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라노 게이치로(平野啓一郞)


참 좋았던 책이다. 천천히 읽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으니 말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천천히 읽기의 진정한 '맛'을 배웠다. 게이치로는 신비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게이치로가 자신의 존재를 알린 책은 <일식>이다.  탁월한 필체와 글쓰기를 통해 수도사의 신비로운 체험을 담아 냈다. 이 책에서 게이치로는 의고체, 즉 옛글씨체를 모방하여 그대로 재현했다는 것이다. 현대인이 오래된 문장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산고의 고통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러한 저자의 수고와 집념이 이후에 출간된 많은 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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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효과의 딜레마


미인효과가 있다. 외모와 성공, 부, 인맥은 보편적으로 정비례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자신의 외모에 집착한다. 이것이 딜레마다. 본성은 변화 시키지 않으면서 외모를 변화시켜 자신을 좀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려 한다. 거짓과 왜곡이 이 안에 담겨있다.


예전에 중국의 어떤 여자가 결혼했다. 아이를 낳았는데 정말 못생긴 아이를 낳았다. 사실 아이는 모두 못생겼다. 다만 사랑스러울 뿐이다. 남자는 이유를 캐기 시작했고, 여자가 수십번의 성형 수술을 통해 지금의 외모를 갖게 된 사실을 알게 된다. 남자는 배신감을 느끼고 이혼한다.


이 남자도 참으로 어리석다. 외모에 집착했기 때문이다. 그 대가는 치러야 하지 않을가? 미인효과의 딜레마는 바로 이것이다. 외모에 집착하면 할 수록 관계를 왜곡시키고 삶을 변질 시킨다는 것이다. 마음이 이뻐야 한다고 했다. 외모가 전부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본성은 아니 남자의 본성은 첫째도 이뻐야 하고, 둘째도 이뻐야 하고 셋째도 역시 이뻐야 한다. 이러석은 생각이다. 



파스칼은 '클레오 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도 역사를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는 미미한 것을 상징하며 무가치한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코에 집착하여 역사를 끌고 간다. 트로이 전쟁은 어땠는가. 역시 외모였다. 헬렌이 추녀였다고 같이 도망쳤을까? 역시 역사는 외모에 집착했음을 보여준다. 외모의 딜레마는 끝도 없다. 중국의 경국지색이란 단어가 생긴 이유도 외모 때문이다. 결국 인간은 무가치한 것에 집착하여 큰 일을 망친다. 이것이 진정한 미인효과의 딜레마다. 정신차려라 인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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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보경심, 

순수한 사랑때문에 울다.


보보경심을 선물로 얻었다. 정말 재미있게 읽고 있다. 첫 책인데 중국에서만 12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필자도 글쓰기를 애쓰고 있는데 책을 낸다는 것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

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끝낸 것이 아니다. 대막요, 운중가, 가장 아름다운 시절,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 등의 다수의 작품들을 이후에 계속 펴냈고, 대부분 베스트 셀러이다. 그녀의 집필력과 문장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다. 


보보경심의 내용은 식상하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이유가 무엇일까? 운명은 타인에의해 운명지워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 나간다는 현대인인 장효가 타인에 의해 운명지워진 삶을 살아야 하는 강희제 시절의 약희로의 여행 속에서 갈등이 일어난다. 장난처럼 시작된 일들이 돌이킬 수 없는 운명으로 굳어져 간다. 


사랑의 애달픔이란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애달파하고 마음 아파하고, 밤새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 속에서 '사랑의 아픔'이란 말이 생겼다.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애달픔 말이다.


자유연애, 쾌락, 동물적 본능에 익숙해진 현대인들에게 절제되고 통제된 상황 속에서 몸이 아닌 마음으로만 사랑하고 그리워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하면 분명 반감을 나타낼 것이다. 탁한 세상이다. 그래서 더욱 보보경심은 빛을 발한다.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 시절 형과 고구마 구워먹던 '틈의 여유'를 낭만적으로 보듯 말이다. 순수하고 진정어린 사랑을 현대인들은 잃어 버렸다. 자유와 쾌락의 꾸정물에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사랑하지만 사랑할 수 없는  고대의 순수한 사랑이 그립다. 


















세상은 자유를 원하면서 욕망을 마음껏 분출하는 쾌락적 사랑을 원치 않는다. 예전의 순수한 사랑으로 돌아가고 싶은 것이다.  이것은 마치 폭풍을 뚫고 항구를 향해 계속하여 항해를 멈추지 않는 몸무림이다. 아니면 자신 안에 들어온 티를 이겨내기 위해 고통스러워하면서 마지막에 찬란한 진주를 만들어낸 조개의 아픔과 같다. 고통이 없다면 진주는 없다. 통제가 없다면 그리움도 없다. 순수함이라한 이러한 통제과 절제 속에서 만들어낸 진주이기 때문이다.


운명을 알지만, 운명을 바꾸지 못하고 운명에 종속된 체 죽어가는 약희라는 여인의 이야기는 심금을 울린다. 약희는 현대의 침울하기 그지 없는 장마때의 잠깐 비추는 햇살이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아무도 없는 방에 들어가 이 책을 읽다가 순수함을 잃어버린 내 자신이 싫어서 눈물을 흘렸다. 사랑할 자유를 마음껏 누리면서도 감사해본 적이 없다고...


읽다가 건져올린 몇 개의 문장들...


'세상은 태평성세를 노래하고 있지만 내 기분은 처량하기만 했다. 세상은 커다란 무대이고, 나는 그 연극을 지켜보는 구경꾼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이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연극은 비극이었다."


