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랄랄라 하우스 - 묘하고 유쾌한 생각의 집, 개정판
김영하 지음 / 마음산책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직장일이 책 만드는 일이라, 직장에서 주로 많이 해야 하는 일이 책을 읽는 일이었다. 그런데도 가끔 난 휴가를 쓰고 카페에 가서 책을 읽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가 막힐 일이다.
회사에서 책 읽으면 되는 걸, 피같은 휴가를 버리고, 커피값을 들여 카페에 앉아있다.
하지만 그걸 안할 수는 없다. 가장 행복한 시간인걸.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집에서 일하게 된 뒤로 집안 배치를 아무리 바꿔도 책 한권 달랑 들고 나가 카페에서 읽는 것만 못하다.
컴퓨터가 있고, 책이 잔뜩 쌓여있는 것은 일인데, 카페에 가서 읽을 생각도 없던 카페에 있던 책을 읽거나, 급하게 읽을 일 없는 쓸데없는 책(정말 말 그대로 쓸 때가 없는 책이다.)을 읽고 있으면, 놀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나에게 또다른 취미가 생겼다. 스마트폰으로 바꾸면서 책을 글로 읽는 것.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 불을 당겼다.
한번 들어보니 정말 재밌다. 이것저것 관련 수다를 떠는 게 재밌나했더니, 그냥 소설만 읽어줘도 재미있다.
눈으로 읽는 것보다 분명 속도도 안 나고, 꼭 읽고자 했던 책이 아니더라도 조용한 동네를 산책하면서 듣는게 재미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여러 팟캐스트를 듣다보니, 이건 아무거나 다 좋은 건 아니었다.
김영하 말투, 목소리가 내 취향에 맞았다. 가령 짝꿍은 졸린다고 하니까.
그 뒤로 김영하 소설을 찾아읽었다. 목소리를 많이 듣다보니 아는 사이 같다.
거기다 이번 '랄랄라 하우스'까지! 산문을 읽고나면 그 사람하고 친한 사이같이 느껴지니.
이 진중하고 진지해보이는 낮은 음성의 작가는 고양이에게 무시당하기도 하고, 어떤 날은 아주 소심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고, 남을 부러워도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길이 햇빛 잘 드는 카페 창가 자리에 앉아 쓴 것 같은 기분, 그래서 어느 나라에서 쓰건 그건 여행같기도, 편안한 일상 같기도 하다.
랄랄라 하우스가 나를 여행길, 편안한 카페로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