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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본능 - 왜 남자는 포르노에 열광하고 여자는 다이어트에 중독되는가
개드 사드 지음, 김태훈 옮김 / 더난출판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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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서 가장(?) 유명한 금언은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우리의 일상적 존재를 정의하는 더욱 분명한 금언은 '나는 소비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개인은 매일 수백 번의 소비와 관련된 결정을 한다.

인간은 매일 소비하므로 매일 그것과 관련된 결정을 한다. 소비라고 할 수 있지만 선택이다. 아침을 먹을까, 말까? 지하철을 탈까, 차를 몰고 갈까? 온종일 선택의 연속이다. 이 선택의 대부분이 소비를 위한 것이다.

진화심리학의 토대를 세운 핵심적인 연구가인 텍사스대학 심리학 교수 데이비드 버스는 추천사에서 이 책을 꼭 읽어야 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 책은 모든 사람의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이 제공하는 혜택을 무시하기에는 그 효용이 너무 크다. 이 책에 담긴 주요한 진화론적 원칙을 삶과 일에서 활용하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을 거둘 것이다. 반대로 이를 활용하는 사람은 제품과 아이디어를 놓고 다투는 시장의 진화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패자가 될 것이다.

진화심리학은 인간 행동을 다루는 모든 학문 분야로 침투하고 있다. 데이비즈 버스 교수는 "수년 동안 나는 마케팅, 나아가 비즈니스가 특히 진화심리학적 분석에 맞는 이상적인 분야가 될 것이다."라고 한다. 인간의 행동은 단순한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진화심리학은 이러한 인간 본성과 행동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과학으로, 심리학과 진화생물학의 현대적인 원리를 종합하여 삶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해석한다.


진화심리학 進化心理學 Evolutionary Psychology

인 간은 진화한 동물이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합리적인 계산기로 되어 있지는 않다. 진화 심리학은 그 대량의 연구로 로크(John Locke)의 타불라 라사(tabula rasa)설을 반증해 왔다. 로크의 견해는 인간의 뇌는 동물의 그것과 달리 본능이 적고 타블라 라사(백지상태)이며 교육이나 문화 등에 의해 어떠한 것이라도 학습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것에 대해 진화 심리학의 연구는 인간의 다양한 본능이나 재능을 발견ㆍ분류하여 인간에게는 간단하게 학습할 수 있는 것, 간단하게 학습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것의 하나는 인간에게는 언어를 배우는 재능이 본능적으로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과학기술에서는 언어를 배우는 컴퓨터는 그 구조조차 상상할 수 없다. 역으로 인간은 자연 상태에서 수학을 배우는 능력 등이 없어 컴퓨터를 당해 낼 수가 없다. 그것은 인간이 합리적ㆍ수학적으로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의 견해가 아니라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진화 심리학은 합리성이 이상적인 견해라는 전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시하고 있다. 합리 선택론의 이상(理想)대로 행동하는 동물은 진화적인 경쟁에 패하여 도태되어 간다는 연구도 보고되어 있다(Cosmides and Tooby, 1994).

진화 심리학의 전제의 하나는 인간의 신체는 오랜 유목시대에 진화하였기 때문에 그 신체뿐만 아니라 행동도 현대사회가 아닌 유목사회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가장 확실하게 증명된 것으로서 인간의 신체는 먹을 것이 적은 환경에서 진화하였기 때문에 풍부한 현대사회에서는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뚱뚱해져 버린다는 것이다. 또한 마찬가지의 이유로 인간의 심리는 500명 이하의 사회에 가장 적합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의 그리고 특히, 국제적ㆍ이문화(異文化) 교류의 사회에서 생활하게 된 다음부터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단, 이러한 문제는 유전자에 의한 행동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을 제시하고 있다. 진화론은 심리학에 응용되어 많은 업적을 올리고 있지만 다른 사회과학에 응용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심리학은 어떠한 의미에서 사회과학의 기본이기 때문에 심리학에서 파생하여 다른 분야에서 업적을 올리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Ostrom, 1988). 심리학에서 사회과학에 응용할 수 있는 사례로는 인간은 다른 사람의 거짓을 간파하는 재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게임과 상대의 얼굴을 볼 수 없는 게임은 결과가 상당히 다르다는 것이 심리학에서 실증되어 있는데 이것은 투표행동의 연구에 있어서 플레임 이론과 유사한 견해라고 할 수 있다.
_《21세기 정치학대사전》 정치학대사전 편찬위원회, 한국사전연구사



데이비드 버스 교수도 말을 했지만, 저자도 같은 말을 한다. "새로운 지식의 소비도 진화적 과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책의 핵심 전제, 즉 진화심리학이 소비 행동 나아가 비즈니스 학문의 연구에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일종의 진화적인 선택을 거치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나는 머지않아 다수 소비학자, 나아가 비즈니스 학자가 인간의 마음은 성 선택과 자연 선택의 산물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바란다."라고 확신에 차 말한다.

