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민망한)능력자들 - The Men Who Stare at Goa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지금 더욱 더 우린 제다이가 필요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총 균 쇠 (무선 제작) - 무기.병균.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개정증보판
제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 문학사상 / 2005년 12월
구판절판


대약진 시기는 우리의 조상이 유라시아에 살기 시작한 이래 인류의 지리적 범위가 처음으로 크게 확대되었던 시기와 일치한다. 그때의 확대 범위는 당시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되어 있던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였다. 수많은 유적지의 방사성 탄소 연대로 미루어 봐서 지금으로부터 30000년~40000년 전에 오스트레일리아와 뉴기니에도 인간이 살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처음 이곳에 들어온 이후 인간들은 짧은 시간 내에 대륙 전체에 두루 자리 잡게 되었다. ...
빙하기가 계속 되는 동안 많은 양의 바닷물이 얼어붙었으므로 전세계의 해수면이 현재보다 수 킬로미터나 낮아졌다. 그 결과 현재 아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수마트라, 보르네오, 지바, 발리 섬 사이에 있는 얕은 바다가 마른 땅이 되었다(베링 해협이나 영국 해협을 비롯한 그 밖의 얕은 해협들도 마찬가지였다).-55-56쪽

떡갈나무는 원래 다람쥐에게 맞는 크기와 맛의 열매를 만들어내도록 진화되었다. 그 녀석들이 바삐 도토리를 파묻고 파내고 까먹는 모습은 누구나 보았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어쩌다가 깜박 잊고 파내지 않으면 그 도토리에서 떡갈나무가 자라난다. 떡갈나무가 자라기에 적합한 곳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해마다 수십 억 마리의 다람쥐들이 각자 수백 개의 도토리를 퍼뜨리고 있다. 우리 인간은 도저히 원하는 도토리를 얻기 위해서 떡갈나무를 선택할 기회가 없는 것이다. 이처럼 성장속도는 느리고 다람쥐는 재빠르다는 문제점은 너도밤나무와 히코리나무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각각 유럽인들과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야생 상태로 많은 견과류를 얻고 있지만 역시 작물화되지는 못했다.-193-194쪽

민족생태학이라는 이 학문은 사람들이 자기 지역 환경의 야생 동식물에 대하여 가진 과학적인 지식 체계를 연구한다. ...
그 연구 결과는 대개 그 같은 민족들은 걸어다니는 자연사 백과사전이라 할 정도로 적어도 1000여 종이 넘는 동식물의 이름을 (자기 지역의 언어로)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종의 생태학적 특성, 분포, 잠재적인 쓰임새 등에 대해서도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람들이 점점 가축화, 작물화된 동식물에 의존하게 될수록 그 같은 전통적인 지식은 차츰 그 가치를 잃어버리고 사라져, 현대의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사람들에 이르면 야생 볏과 식물과 야생 콩과 식물조차 구별하지 못하게 된다. ...
내가 뉴기니인들을 데리고 이 섬의 다른 지역으로 갈 때마다 그들은 항상 거기서 만나는 다른 뉴기니인들과 그 지역의 동식물에 대해 얘기를 주고받는다. 그러다가 쓸 만해 보이는 식물이 있으면 자기 마을로 가져가서 심어본다. -214-215쪽

가축화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할 수 없는 동물은 가축화할 수 없는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어디선가 그런 말을 읽은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건 당연한 일이다. 그 문장에서 몇 마디만 바꾸면 바로 톨스토이의 위대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에 나오는 유명한 첫 문장이 되기 때문이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이 문장에서 톨스토이가 말하려고 했던 것은, 결혼 생활이 행복해지려면 수많은 요소들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즉 서로 성적 매력을 느껴야 하고 돈, 자녀 교육, 종교, 인척 등등의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행복에 필요한 이 중요한 요소들 중에서 어느 한 가지라도 어긋난다면 그 나머지 요소들이 모두 성립하더라도 그 결혼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234쪽


댓글(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지 2011-09-22 2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밑줄 중에서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ㅡ 그렇겠구나 싶습니다. 외적 조건(들이 중요하긴 하지만)보다 무엇보다 서로 마음이 맞아야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도토리에서 떡갈나무가 자라난다" ㅡ 아, 도토리가 떡갈나무가 되는 거였군요;;;


Sati 2011-09-23 13:39   좋아요 0 | URL
마지막 밑줄의 방점은 '수많은 요소들이 성공적이어야 한다'라고 저는 이해했어요.

