막 한 장을 찍었다. 물론 그녀가 알아차리기도 전이었다. 그 미소는 완벽한 안도의 미소였고, 물론 나도 대만족이었다. 
(본문 198 쪽)






 

 

 


 

 

 

우리 딸, 

나는 절대로 이런 포즈를
취하라고 시키지 않았다.
누구나 저마다 특별한 무언가를
타고 태어난다더니.
(본문 478쪽) 

 

 

 

 

 

 

 

 

 

 

두 컷은 내가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편안했던 순간이랄까...가장 웃음이 나왔던 순간이랄까... 
사무실 책상에 붙여두고 가끔 짜증스러울 때 보고 싶은 사진들이었다.
이런 자연스러운 순간을 어떻게 포착할 수 있었을까?  

 

사람마다, 그게 어느 장소든, 특정한 시간이든, 특별한 누군가와든
분명히 가장 자연스러운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다.
나에게 꼭 맞는 옷을 찾았을 때의 그 만족감처럼, 
나를 가장 자연스럽게 해 주는, 나를 가장 잘 알아주는 그 누군가가 그리워지는 건
분명 이 책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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