그럼에도 진화심리학은 비주류인 행동경제학에 비해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저자가 인용한 로빈 던바의 지적이 옳다. "진화론적 전근법은 다양한 사회과학 분야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한다. 중요한 점은 그것이 개별적인 사회과학을 단일한 지적 이론 틀로 통합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 편적으로 이 책에서 말하는 소비에 관한 이야기보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려면 근원적인 진화심리학에 과한 이해가 필요하다. 깊이 이해하려면 추천사를 쓴 데이비드 버스의 《진화심리학》을 필요하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아서는 나무가 얼마나 큰지, 숲에서 그 나무의 위치가 어떠한지, 숲이 얼마나 웅장한지 알지 못한다. 장님 코끼리 만지며 그것이 전부인 양 말하는 것과 같다. 물론 장님의 이야기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끼리 전체 모습이 아니므로 답은 아니다. 조선 정조 때 문인 유한준의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더라."라는 말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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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09:4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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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 우리는 왜 부정행위에 끌리는가
댄 애리얼리 지음, 이경식 옮김 / 청림출판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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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경제학은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으며 불완전한 존재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합리적인 인간이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주류 경제학과 비교하면 비주류 경제학인 행동경제학은 출발부터 다르다. 기존 주류경제학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행동경제학은 '합리성'이라는 비현실적인 개념에 반대한다. 개인은 주어진 여건에서 항상 자신의 효용이나 기대이익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한다. 그 결과 시장은 가격신호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균형 상태로 향하게 된다는 게 미시경제학의 기본 토대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볼 때 사람의 행동이 항상 합리적인 것은 아니다.

댄 애리얼리의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은 '왜 속이면서 자신이 착하다고 착각하는가'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서로 속이며 거짓말을 한다. 당신도 그렇고 나 역시 가끔(?) 그렇게 한다. 그럼에도 자신을 착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기회가 된다면 어느 정도 범위에서 사소한 부정행위를 한다. "부정행위를 지배하는 요인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흥미롭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흥미로운 요인에 관해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하여 증명하고 있다. 대부분 행동경제학 관련 책이 이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처음 한두 권 읽을 때는 실험에 의한 전개 방식이 흥미롭다. 하지만 저자가 누구이든지 상관없이 여러 권 읽으면 비슷한 유형을 가지고 설명하려 한다. 그래서 흥미가 떨어진다. 하지만 행동경제학도 진화하여 일반적인 불합리한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벗어나 새로운 주제로 접근한다. 이 책은 '거짓말'이다. 아니 '거짓말 하는 사람'이다.

전설적인 골퍼 보비 존스는 러프에서 공을 치려 할 때 조금 움직이는 공을 봤다. 나중에도 이런 사실이 발각될 우려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벌타를 받았고 결국 경기에서 졌다. 기자가 알게 되었고 존스는 이 일을 기사로 쓰지 말라고 부탁했다. 내 행동을 칭찬한다면 그것은 은행을 털지 않았다고 칭찬하는 거나 마찬가지 일이다. 이렇게 말했다.

보비 존스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당연한 정직한 행동을 언론이나 사람들은 대단하게 말한다. 이는 대부분 사람이 정직하지 않음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대부분 사람이 자신은 정직하고 착하다고 생각한다. 오스카 와일드는 "도덕은 예술과 마찬가지로 어딘가에 어떤 선 하나를 긋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 선의 위치가 어디인가 하는 것이다. 어느 선까지 부도덕함을 인정해야 하는지가 더 큰 문제이다.

왜 속이면서 자신이 착하다고 착각하는가. 책에서 보여주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자.