신지 2011-09-23 1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ati님의 이해가 맞는 것 같습니다. 글쓴이도 그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구요. 그것과는 별개로, 어떤 텍스트에서 각자 자기에게 와 닿는 말이 있을 텐데 저는 "합의할 수 있어야"라는 표현이 그랬어요. 다음에 제가 저런 말을 할 기회가 있으면, (수많은 요소들이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 "합의할 수 있어야" 한다- 라고 말하면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무엇을 말하고 싶을 때 저는 적절한 표현이 생각이 안 날 때가 많은 편이어서요.

다른 분의 밑줄을 보는 것도 저는 흥미롭더군요. 이 책은 몇 번이나 사려다가 아직 못 산 책이어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Sati 2011-09-23 20:16   좋아요 0 | URL
밑줄 칸이 모자라서 뒷부분은 생략했는데, 이렇습니다.

"이 법칙을 확대하면 결혼 생활뿐 아니라 인생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흔히 성공에 대해 한 가지 요소만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설명을 찾으려 한다. 그러나 실제로 어떤 중요한 일에서 성공을 거두려면 수많은 실패 원인들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안나 카레니나의 법칙'은 인류사에서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동물의 가축화에 대해 설명해 준다."

2011-09-24 02: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4 2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닥터 지바고 - 하 Mr. Know 세계문학 7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지음, 박형규 옮김 / 열린책들 / 2006년 2월
구판절판


"그것을 자랑하고 계시는 것 같군요."
"아버님의 용의주도함을 말입니까? 그렇고말고요!"
"그러면 당신의 사회 민주주의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아니, 그게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마르크스주의자라고 해서 코흘리개 바보 천치가 되어야 한다는 법이 어디 있습니까? 마르크스주의는 실증 과학, 현실에 관한 이론, 역사적 상황의 철학입니다."
"마르크스주의가 철학이라고요? 아직은 친분이 그렇게 두텁지 않은 분과 이런 문제를 가지고 논쟁한다는 것은 경솔한 짓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내친 걸음입니다. 마르크스주의는 과학이기에는 근거가 너무나 불충분합니다. 과학이라는 것은 한결 더 균형이 잡혀 있게 마련입니다. 마르크스주의가 객관적이라구요? 나는 마르크스주의만큼 자기 폐쇄적이고 그만큼 사실에서 유리되어 있는 사상은 없다고 봅니다. 누구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잘못을 저지를 리가 없다는 신화를 만들려고 진실에서 눈을 돌리는 일에 급급하고 있습니다. 나는 정치에는 조금도 매력을 느끼지 못합니다. 진리에 무관심한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요."-31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1-09-14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5 0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eBook] 아르세니예프의 생
이반 알렉세예비치 부닌 지음, 이희원 옮김 / 작가정신 / 2011년 2월
판매중지


끊임없는 시도 긑에 알렉산드르 2세가 살해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상의 하나님'의 형상으로 남아 사람들 마음과 정신 속에 신비로운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황제에게 감히 반기를 드는' 사람들에 대해 평범한 러시아 사람들이 예전에 어떤 태도를 취했던가는 지금조차 상상할 수도 없다. '사회주의자'라는 말을 할 때 역시 신비로운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 말 속에는 엄청난 치욕과 끔찍함이 담겨 있거나, 모든 흉악함을 아우르는 개념이 담겨 있었다. 로가체프 형제와 수보친 처녀들 같은 '사회주의자들'이 우리 지방에까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려왔을 때, 우리 집은 마치 마을에 역병이나 성경에 나오는 문둥병이 들고 있다는 말을 들은 것처럼 경악에 사로잡혔다. -136-137쪽

