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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 음악과 함께 떠나는 유럽 문화 여행 ㅣ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
정태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정말 사랑스러운 책이다.(책 읽는 중간 몇번씩 쓰다듬어줬다)
별이 다섯개 밖에 없는게 한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사진에, 음악에, 이야기에 눈과 귀가 즐거울 수밖에 없는 책이다.
CD까지 함께 있었더라면 훨씬 좋았겠지만 음원싸이트나 유튜브에서 공들여 일일이 찾아 듣는 재미 또한 즐거운 경험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음악에 관한 책에는 CD가 꼭 함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특히 클래식 분야는 더욱 더.
<표지사진은 체코 프라하의 카를다리와 블타바 강, 작가는 이곳에서 프란츠 카프카와 스메타나를 떠올린다>
건축가 정태남이 클래식 음악에 깊이 빠지게 된 것은 고교시절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알함브라의 추억>에 매료되어 클래식기타를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이 책의 시작이 <알함브라의 추억>이다.
이탈리아 로마에서 30년을 살면서 그가 직접 가보고 그곳에서 체험한 이야기들을 정리하여 펴낸 이 책에는 유럽 10개국 20개 도시 30개의 특정한 장소와 그 곳과 관련된 음악이 실려있다.
30개의 장소는 6부(궁전과 성, 다리, 정원과 공원, 집, 길, 성전)로 나누어져 있다.
책의 순서대로 장소별로 읽는 것도 좋지만 나라별로 보는 것도 괜찮다.
스페인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궁전과 헤네랄리페 정원, 팔마 데 마요르카에 있는 안익태 선생의 유택, 마드리드의 거리...
그 곳과 관련된 음악과 이야기들...
특히 마요르카 섬 중심가에 세워져 있는 안익태 선생의 기념조각과 그의 이름을 딴 '안익태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정말 놀랍고 감사했다.
일본의 저명한 작곡가 단 이쿠마는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가는 한국의 애국가'라고 말했고, 2002년 월드컵때 한국과 프랑스 경기를 중계하던 스페인 아나운서는 '여러 나라 국가를 들어봤지만 이렇게 멋진 국가는 난생 처음 들어봅니다. 프랑스 국가보다 훨씬 더 멋지군요.' 라고 했다고 한다.
남들은 이렇게 칭찬을 하는데... 앞으로 애국가 부를 일 있으면 무조건 큰 소리로 불러야겠다.
얼마전 종방된 '오페라스타'에서 가수 테이가 불렀던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별은 빛나건만>이 떠오른다.
대중가수들이 오페라에 도전한 이 프로그램이 굉장히 신선했다.
죽음을 앞둔 화가 카바라돗시가 사형대에 오르기 전에 연인 토스카와의 아름다웠던 사랑의 순간을 회상하면서 부르는 슬픈 아리아 <별은 빛나건만>.
<거룩한 천사의 성과 다리>
이탈리아 로마의 '카스텔 산탄젤로(거룩한 천사의 성)'는 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마지막 장면의 배경이 되는 곳이다.
이 성은 원래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영묘였는데 로마제국의 국운이 기울어지면서 로마를 지키는 요새로, 성채로, 피신처로 급기야는 정치범들을 수감하는 악명높은 형무소로 사용되었다.
오페라 '토스카'의 3막은 바로 이 성이 형무소로 사용될 때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무 사전 지식 없이 들었을 때와 이런 역사적인 배경과 스토리를 알고 난 후 듣는 '별은 빛나건만' 은 정말 하늘과 땅의 차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이 책은 여행에 관한 것이지만 여행정보서적은 아니며, 또 음악에 관한 것이지만 음악해설서나 명반해설서는 아닙니다. 또 내가 건축가라고 해서 이 책에서 음악과 건축과의 관계에 대한 학술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닙니다. 이 책에서 나는 오로지 유럽 여행을 꿈꾸고 또 음악을 가까이 하는 독자들과 함께 여행과 음악이 주는 삶의 기쁨과 앎의 기쁨을 나누려고 할 뿐입니다. <머리말에서>
작가는 이렇게 말했지만 나에겐 이 책이 여행정보책이고 음악해설서이다.
언젠가 유럽을 여행한다면 그때는 이 책을 꼭 가져가리라 다짐해본다.
21세기북스에서 나온 '일생에 한번은' 시리즈는 '살면서 한번은 만나야 할 문화와 예술이 살아있는 여행에세이'라고 한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이 궁금해진다.
아! 오늘부터 딸아이와 함께 기타를 배우기로 했다.
가까운 미래에 <알함브라의 궁전>을 딸과 함께 연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두근두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