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에 살다가, 원룸을 거쳐 상가주택인 곳에 사는데, 겨울이 되니 공기가 차갑다. 도시의 주택이 이런데, 시골이나 일반주택은 어떨지 상상이 안간다. 더 심한 외풍과 냉골에 고생할 지도 모르지. 그 와중에 강아지 혹은 개를 키우면 산다고?

몇 년전엔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TV에 나온적이 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삶을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그게 어떤 느낌인지 알 길이 없었다. 다만,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반려견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알 수 있었다. 개가 죽던 날을 생각하며, 말씀하시는 모습에 나도 함께 눈물이 낫으니까. 그 때 부터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면 어떨까 생각했다. 형편이 이러니, 무작정 들일 수는 없겠지만, 기회를 만들어서, 함께 살면 그게 꼭 나쁘지만은 않겠구나 싶었다.

순례길을 걸던 첫 날, 피레네 산맥을 넘을 때 본 사람이 생각난다. 강아지 세 마리를 데리고 나선 그 사람. 저 사람은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 며칠이 지나서, 부르고스를 지날 무렵 동네에서 따라오던 개가 한 마리 있었다. 나름 잘 따르길래, 프랑스 애에게

“ 한 번 데려가서 키워보는게 어때? '

라고 물었더니,

“내 앞가림도 하기 힘든데, 얘까지 먹여살리라고? 난 못해!”

어차피 그 개는 그 동네에서 사는 주인있는 개일테니, 데려가지 못할게 뻔했지만, 거둬들인다는 게 쉽지 않다는 생각은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그런 수고로움에도 나는 마당이 있는 집에서 개와 함께 사는 꿈을 꾼다. 하동이나 구례 쯤에서 섬진강을 거닐면서 살면 좋겠다. 그러면, 컴퓨터앞에 앉아서 인터넷 하는 것보단 조금 더 건강하게 살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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