집단에 속한 개인은 더 높은 수준의 부정행위를 저지르는데, 이는 부정행위가 자신이 좋아하고 보살피는 사람에게 이득을 가져다준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기의 부정행위로 다른 사람이 이득을 얻는 경우에 하는 부정행위를 이타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주변 사람의 복지를 신경 쓰는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환자와 친해 대하기 쉬울수록 환자에게 자기 주머니가 보다 두둑해질 수 있는 치료법을 권한다. 한편 이런 치과의사와 오래 알고 지낸 환자일수록 조언을 보다 쉽게 받아들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의사와 환자 사이의 관계가 오래 지속되는 데 따른 장점은 분명 많다. 그러나 이런 지속적인 인간관계에는 추가적인 비용이 뒤따른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사람은 누구나 기회가 닿으면 언제든 다른 사람의 물건을 훔치려 한다. 사람에게는 나쁜 일을 하지 못하도록 제어해주는 통제장치가 필요하다. 마음만 먹으면 열 수 있는 사소한 자물쇠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사람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바꾸는 일은 매우 어렵고 힘들므로 도덕성에 관한 단기간의 집중 훈련이나 강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나는 기업과 대학에서 행하는 윤리 교육도 많은 부분에서 이처럼 비효율적일 것이라 확신한다.) 이런 결과를 좀 더 일반화하면 윤리적인 영역에서 장기적인 문화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도전할 만한 가치는 크나큰 과제라고 볼 수 있다.

정직하지 않은 많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다음의 사례가 이 책에서 원하는 것을 전부 말해준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계속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해주는 어떤 장치를 필요로 한다.

자물쇠는 정직한 사람을 정직한 상태로 계속 남아 있게 하려고 달아놓은 장치일 뿐이다.

세상 사람 중 1%는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는다. 또 1%는 어떻게든 자물쇠를 열어 남의 것을 훔치려 한다. 나머지 98%는 조건이 제대로 갖춰져 있는 동안에만 정직한 사람으로 남는다. 이 삶은 강한 유혹을 느끼면 얼마든지 정직하지 않은 사람 쪽으로 옮겨간다. 당신이 아무리 자물쇠로 문을 꼭꼭 잠가도 도둑이 털려고 마음먹는다면 얼마든지 단신 집에 침입할 수 있다. 자물쇠는 문이 잠겨 있지 않았을 때 유혹을 느낄 수 있는 대체로 정직한 사람의 침입을 막아줄 뿐이다.

사람은 자기가 감시받고 있음을 알기 때문에 대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자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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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09: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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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인문학을 만나라 - 한 주에 한 권 文史哲 독서법
최효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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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권하는 책은 많다. 동양인보다는 서양인에 더 적합한 《평생 독서 계획》이 그 중에서 제일이다. 간략한 소개와 리뷰로 평생 읽어야 할 고전을 소개하고 읽기를 권한다. 모든 소개서가 마찬가지이지만 그것에 휘둘리면 안 된다. 참조하고 자신만의 리스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 이전에는 소개서에 몸을 맡겨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

평소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책을 읽을지 물어보면 제일 먼저 해주는 말이 있다. 책에 커다란 의미 두지 마라. 책이 사람을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책을 통해서 사람이 된다. 책은 나를 찾아가는 과정을 도와주는 도구에 불과하다. 주체는 항상 나 자신임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읽는 것이 몸에 배어야 한다. 책과 한몸이 되어야 한다.

몸에 배게 하기까지는 안내인이나 지침이 필요하다. 《평생 독서 계획》과 같은 목록을 제공해주는 책이 그러한 역할을 한다. 또한, 우리에게 자신이 주체가 되는 과정으로 인도해 주는 등대 역할을 해준다.

《마흔, 인문학을 만나라》는 특이한(?) 책이다. 목록을 제공하는 책이지만 소개하는 것만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저자는 1년을 52주로 나누어 주마다 읽어야 할 책을 권한다. '강유剛柔의 원칙'에 따라 계절과 시기에 따라 문文 · 사史 · 철哲을 달리하여 권한다. 저자가 말하는 '강유剛柔의 원칙'이란 "강한 날에는 경서를 읽고 부드러운 날에는 역사서를 읽으면 좋다."라는 현인의 충고이다. 강한 날이란 스트레스를 받고 울분으로 감정이 격한 날이며, 마음이 울적하고 비관적이고 가라앉은 날을 부드러운 날이라 했다.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왜 책을 읽는가?" 이다. 저자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왜 독서를 하는가? 사람마다 책을 읽는 이유도, 습관도 다르겠지만, 독서를 통해 꼭 성공해야겠다는 거창한 다짐을 하며 읽을 필요없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분명 마음이 차분해지고 감성이 되살아나고 풍부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옛 성현의 말씀대로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강유의 원칙'을 지켜 독서를 하는 것 또한 하나의 독서법이 될 것이다.


