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기 활동 마감 페이퍼를 작성해 주세요.

 

10기와 11, 두 번의 신간평가단을 경험하며 참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즉흥적으로 사는 데 익숙한 터라, 정해진 기한 내에 책을 읽고 감상을 올려야 한다는 약속이 알게 모르게 큰 압박감을 주기도 합니다. 또한 매번 에잇,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책의 값어치에 한참 못 미치는 감상문을 올리며 약간의 죄책감이 들기도 하구요.

 

책읽기란 일종의 취미생활일 뿐인데 이런 부담을 가질 필요가 있나 하는 자책이 간혹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매번 신간평가단 모집에 신청서를 내게 되는 이유는 신간평가단이 주는 여러 이점들 때문일 겁니다. 이번 달에는 어떤 책일까 하는 약간의 기대라든지 사서 읽고 싶었던 책이 선정되어 책값을 아끼게 되는 일이라든지 또는 생각지도 못했던 보석 같은 책을 만나게 되는 흥분까지, 소소한 이벤트가 매달 펼쳐지는 느낌이니까요.

 

무엇보다 신간평가단을 하면서 자연스레 책을 읽고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책을 읽을 때마다 내용에 대해서든 책 자체에 대해서든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곤 하지만, 간략하게라도 당시의 생각들을 정리해놓지 않아 쉽게 잊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신간평가단을 하며 매달 두 권 가량의 책을 의무적으로 정리하다보니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하게 끄적거리게 되더군요. 어찌 보면 이것이 신간평가단을 통해 얻게 된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합니다.

 

11기 신간평가단에서도 매달 두 권씩, 총 열두 권의 책을 만났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어떤 책은 그저 그랬고 어떤 책은 마음에 들고 그랬습니다. 열두 권 중 단 한 권만 꼽으라면 저는 <코뮤니스트>를 고르겠습니다. 마르크스주의의 역사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앞으로도 참고용으로 자주 펼쳐보게 될 책이 될 듯싶기 때문입니다.

 

 

 

<고독을 읽어버린 시간><노동의 배신>은 지금의 우리 사회나 삶의 조건을 성찰하는데 있어 어떤 것들에 주목해야 하는지 도움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지그문트 바우만은 이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막상 손대기 어려웠던 저자였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다른 책들도 펼쳐볼 마음이 들었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였지만 어려웠던 <얽힘의 시대><광기>는 나중에 꼭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내년엔 물리학을 공부해 보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기에 <얽힘의 시대>1년 후 다시 읽으면 어떤 느낌일까 기대되기도 합니다. 대리언 리더의 책은 이전에 <모나리자 훔치기>를 읽어보았기에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더군요. 나중에 다시 한 번 차근차근 읽어보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운 좋게 12기에서도 계속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12기엔 어떤 책들이 선정될까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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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2-12-0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와서야 얘기지만, 그간 신간평가단 하면서 nunc님 글을 거의 빠짐없이 챙겨보았습니다. 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될 여러 관점들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무튼 (글을 계속 본 입장에서) 인사는 전하고 가야할 것 같아, 글 남깁니다. (저는 아직 '얽힘의 시대'가 남아서, 활동 마감 페이퍼를 미뤄두고 있는데, 저랑 마음에 드는 책이 거의 겹치시는 것 같네요.)

nunc 2012-12-02 13:20   좋아요 0 | URL
다른 분들의 글에 댓글을 다는 게 익숙치 않아서 흔적을 남기거나 하지 않았지만, 저도 맥거핀님이 올리신 좋은 리뷰들 잘 읽고 있습니다.^^ 12기에는 신청하지 않으신 것 같던데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