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커뮤니티 사이트의 중고장터를 들락거리는 게 습관이 되었다.
늘 구경만 하다가 창을 닫는다. 재래시장이나 마트 아니면 백화점을 가도 마찬가지다.
가진 돈도 없거니와, 있더라도 선뜻 사지는 못했겠지. 설령 샀다고해도, 그걸 가지고 내가 뭘할까. 얼마나 가지고 놀까 생각해보면, 답은 뻔하다. 바짝 열을 내며, 꼼지락 대다가 이내 구석으로 치워지면, 먼지만 뒤집어 쓰겠지. 신기한 물건들이 많다. 소리가 나고, 번쩍거리면 일단 관심이 가고, 손안에 넣고 싶어 안달하지만, 더 이상 설레지는 않는다. 현실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알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것들은 내가 만들기 전까지는 결코 손에 넣을 수 없다는 사실마저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차라리 돈이 있거든, 시간도 있거든 차라리 밖을 나가 걷는 게 나에게 도움이 된다. 좋은 생각이 들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전화를 할 수도 있겠지. 경험에 시간을 들이는 것이 낫다. 가지지 못한 것은 곧 새로운 것들에 밀려 잊혀지지만, 나의 시간을 들인 것들은 오래도록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것이 좋든 나쁘든 상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