세어보지 않았지만 100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제목에서 '인문학'이라고 고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문학 범주의 문文 · 사史 · 철哲 외에도 근현대 교양을 소개한다. 이러한 종류의 모든 책이 그러하듯이 읽는 이를 모두 만족해 줄 수는 없다. 이 책도 마찬가지이다. 읽는 이마다 다르지만, 나에게는 소개한 책 중 왜 이 책이? 라는 것도 있다. 하지만 그러한 책 중 태반이 읽지 않고 선입견을 품고 있다. 각자의 처지에 맞추어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자신이 선택이 어려우면 책에 몸을 맡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은 인문독서 입문자들에게 ‘1년 52주, 한 주에 한 권씩 인문학을 만날 수 있는’ 체계적인 독서 방법론을 담고 있다. 매주 하나의 칼럼을 통하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삶의 문제들을 인문학적 프리즘으로 들여다보고, 그 주제에 관련한 인문학책을 함께 읽어 근원을 파헤치는 인문학적 사고를 키우고 현실을 극복하는 지혜를 얻자는 것이다.

한 주에 한 권씩 책을 읽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래 봐야 일 년에 50권 읽는다. 읽은 책 수에 얽매일 필요없다. 처음에는 완독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고 이 책이 권하는 대로 한 주씩 따라가다 보면 일주일에 두 권 이상, 한해 100권은 충분하다. 여기에 약간의 걸림돌이 있다. 안내하는 100권의 책이 모두 한 권짜리는 아니다. 그렇다면 일주일에 제안하는 책을 읽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조절하여 책을 읽는 힘이 생긴다. 사실 권하는 책을 매주 따라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따라 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절반만 성공해도 충분히 만족한다.

마흔, 40대에게만 국한된 책이 아니다. 마흔보다는 30대에 더 적합한 책이다. 왜냐하면, 불혹不惑이 아니라 부록附錄 같은 마흔을 맞지 않으려면 30대가 더 중요하다. 중요한 30대를 후회 없이 보내려면 꼭 이 책이 아니어도 자신만의 리스트를 만들 수 있는 책을 따라 인문학, 문文 · 사史 · 철哲에 빠져 보자.

많은 책 중에서 이 책의 장점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책을 권하지만, 꼭 그 책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책을 말하는 데 책이 없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 책의 장점이다. 책 소개에 나온 "인문고전에 입문하려고 하는 40대들에게 쉽고 즐겁고 편안하게, 마치 대중가수의 콘서트에 초대받아 온 것처럼 인문고전 읽기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내한다."는 책의 장점을 잘 표현하고 있다.

고전이라면 어렵게 생각하지만 어려운 책이 아니다. 다만 어렵다고 느끼는 책이다. 고전은 읽지는 않았지만 읽은 것 같은 착각에 빠져있다. 이탈로 칼비노는 보통 사람들이 고전을 읽을 때 "나는 ~를 다시 읽고 읽다."라 했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고전이란 늘 우리 곁에 있다. 그걸 모르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다.

인문학 공부는 절대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의무와 강제를 스스로 부과하지 않으면 이내 게으름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딱 1년만 인문학에 빠져 인문학적 내공을 다지다 보면, 100권의 인문학책도 거뜬히 읽어낼 힘이 생기고, 이는 곧 인생을 바꾸는 책 읽기가 되리라는 것이 이 책의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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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이어트]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콰이어트 Quiet - 시끄러운 세상에서 조용히 세상을 움직이는 힘
수전 케인 지음, 김우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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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일본의 한 책이 열풍을 일으켜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다. 그 책은 바로 《아침형 인간》이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늦게 일어나는 인간은 성공에서 동떨어진 인간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퍼졌다. 이론적으로 정리된 것은 아니지만 정설로 여겨지며 아침형 인간의 열풍이 퍼졌다. 대표적인 이분법적 사고이다. 아침형 인간은 부지런하며 자신이 가진 하루 시간을 좀 더 활용하는 인간이다고 강요했다. 아침형 인간이어야 성공하는 것일까?

