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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이면, 단순하게 살려고 노력한다. 

생각하는 것에서 부터 행동에 옮기는 것까지 “단순함”이 주는 힘이 강하다고 믿는다. 복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쉽게 지친다. 그래서 말을 할 때도 간단하고 분명하게 말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나에게 말을 하는 상대방도 그런 것은 아니라, 나름대로 어떤 기준을 가지고 들어본다. 


 그냥 하는 말인가, 아니면 뭘 해 달란 말인가? 


두가지만 구분하면, 내 행동을 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짜증, 너스레, 감탄, 넋두리 같은 것들은 그냥 하는 말이다. 이걸 “요구“로 받아들이면, 내가 피곤해진다. 반면에 똑같은 말을 자꾸 한다던가, 날짜, 시간, 금액 등 보다 분명한 내용이 들어가면 대개의 경우 “뭘 해 달란 말”과 같다. 이 경우에 가만히 있으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오빤 내가 왜 화 났는지 몰라?”

“누구네 아들은 이번에 공무원 시험 준비한다던데...”

”우리도 차바꾸면 안돼?” 

“집이 꼴이 이게 뭐야? 평수도 작고...”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해? 나한테 해 준 게 뭐야?” 

“이 성적에 니가 잠이 오냐?” 

“이봐 김대리, 이대리 억수로 일 잘하쟤?”


와 같은 경우에는 “그냥 하는 말”이다. 말하는 사람은 듣는 사람이 열이 받거나 어떤 감정의 변화를 만들려고 하는 의도가 다분하다. 


“재직증명서 떼 오래.”

“건강보험 피부양자 어쩌고 하는 거 내일까지 해야해.”

“공인인증서 갱신이 오늘 까진데?” 

“청소기 돌려!” 

“올 때, 콩나물이랑 두부사와!” 


간단하게 내가 듣고 있는 말에 “결론”이 없으면, 흘려버려도 상관없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들을 수 없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섣불리 본인의 감각과 센스를 발휘해서, “요구”로 인식하는 상대방은 말하는 방법을 고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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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커뮤니티 사이트의 중고장터를 들락거리는 게 습관이 되었다. 


늘 구경만 하다가 창을 닫는다. 재래시장이나 마트 아니면 백화점을 가도 마찬가지다. 

가진 돈도 없거니와, 있더라도 선뜻 사지는 못했겠지. 설령 샀다고해도, 그걸 가지고 내가 뭘할까. 얼마나 가지고 놀까 생각해보면, 답은 뻔하다. 바짝 열을 내며, 꼼지락 대다가 이내 구석으로 치워지면, 먼지만 뒤집어 쓰겠지. 신기한 물건들이 많다. 소리가 나고, 번쩍거리면 일단 관심이 가고, 손안에 넣고 싶어 안달하지만, 더 이상 설레지는 않는다.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내가 만들기 전까지는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마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돈이 있거든, 시간도 있거든 차라리 밖을 나가 걷는 게 나에게 도움이 된다. 좋은 생각이 들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전화를 할 수도 있겠지. 경험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 낫다. 가지지 못한 것은 곧 새로운 것들에 밀려 잊혀지지만, 나의 시간을 들인 것들은 오래도록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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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엄에서 글을 읽다가 눈을 사로 잡은 구절을 하나 읽었다. 팀 해리스의 <4-hour body>에서 인용한 내용이다.

“물을 끓이기 위해서는 대기압에서 섭씨 100도가 필요하다. 끓는 다는 게 끓는다는 거지. 더 끓여보겠다고 더 높은 온도를 만들지 않는다. 태양이 멜라닌을 건드리는데 15분이 필요하다면, MED는 15분이다. 그 이상의 시간은 화상을 입을 뿐인데다, 해변에서 강제로 휴식을 취하는 것과 다름 없다.”