아아, 축제에 대한 러시아의 이 요구는 얼마나 끝없고 영원한가! 우리는 얼마나 예민한지, 얼마나 삶의 환희를, 단지 만족감이 아니라 바로 환희를 강망하는지, 끊임없는 취기와 폭음에 얼마나 매료되는지, 규칙적으로 계획된 노동은 얼마나 따분한지! 러시아은 내 세대에 이례적으로 풍요롭고 활기찬 삶을 살았고, 건강하고 건장한 노동자들의 인구는 계속해서 증가했다. 하지만 정말로 우유가 흐르는 강과 끝없는 자유와 축제를 바라는 오랜 열망들이 러시아 혁명전신의 진짜 근원이었단 말인가? 그리고 현실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현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러시아 개신교도, 반란자들, 혁망가들은, 사리분별과 상황판단과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행동은 가시적이지 않다며 추호도 감내하려 들지 않는 그들은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어떻게! 주지사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해 보잘것없는 기여를 하는 것으로 말인가! 말도 안 된다! '마차를 줘, 내게 마차를 달라구!"-139-140쪽

"그래, 더 이상 이렇게 살아선 안 돼. 설령 바투리노에 집이 열 채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럴 수는 없을 거야. 심지어 톨스토이도 젊은 시절에는 그 무엇보다 결혼이나 가족, 가정살림에 대해 꿈꿨다고는 하지만,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야! 지금은 모두가 '민중의 이익을 위한 사업'에 대해, '민중 앞에 진 빚을 갚자...'고 외치고들 있지. 하지만 나는 민중 앞에 그 어떠한 부채의식을 느낀 적이 없고 느끼지도 않아. 민중을 위한 그 어떤 희생도, 그들을 위한 '봉사'도, 지방의회의 정당에서 아버지가 말하듯, 그 어떤 배역도 나는 할 수 없고 원하지도 않아... 그래, 이제 드리어 무엇이든 결정을 해야만 해!"-271쪽

러시아의 과거의 현재를 부정하고 미래에 대한 꿈과 믿음만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를 위해서는 '투쟁'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이 단체에는 물론, 혁명성의 수준과 민중에 대한 '사랑' 그리고 '적'에 대한 증오심의 정도에 따라서뿐만 아니라, 외형적이고 내면적인 모든 면모에 따라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 모두는 전반적으로 도량이 좁았고 직선적으로 참을성이 없었고, 그리 대단치 않은 것을 선전하고 있었다. 단지 자신들과 '핍박받고 멸시받는' 이들만을 사람으로 취급했고, 모든 악은 오른쪽이고 모든 선은 왼쪽이라고 보았다. 또한 밝은 미래는 모두 민중 속에, 민중의 '기반과 희망' 속에 있으며, 모든 불행은 통치형태를 띠는 모든 것에 있으며, 아예 다른 종류의 인간으로 취급하던 악독한 통치자에 있다고도 했다. 그리고 모든 구원은 혁명에, 헌법과 공화국 건설에 있다고 했다...-285쪽

소년 소녀들에게는 정치 경제서적을 읽으라고 주면서, 정작 그들은 코롤렌코, 즐라토브라츠키를 읽었고, 체호프는 '정치적으로 무관심'하다는 이유로 경멸하고, 톨스토이는 '가장 극악하고 해롭게 무위를 전파'한다는 이유로, 또 그가 '장난감을 조르는 아이처럼 언제나 신에게 구걸'한다는 이유로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그들에 의하면 톨스토이는 농부나 제화공 노릇을 흉내 내면서,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척하는 야스나야 폴랴나의 농부는 '굶주림에 얼굴이 부어 있는데', 자신은 '사치스런' 식탁에 앉는다는 것이다. 문학에 대해서 그들은 대체로 그런 식으로 말을 했다. -287쪽

무슨 일에서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데가 있는 사람은 누구라도 그들의 논리대로 정당하게 '배신자'로 낙인찍었으며, 누구든 '중용과 신중함'을 말하면 끊임없이 비난했다. -288쪽

그러니까 자네는 개인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말하자면 '이 속세'의 평범한 행복은 찾지 않겠다는 말인가? 하지만 그것이 오로지 개인적인 것만은 아니지 않은가. 예를 덜어 나는 민중에 전혀 열광하지 않는다네. 민중에 대해 잘 알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민중이 모든 지혜의 원천이자 근원이라고는 전혀 믿지 않고, 또 내가 민중과 함께 땅의 권리를 주자해야만 한다고도 믿지 않는다네. 하지만 어쨌거나, 정말로 우리가 민중에 대해 아무런 의무도 없고 해줘야 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인가? 이런 생각으로 자네를 가르치고자 할 마음은 전혀 없네.-352쪽