외향적 인간은 사회적 인간이기에 성공할 수 있다. 반면 내향적 인간은 자신의 장점을 표출하지 못하므로 성공하기 힘들다고 말해왔고 대부분의 인식이 그러하다. 모두 외향적 인간이 되어야 하는가?

아 침형 인간, 외향적 인간에 대한 선호도는 모두 편견이다. 편견이란 이분법적 사고에서 기인한다. 다순히 금을 그어 내편이 아니면 적이라는 단순한 사고를 한다. 이러한 편견이 다른 쪽에 있는 사람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하는지에는 관심이 없다. 우리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내향적, 외향적인 사람에 관한 조사와 그에 따른 이야기이다. 책의 내용을 알기 전에 그것의 정확한 개념을 알아야 이해가 쉽다. 즉 개념이 잡힌다.

외향적外向的 : 마음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나타내는. 또는 그런 것.
내향적內向的 : 성격이 내성적이고 비사교적인. 또는 그런 것. / 외면적인 면보다는 내면적인 면을 추구하는. 또는 그런 것.
내성적 內省的 :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마음속으로만 생각하는. 또는 그런 것.

내 향성이 외향성보다 더 똑똑한 것도 아니며 그 반대도 아니다. 타고난 기질을 쉽게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순전히 외향적인 사람이나 순전히 내향적인 사람은 없다. 비율의 차이는 있지만 두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다. 서로를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교나 사회의 시스템이 외향성에 맞추어 이루어진 것은 문제이다. 외향성의 열정과 내향성의 셈세함이 적절하게 균형을 갖춘 사회가 되려면 시스템도 그러해야 한다.

학교나 사회에서 외향적 인간을 원하지만 지금 있는 자기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 살아도 된다. 외향적인 인간만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며 오롯이 내향적인 인간도 없다.

그 렇지만 외향적 인간이 환영받기 시작한 시기는 얼마되지 않았다. 20세기 초 미국의 도시화와 대뮤모 이민으로 외향적 기질이 대두되었다. 1840년대는 미국인 중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이 8%였다. 하지만 1920년대에는 전체의 3분의 1 이상이 도시 거주민이 되었다. 첨예한 경쟁시대에 이웃보다는 낯선이들과 만나 함께 일하기 시작했다. 외향성은 이 시점부터 성공의 결정적인 요소가 되었다. 경쟁사회에서 남들보다 사교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이 되어야 인정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향은 미국의 글로벌화와 더불어 세계화되었다.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의 관점에서 타인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는 시대가 되었다.

저 자는 이 책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문화의 관점에서 본 내향성에 관한 것이다. 행동하는 사람과 사색하는 사람이라는 이분법에서 출발해서 이 두 가지 유형을 훨씬 더 조화롭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세상이 나아질까 하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즉 두 가지 유형이 좀 더 조화롭게 사는 세상이 아름다운 세상이 될 것이다.




여 러분의 아이가 조용하다면, 아이가 새로운 상황과 사람을 접하도록 도와주되 평소에는 자신의 모습 그대로 지내게 내버려두자. 아이의 독창성을 기뻐하라. 건전한 양심과 우정의 깊이를 자랑스러워하라. 아이가 군중을 따르리라 기대하지 마라. 대신 아이가 관심사를 추구하도록 격려하라.

여러분이 교사라며, 사교적이고 활발히 참여하는 학생들의 존재를 만끽하라. 하지만 수줍음 많은 아이들, 부드러운 아이들, 자율적인 아이들도 잊지마라. 이 아이들은 내일의 예술가요 엔지니어이며 사상가다.

여 러분이 기업의 관리자아면, 직원의 3분의 1에서 절반은 겉으로 어떻게 보이든 내향적이라는 점을 기억하라. 조직의 사무공간을 어떻게 배치할지 다시 생각하라. 내향적인 사람들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라. 이들은 깊이 생각하고, 전략을 세우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을 감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창의성이라면, 직원에게 먼저 혼자서 문제를 풀어보게 한 뒤에 생각을 공유하게 하라. 군중의 지헤를 원한다면 이메일 등을 활용하거나 글로 쓰게 하되, 모두 참여할 기회를 얻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보지 못하게 하라. 강한 주장이나 달변을 좋은 아이디어로 착각하지 말자. 능동적인 직원이 있다면 외향적이거나 카리스마 넘치는 관리보다는 내향적인 관리자와 함께 일할 때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이다.