회사에서 업무지시가 떨어지면, 두가지를 생각한다.
“완벽한 결과물 제출 vs 최대한 신속한 제출”

물론, 신속하게 빠른 결과물 제출이 정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다. 업무를 지시한 사람의 생각을 정확히 이해하고, 최대한 신경을 써서 자료를 만든다고 해도, 몇 번의 수정이 불가피하니까. 그렇다면, 최대한 신속한 제출로 수정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정답이다. 공부를 하거나, 새로운 분야를 탐색할 때도 이와 다르지 않다. 어째서 책을 읽을 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읽으려고 할까. 어째서 머리말부터, 에필로그까지 읽어야할까. 시종일관 가벼운 마음과 생각을 유지하는 게 더 필요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아는 것을 확인하려고 책을 읽기 보다는 뭘 모르는지 알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https://medium.com/life-learning/10-reasons-why-c-students-are-more-successful-after-graduation-e5287760525f#.avk5yct6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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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다가, 원룸을 거쳐 상가주택인 곳에 사는데, 겨울이 되니 공기가 차갑다. 도시의 주택이 이런데, 시골이나 일반주택은 어떨지 상상이 안간다. 더 심한 외풍과 냉골에 고생할 지도 모르지. 그 와중에 강아지 혹은 개를 키우면 산다고?

몇 년전엔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TV에 나온적이 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반려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개가 죽던 날을 생각하며, 말씀하시는 모습에 나도 함께 눈물이 낫으니까. 그 때 부터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면 어떨까 생각했다. 형편이 이러니, 무작정 들일 수는 없겠지만, 기회를 만들어서, 함께 살면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겠구나 싶었다.

순례길을 걸던 첫 날,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본 사람이 생각난다. 강아지 세 마리를 데리고 나선 그 사람.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며칠이 지나서, 부르고스를 지날 무렵 동네에서 따라오던 개가 한 마리 있었다. 나름 잘 따르길래, 프랑스 애에게

“ 한 번 데려가서 키워보는게 어때? '

라고 물었더니,

“내 앞가림도 하기 힘든데, 얘까지 먹여살리라고? 난 못해!”

어차피 그 개는 그 동네에서 사는 주인있는 개일테니, 데려가지 못할게 뻔했지만, 거둬들인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런 수고로움에도 나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개와 함께 사는 꿈을 꾼다. 하동이나 구례 쯤에서 섬진강을 거닐면서 살면 좋겠다. 그러면, 컴퓨터앞에 앉아서 인터넷 하는 것보단 조금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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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더 이상 보러다니지 않지만, 그래도 몇 년전까지는 꾸준히 TOEIC이라는 시험을 보러다녔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그러는 타입의 인간은 아니다 보니 시험은 늘

“평상시 공부하는 걸로 치르고 나오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그 시험은 2년이 다 되기 전에 갱신하자는 데 의의를 뒀었다. 금요일에 늦게 퇴근해서, 다음 날 아침이 시험날인 걸 알고, 허둥대며 고사장으로 들어가곤 했었다. 컴퓨터 싸인펜이라는 게 학생이라면 자주 쓰는 것이라 필통에 몇 개씩 있지만, 직장인에게 꼭 그렇지는 않은 필기도구다.

“필기도구가 중요한게 아니잖아. 성적이 중요한 거지. 점수말야. 그런 건 학교앞에 가서 사면 돼!”

하지만, 토요일 아침 일찍 학교앞 문구점이 문을 열리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다음 번에는 그러지 말자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문구점이 보이지 않으면, 그렇게 애가 탈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제 부터인가 졸업식의 꽃다발 마냥, 고사장 앞에서 근처 영어학원 팜플렛과 함께, 컴퓨터 싸인펜을 나눠주는 분들이 있었다. 처음엔 맘에 들지 않았다. 저의가 궁금했기 때문이다.

“컴퓨터 싸인펜 받아가시구, 시험 잘보세요!”

라고 말하지만, 웬지 내눈엔 그것이 낚시바늘로만 보였다.

' 후후후, 싸인펜을 챙겨오지 않아서, 이걸 받아가는구나. 어쩐지 꼼꼼하지 못한 것 같은데 말이지. 공부도 열심히 한 것 같지 않고 말이야. 여기 우리학원 팜플렛도 함께 있으니, 끝나고 나면 꼭 한 번 읽어보렴. 무려 만점 강사님께서 함께 해주실것이야! '

TOEIC 시험을 볼 때는 이제 컴퓨터 싸인펜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 연필로도 OMR카드를 작성할 수 있기때문이다. 영어시험의 성적이라는 게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보니, 이후로도 몇 번이나 시험을 보러 갔었지만, 야무지지 못한 성격탓인지, 기를쓰고 공부하지는 않았다. 가까이 두고 익히다 보면, 성적도 자연스레 오르겠지 라고 넉살좋게 생각하고 말았다. 딱히 연연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기세 좋게 공부하고 좋은 점수를 받는 사람들 보면, 부럽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는 내 방법이 보다 근본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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