"우린 모두 폐하의 손에 든 바둑돌일 뿐이란다. 폐하께서 갑작스레 결정하신 일 같지만 실은 귀비께서 폐하의 뜻을 헤아리시고 적당한 때에 함께 연기를 하신 거야."


"역사책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어서 지금 일어나는 일이 내가 알고있는 역사적 사건의 흐름과 같은지 어떤지는 알 수가 없다. 나 때문에 역사가 이렇게 흘러가는 건지 아니면 역사가 그렇게 되어서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건지 혼란스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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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 

'세상의 예쁜 것'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


책을 읽다보면 가슴이 저미도록 마음을 후벼파는 문장이 있다. 얼마 전에도 박완서 선생의 산문집일 읽다가 보석을 하나 캐냈다. 고이담아 노트에 담아 두었다. 두고두고 생각해 볼 문장이기에..


박완서 선생님의 <세상에 예쁜 것>이란 산문집에 나오는 문장이다.


아무리 어두운 기억도 세월이 연마한 고통에는 광채가 따르는 법이다. 


 박완서 선생의 글은 그냥 읽고 지나치기에는 서러울 만큼의 시대적 공감이 일어난다. 아니 실존적 공감이다. 인간의 내면에서 일어남직한 깊은 울림이 문장에 담아 둔 탓이다. 우연히 문장이 생각났다고 말하지 말아야 한다. 한 문장에는 세월을 견뎌온 인내와 성찰이 스며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렇게 단순한 한 문장도 무게가 실리는 법이다.






시간이 나를 치유해 준 것이다.


지울 수 없었던 남편에 대한 기억을 시간이 치유해 주었다고 담백하게 털어 놓는 저 심정은 무엇일까? 그래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바로 저런 것을 두고 한 말인지도 모른다. 


상상력은 사랑이지 증오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 때의 치 떨리는 경험이 원경으로 물러나면서 증오가 연민으로, 복수심이 참고 이해하는 마음으로 바뀌면서 비로소 소설을 쓸 수 있었다. 그러나 아주 잊지 않았기 때문에 쓸 수 있었고, 그 후 오늘날까지 꾸준이 많은 글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쓰지 않고 보통으로 평범하게 산동안이 길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말에 태어난 해방과 전쟁, 그리고 새마을 운동과 민주화 운동, 살아있는 한국의 역사이기도 한 선생님이기에 뼈에 사무치록 한 스러운 삶이 비껴나가지 못했다. 모두가 그러했을 터이지만 살아있는 문장으로 드러나는 증언들은 역동적이다. 추억은 아름답지 않던가. 현재는 늘 불만이지만... 그러나 추억에도 티는 있고, 지우고 싶은 세월도 있는 법이다. 박완서 선생은 악몽을 지우지 않고 극복함으로 추억을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마치 전역한 군인의 영광의 상처처럼 말이다. 


병적인 면도 없지 않아 있다. 일면 활자중독이라는 병에 걸려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낸 경험도 있다. 


6.25전쟁 중 한 달 남짓을 파주 쪽 산골에 숨어서 지낸 적이 있다. 그때 처음으로 나는 종이와 활자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시간을 갖게 되었는데 그 시간을 견디기가 얼마나 고통스러 운지 곧 미쳐버릴 것 같았다. 마침 다 떨어진 벽지를 군데군데 땜질한 신문지 활자가 보였다. 나는 그 얼마 안 되는 활자를 읽고 또 읽고 나중에는 반닫이 위에 올라서서 천정을 땜질한 활자까지 읽었다. 언제 적 신문인지 모를 철 지난 이야기지만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고 그게 내 정신이 미치지 않을 만큼의 통풍 역할을 해주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아픔이 있다. 아픔이 곯아 썩는 사람이 있는 반면 영광의 상처가 되는 사람도 있다. 지독한 고통의 세월을 연마함으로 광채가 나는 보석이 되어야 한다. 다이몬드라할지라도 세공사의 손길에 연마 되지 않으면 빛을 발하지 못한다. 그러나 세월이 연마하기를 원한다면 기꺼이 세월의 손에 자신의 아픔을 내려 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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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의 뇌


십대는 외계인이다. 책 이름을 그렇게 지은 분도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십대의 이상행동을 파헤친다. 십내의 뇌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다. 사춘기라는 독특한 시기를 보내는 아이들을 보며 뇌과학자들이 뇌를 스캔하면서 연구하기 시작했다. 뇌를 연구하던 학자들은 십대의 뇌가 일반 저학년이나 성인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전두엽이 불안정하고 특히 전전두엽의 회색질이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을 발견한다. 

전두엽은 논리와 상상력, 충동자제력을 관장한다. 이러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십대는 충동적이고, 이성적이 못한 행동을 하게 된다. 제2의 변화기를 겪고 있기 때문에 단기기억 능력이 저하되고 건망증이 급속하게 늘어난다. 마치 치매 초기 증상처럼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 이러한 이유들은 모두 뇌에서 이상증상이 나타난 결과이다.

















<10대성장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십대들의 특성을 다양한 실험을 통해 검증한다. 십대는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 찾아나선다.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는 역시 비슷한 내용이지만 십대를 비정상적 행위를 자행하는 이상한 존재가 아니라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라고 말한다. 성장의 과정중에 있는 십대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들을 돌보아 주는 것이 필요한다. 


특히 십대의 뇌는 후두엽이 민감하게 반응하여 감정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그러므로 십대는 정서적 안정을 취하고 행복은 삶을 추구하도록 배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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