아침식사 무렵에는 유모가 소년과 함께 산책에서 돌아왔다. 아빌로바는 현관으로 달려 나가 기쁘게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아들의 흰 양털 모자를 벗겨주고 진청색 양털 코트를 벗겨주며 차갑고 빨개진 자그만 얼굴에 입을 맞추어댔다. 하지만 소년은 무심하게 다른 곳을 쳐다보며 자기 생각에 빠져서, 그녀가 옷을 벗시고 키스하는 것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고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며 부러워하고 있는 내 자신을 느끼곤 했다. 소년의 행복하고도 무의미한 생각을, 어머니로서의 아빌로바의 행복을, 유모의 노년의 평온을. 이른바 글을 쓴다고 하는 그 가장 두려운 인간적 작업을 위해 무언가를 고안해내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예정된 일과 배려로 삶이 가득 차 있는 사람을 나는 이제 부러워하게 되었다. 또한 삶에서 단순하고 정확하며 정해진 일들을 갖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그래서 오늘 그것을 다 수행하면 내일까지는 완전히 평화롭고 자유로울 수 있는 모든 사람들을 부러워했다.-393-394쪽

써야 한다! 지붕, 덧신 그리고 사람의 등에 대해서 써야 한다. '횡포와 폭력에 맞서 싸우고, 억압당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선명한 인물을 제시하고, 공동체와 현대, 그리고 현대의 분위기와 흐름에 대한 폭넓은 그림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혀 아니다. ... 삶은 끔찍하다! 그러나 '끔찍하다'는 말이 정확한 것일까? 어쩌면 삶은 '끔찍함'과는 완전히 다른 무엇일 수도 있지 않을까? 며칠 전에도 나는 그런 부랑자에게 오 코페이카를 집어준 적이 있었고, 순진하게 외쳤다. "당신이 그렇게 사는 것은 어쨌거나 끔찍하다!" 하지만 내 어리석음에 대해 전혀 예상치 못한 경멸과 단호함과 증오심을 담아 그는 내게 목쉰 소리로 소리쳐 대답했다. "끔찍할 것 하나 없어, 젊은이!"-398-39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호가니
보리스 삘냐끄 외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절판


프롤레타리아트에 관한 마르크스의 이론은 곧 잊혀지게 되어 있소. 왜냐하면 프롤레타리아트 자체가 사라지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오. ... 그러니 혁명은 모조리 쓸모없는 짓거리였단 말이오. 에, 그러니까, 역사의 실수였단 얘기지. ... 불과 몇 세대 지나지 않아 프롤레타리아트는 자취를 감출 것이오. ... 마르크스는 육체노동이 정점에 이른 시대에 자신의 이론을 썼소. 그러나 이제 기계 노동이 육체노동을 대신하고 있소. ... 이제 곧 기계 옆에는 단지 기사만이 남을 것이며 프롤레타리아트는 사라질 것이오. 프롤레타리아트는 다만 기사로 변신할 것이오. ... 그리고 기사는 프롤레타리아트가 아니오. 왜냐하면 인간은 모름지기 교양을 갖출수록 겉치레에 대한 욕구를 덜 느끼지 때문이오. 기사는 또한 모든 사람과 물질적으로 동등하게 사는 것과 사상의 해방을 위해 물질적 부를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 편리하다는 사실을 점점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되지요. 예를 들어 영국인들을 보시오. 그들은 가난한 자와 부자가 같은 잠옷을 입고 자며 또한 같은 3층짜리 집에 살지 않소. -33쪽

그런데 우리의 경우 어떤가 보시오. 상인과 농부를 비교해 보시오. 상인은 사제처럼 떨쳐입고 대궐 같은 집에서 살지요. 나는 맨발로 돌아다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나를 지금보다 못한 인간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오. 당신들은, 크흐, 그래도 어쨌든 착취는 계속될 거라고 말하겠지요? 그러나 어떻게 그럴 수가 있겠소? ... 기계는 수백만 루블이나 나갑니다. 기계 다루는 인간에게 드는 돈을 한두 푼 아끼기에는 기계란 너무도 비싼 물건이오. 인간은 기계를 알아야 하며 기계는 기계를 아는 인간을 필요로 합니다. 그리하여 과거에 있었던 백 사람 대신 이제 한 사람만이 필요한 거죠. 그 한 사람은 잘 먹고 잘살 것이며 프롤레타리아트는 그리하여 끝장이 나게 될 거요!-33-34쪽