이 책의 온라인 서점 분류를 보면 자기게발이나 성공학으로 분류되어 있다. 하지만 이 책이 그렇게 분류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힘들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정작 이 책을 읽어야 할 사람은 아이를 키우는 부모,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기업의 관리자가 읽어야 할 책이다. 그렇다면 분류를 어디에 두어야 할까? 우리는 이분법으로 나누는 구조에 너무 익숙해 그것을 당연히 여겨 여러 분류로 나눠지는 것에 부담스러워하며 한 곳으로 우겨넣으려 한다. 이 또한 편견이다. 새로운 편견을 가지지 말자. 그리고 가지고 있는 편견을 깨는 것이 우선 해야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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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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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플라이어]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멀티플라이어 - 전 세계 글로벌 리더 150명을 20년간 탐구한 연구 보고서 멀티플라이어
리즈 와이즈먼 외 지음, 최정인 옮김, 고영건 감수 / 한국경제신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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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렉이 이들의 세계에 들어갔을 때 굉장한 자극을 받았던 것처럼 당신 역시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영감을 준을 주는 자극을 받기 바란다"고 말한다. 어떤 자극을 바라는 것일까? 이들은 기존의 리더가 갖추어야 할 조건을 다시 '멀티플라이어'라는 이름을 붙어 소개하고 있을 뿐이다.

팀과 조직의 지혜와 창의성을 고갈시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팀과 조직의 역량을 최고로 이끌어내고 사람들을 더 똑똑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다. 상대를 더 탁월하게 만드는 이들을 우리는 ‘멀티플라이어(multiplier)’라 부른다.


이 책을 읽으며 생각나는 책이 있다.  수 세기 동안 단 1%만이 알았던 부와 성공의 비밀을 말하는 《씨크릿》과 1만시간의 법칙을 말하는 《아웃라이어》이다. 두 책의 공통점은 법칙이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해야할 방향과 노력을 말한다. 반면 이 책은 그 법칙을 이끌어내는 사람을 말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함과 더불어 조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는 이들 멀티라이어는 다른 이를 성공으로 이끈다.

   * 사람의 재능을 찾아낼 수 있다면, 재능을 일하게 만들 수 있다.
   * 최고의 생각은 내가 먼저 주어야 받을 수 있다.
   * 사람은 도전을 받음으로써 더 똑똑해진다.
   * 여러 사람이 모여 머리를 맞대면 답을 찾을 수 있다.
   * 사람은 똑똑하고 답을 찾아낼 것이다.

멀 티플라이어를 어떻게 키워낼 수 있을까? "배울 수 있는 것이라면 가르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스스로 배운 것을 가르친다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멀티플라이어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다른 멀티플라이어를 키울 수 있다. 다르게 말하자면 멀티플라이어가 리더로 있는 조직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멀티플라이어가 될 확률이 아주 작아진다. 디미니셔가 될 확률이 아주 높다.

집 에서 가전제품을 수리할 때 육각 나사를 풀어야 할 때 펜치나 일자, 십자 드라이버를 쓸 것이 아니라 육각나사 전용 펜치를 사용하면 된다. 다른 도구를 써서 아무리 많은 노력을 하더라도 맞는 도구를 사용한 것에 절대적으로 미치지 못한다. 이것은 멀티플라이어의 역할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한 예제이다.

육각나사를 풀려면 육각나사 펜치라는 도구를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우리가 육각나사가 문제의 원인인 것을 미리 알고 육각나사 펜치를 미리 준비하고 있지 못하다. 단지 유사한 도구가 있을 뿐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원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지 그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멀티플라이어인 리더 아래서는 멀티플라이어가 될 확률이 높다. "채용의 악순환 시나리오"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신은 무엇이 될 것인가? 천재인가 아니면 천재를 만드는 사람인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저자가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자 결론이다. 한데 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가? 천재이며 천재를 만들어내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저자가 책에서 원하는 인물상이 바로 멀티플라이어 아니던가. 그래서 멀티플라이어가 되어야겠다는 결론만을 선택할 뿐이다. 누가 디미니셔가 된다고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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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1 09: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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