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함께 글을 작성할 수 있는 카테고리입니다. 이 카테고리에 글쓰기





시슬리, 루브 시엔느 설경 1878(위) , 브뇌나두에 쌓인 눈(아래)

 

포효하는 어둠 속에도 안온함이 있다.

내 주위를 싸고 있는 단단한 벽의 힘을 느낄 수 있고,

고생하던 시절에 늘 내 뒤를 좇아다니던 그 누추함과

위태로움에서 벗어나 안전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불어라, 불어라. 그대 겨울 바람이여!"

나의 삶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내 얼마되지 않은

재산까지 그대가 날려보내지는 못하리라.

 

조지 기싱 '기싱의 고백'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이 내안에 있는가, 내가 책안에 있는가

 

 

코로, 책 읽는 여자, 1869

내가 책을 통해 겪었던 여러 행복과 불행들을 만일 책이 아니라 실제로 겪었더라면, 그것이 제아무리 강력하다 할지라도 책에서처럼 그렇게 짜릿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왜냐면 인생의 면면들은 너무나도 더디게 진행되어 제대로 분간해내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또, 책 속의 무대가 절반은 행태를 갖춘 채 내 앞에 펼쳐지는 때가 있었는데...

 나는 콩브레 정원의 열기 속에서 연이어 두 해 여름이나 깊은 산 계곡에서 급류가 흐르는 장관을 맛볼 수 있었다....

 그럴때면 시간은 몹시도 빨리 지나 방금 울렸던 종소리가 지금 또다시 울리고 있는 착각이 들 때도 있었다....

심지어, 시각을 알리는 종소리가 한시간을 건너뛰어 두번이나 더 울리는 것은 아닌가 싶은 때도 있었는데, 실상 그때 나는 종소리를 한 차례 듣지 못했던 것이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 나에게는 있지 않았던 셈이다. 마치 깊은 잠과도 같은 독서의 마력은 내 귀를 멀게하여, 종소리를 못 듣게 한 것이다....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천재 미켈란젤로의 고통에 대해서

- 시스티나 천정화 제작 당시







미켈란젤로, 시스티나 천정화, 1508~12

 

" 내 붓은 늘 머리 위에 있고, 그림물감은 바닥에 떨어져내려 호사스러운 모양을 만들어낸다!.

 내 다리는 허리를 가로질러 엉덩이에서 겨우 균형을 이룬다. 발 밑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 조심조심 발자국을 띄울 따름이다.

 내 얼굴 가죽은 옥죄어진 상태로 뒤로 꺾여지고, 내 뒤로 젖혀진 몸은 시리아인의 활 같다!"

 

갤러리 페이크 中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피드림~ 2005-09-24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어디선가 미켈란젤로가 이 천정화를 그릴 당시에 고생이 많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어요. 누워서 그리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잘 읽구 갑니다.^^
 

마티스, dance,1910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개에게 물어뜯긴 귀를 가진 아버지

어머니는 사흘전, 다른 신자들과 함께 지진이 난 간사이 지방에 가고 없다. 요시야는 신의 아들로 키워진 자신의 신과 생물학적 아버지 찾기 속에서 일상 생활의 공백감과 어둠을 뚫고, 조용한 묵시록과도 같은 희망의 메시지를 찾는다. 그리고 오래 전에 신을 버렸던 그는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을 춘다는 의미를 깨닫게 되는데........... .

요시야는 안경을 벗어 케이스에 접어 넣었다. 춤을 추는 것도 나쁘진 않군, 하고 요시야는 생각했다. 나쁘지 않았다. 요시야는 눈을 감고 하얀 달빛을 피부로 느끼면서 혼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숨을 깊이 들이쉬었다가 내쉬었다. 기분에 딱 맞는 멋진 음악을 생각해 낼 수 없었기 때문에, 풀의 흔들림과 구름의 흐름에 맞춰서 춤을 추었다. 순간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보고 있는 기척을 느꼈다. 누군가의 시야 속에 있는 자신을, 요시야는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몸이 , 피부가, 뼈가 그것을 감지해 냈다. 그러나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았다. 그게 누구든 간에, 보고 싶으면 실컷 봐라.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中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번 준것을 쉽게 잊을 수 있겠니.

다른 것도 아닌 마음인데...

 

김탁환 <나, 황진이>

 

 

 

 

 

 

 

 

 

 

 

 

 

 

모네, 양산을 든 부인, 18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