"형수님에 관한 한, 형수님의 생활 방식 그 자체가 바로 반혁명입니다." 추방자 오조고프는 조용히 광인의 어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형수님은 저 때문에 우셨죠. 그것은 즉 형수님 안에 공산주의의 씨앗이 있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야꼬프 형님은 한 번도 나를 위해 울지 않았죠. 저는 저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형님을 벽에 세워놓고 총살시키지 않은 걸 몹시 후회하고 있습니다."
마리야 끌리모브나는 한숨을 푹 쉬고 머리를 흔들었다.-34쪽

그곳에서 잠든 자들은 전시 공산주의 시절에 모집되었다가 1921년에 해산된 공산주의자들이다. 그들, 술취한 광인들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이념의 사람들로서 지하실에 거주하면서 화물선의 짐을 부리거나 장작에 톱질을 한다. 그들은 가장 견고한 형제애와 가장 견고한 공산주의를 창조한 자들이다. 그들에겐 아무것도 없다. 돈도, 재산도, 아내도 없다. 아내는 그들을, 그들의 꿈과 광기와 알코올을 떠났다. 지하실 안은 매우 답답했고 매우 따뜻했으며 매우 궁핍했다.-39쪽

"울어라, 아낌, 울어, 지금 당장, 잃어버린 공산주의를 위해!" 이반이 소리 질렀다. 그리고 기도할 때처럼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 고개를 숙였다.-61쪽

나는 그따위 송아지 같은 것들을 좋아하지 않아요. 나는 인간기계예요. 당신은 나를 알아보지 못할 거예요. 나는 기계로 변신했어요. 만일 아직 완전히 변신하지 못했다면 곧 그렇게 되고 싶어요. ... 나는 일을 통해 당당해지고 싶어요. 일을 한다는 사실로 인해 자신만만해지고 싶어요. 일이 아닌 모든 것에 무관심해지고 싶어요. 나는 기계를 부러워하게 되었어요. 그래요, 정말 그래요! 어째서 나는 기계만 못할까요? 그것을 발명하고 제조한 것은 우리들인데 그것은 우리보다 더 야무진 존재가 되었어요. 스위치를 넣어 보세요. 그것은 당장 일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단 한 번의 불필요한 운동도 하지 않고 일합니다. 아시겠어요, 안드레이 뻬뜨로비치,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단 말이에요. 불필요한 건 전혀 하지 않는 기계처럼요.-131쪽

바비체프 가에는 세 명의 형제가 있었다. 이반은 두 번째 아들이었다. 큰 아들의 이름은 로만이었다. 그는 전투 조직의 일원이었고 테러 행위에 가담한 죄로 처형되었다.
막내아들 안드레이는 망명 중이었다. <어떻냐, 안드레이?> 이반은 파리에 있는 동생에게 썼다. <우리 집안에 순교자가 생겼구나! 할머니가 아셨더라면 얼마나 기뻐하셨을까!> 거기에 대해 안드레이는 특유의 무례함으로 짤막하게 회답을 보냈다. <형은 파렴치한일 뿐이야.> 그리하여 형제간의 의견 차이가 결정되었던 것이다. -142쪽

"이반." 안드레이가 말했다. "부탁이니 다신 이곳에 찾아오지 마. 형은 미친 게 아니야. 형은 개만도 못한 인간이야."-154쪽

"나는 일련의 인간적 감정이 말살될 운명에 처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연민, 다정함, 자존심, 질투, 사랑, 한 마디로 말해서 끝나 가고 있는 한 시대의 인간 영혼을 구성하고 있는 거의 모든 감정이죠. 사회주의 시대는 이와 같은 감정들 대신 일련의 새로운 인간 영혼의 상태를 창조해 줄 것입니다."-157쪽

우리는 가족이 아니야. 우리는 인류야.
그게 무엇을 뜻하는 걸까? 그건 즉 부성애라고 하는 인간적 감정을 말살해 버려야 한다는 뜻일까?-171쪽

이무기가 집토끼를 집어삼키듯이 그자들은 19세기를 집어 삼키고 있어요... 씹어서 소화하고 있어요.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죠. 우리의 감정은 뱉어버리되 우리의 테크놀로지는 삼킨다 이 말씀입니다! 나는 우리의 감정을 위해 복수합니다. 그자들은 내 기계를 갖지 못할 겁니다. -178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