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허준, 허준하면 전광렬 아저씨 (현재는 김주혁이죠)가 떠오릅니다. 그 외에는?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좋은 책이라는 것과 허준이 명의였다 정도만 알지 동의보감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도 사실 잘 모릅니다. 저와 같은 대부분의 사람들을 위해 동의보감 편찬 40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최고의 만화가 허영만이 허준의 동의보감과 만났습니다. 바로 <허허 동의보감 1 : 죽을래 살래?>가 출간된 것인데요. 출간을 기념하여 허영만 선생님과 감수를 맡은 한의사 선생님 두 분을 모시고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도서팀 도란

 

 

 

 

 

 

8월 21일 저녁 일곱시, 강남에 있는 작은 한의원에서 출간기념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저자인 허영만 선생님과 감수를 맡은 오수석, 황인태 한의사 등 10명 남짓 소규모의 인원이 모여 책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묻고 답하고 생각해보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편한 분위기에서 맥주 한 잔씩을 놓고 진행하다보니 인터뷰 형식이 되진 않았지만 대략적인 Q&A를 지금부터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어떻게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는지?
(허영만, 이하 허) 출판사로부터 동의보감을 쉽게 풀어 만화로 그려내자는 제안을 오래전에 받았다. 그런데 한의학을 알아야 하겠더라. 결국 한의사들과 공부를 하면서 책을 쓰게 되었는데, 이들이 바로 3명의 감수자다. 매 주 수요일에 모여서 동의보감을 공부한 결과물이 바로 출간된 도서인데 아직 갈 길이 멀다. (5년에 걸쳐 20권 완간 계획에 있음, 아래 너덜너덜한 책이 바로 동의보감!)
그리고 원래 나는 어렸을때부터 한의원을 좋아했다. 좋아했다기 보다는 가까이 있었다는 말이 더 맞겠지만. 예전에는 몸이 조금 안좋으면 한방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어렸을 때 내가 많이 약했는데 그래서 계피를 많이 먹었다. 어렸을 땐 약이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도 했었는데 지금 이 나이에 나름 건강한 걸 보면 그 약효가 지금 나타나지 않나 생각해본다.

 

한방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들은 몸이 아프면 양방을 찾지 사실 한방을 찾진 않는다. 나의 경우, 약효가 빨리 나타나지 않고 눈으로 증상을 잘 확인하지 못한다는 단점 때문에 한방을 찾게되지 않는 것 같다.
(감수자, 이하 감) 사실 한방의 효과는 '한 방'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양방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 MRI, CT 등의 기구를 한방에서는 사용하지 못한다. 의료법 상 그렇다. 현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한방은 진맥만으로 모든 걸 가늠하라는 것인데 이게 참 어렵다. 밥그릇 싸움이라 그 실타래를 풀기가 참 어렵다. 그리고 보통은 여러 병원들을 다니다가 마지막으로 거의 손 쓸 수 없는 상태에서 한의원을 찾는다. 이렇게 되면 환자도 힘들고 우리도 힘들다. 우리가 차츰 해결해나가야 할 문제다.

 

 

 

책에는 기존과 상식과는 대치되는 내용들도 꽤 있었는데 예를 들어, 많이 먹고 운동을 많이 한 사람보다 적게 먹고 덜 움직인 사람이 오래 산다 등과 같은 내용. 이런 것들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감) 책에 나온 내용은 보통이 그렇다는 것이고 사실 동의보감의 가장 큰 장점이 바로 각 사람의 체질에 맞춘 진단을 내린다는 것이다. 그 옛날의 허준도 그러했고 지금의 한방도 천편일률적인 진단을 내리지 않는다. 체질에 따라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책의 목차는 실제 동의보감의 목차와 어떻게 다른가?
(허) 동의보감에 나온 그 순서 그대로 공부하며 그리고 있다. 허준 선생이 나름대로 고심을 해서 목차를 정했을 것인데 굳이 바꿔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감) 동의보감은 그 당시 실학 사상의 결정체였다. 당대에 이미 16개의 판본이 있었고, 조신통신사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인들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책도 바로 동의보감이었다. 동의보감은 우주, 인간에 대한 통찰을 뼈대로 세운 의학서적이었다. 지금이야 언어 등의 문제로 어렵게 느껴지지만 아마 예측하건대 그 당시 글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누구든 쉽게 동의보감을 읽을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 쓰인 한약재도 구하기 어려운 재료가 아니라 대부분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들이었다. 가난한 사람들도 쉽게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한 허준의 애민사상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겠다.

 

 

동의보감 저술 시대와 환경이 많이 변하고 따라서 사람의 체질도 많이 달라졌다. 그럼에도 동의보감의 방법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할 수 있나?
(감) 좋은 지적이다. 환경도 많이 변하고 사람도 많이 변했다. 동의보감을 토대로 현시점에 완벽히 적합한 해결책을 찾는 것이 우리 시대의 몫인 것 같다.

 

 

 

이번 책을 통해 어떤 변화가 일었으면 하는지?
(허) 점점 설자리를 잃고 있는 한의학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전의 <꼴>을 통해 관상학에 대해 어렴풋이 대중들이 관심을 가졌듯이.

 

 

 

다음에는 어떤 작품으로 만나뵐 수 있을지?
(허) 실버만화와 커피만화를 생각 중이다. 이제 내가 실버니까 그들을 위한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 그리고 커피만화도 구상 중이다. 나는 사실 커피를 즐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생산자가 소비자 간의 격차가 가장 큰 아이템이 바로 커피이기 때문이다. 가장 밑바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 생산과정, 그리고 유통까지의 큰 틀을 한 번 그려보고 싶다. 그 전에 먼저 커피를 마셔야겠지?

 

 

 

 

 

 

Q&A 시간을 끝내며 기다리고 기다렸던 진맥도 받아보았습니다. 요새 들어 온 몸이 종합병동인 저는 발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적게 마시며 스트레스를 덜 받으란 진단을 받았습니다. 여러분들도 책을 보며 생활습관과 건강을 한 번 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벌써 2권이 기다려집니다.

(11월 출간 예정)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건강최고 2013-08-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요즘들어 아픈 곳이 많아 (ㅠㅠ 체력도 딸리고, 어깨랑 허리, 가슴은 뭔가 막힌 것 같은 아픔을 느끼고 있는데..) 저도 발을 따뜻하게 하고, 물을 적게 마셔야 겠어요~~(책 보니까 물을 적게 마시라는 내용이 들어있어서... 많이 마시려고 노력했는데, 헛노력했다며 한탄을 하였는데 ㅋㅋ)
저도 책 보면서 실생활에 적용하고 있는데, 부모님이랑 건강이 안좋은..(아아ㅠ) 친구들에게도 선물로 줘야겠습니당~
허영만 작가님 너무 멋있으신듯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