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했더니 [마크스의 산]의 그 작가다.

다카무라 가오루.

한때 일본 미스터리, 추리, 스릴러 등 장르소설 열심히 읽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뜸해졌다. 진짜 왜 그렇게 똑 끊었는지 미스터리다. 관심이 시들해지더라.

관심작가 신간알리미로 신청해놓은 게 아니라서 알라딘에 뜬 홍보로 발견하게 된 다카무라 가오루의 [레이디 조커] 장편소설.

1997년 발표된 작품이라 20년만에 우리번역본을 갖게 됐네. 시간을 견딘걸까?

2010년에 전면개고를 했다고 한다. 전면개고? 개고는 원고를 다시쓴다는 말인데 단순히 문장을 다듬는 수준을 말하는 건 아닐테고 개작수준은 아닐테고 어느정도를 전면개고라고 하는 걸까.

 '일본의 도스토예프스키'라고 감탄한 아마존 독자의 리뷰를 홍보문구로 써놨는데 과연 그럴까.

[마크스의 산]은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지만 '포도알 같은 눈동자를 가진 여인'이라는 그 이미지가 오래 잊히지 않았다.

하나라도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을 쓴 작가라면 읽어볼만하다. 

 

 

이 소설은 1984~1985년 사이에 일본에서 실제 벌어졌던 일련의 제과업체 협박사건을 모티프로 해서 1995년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전면적인 사회비판 면모를 띠고 완성했다고 한다. 한신대지진이 일본인들에게 준 충격 또는 어떤 일종의 회심을 하루키에 이어 또 한번 확인해보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마츠모토 셰이초에서 이어지는 사회파 미스터리 계보에 넣을 수 있는 작가와 작품 세계를 다시 한번 만나볼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1984년과 1985년에 걸쳐 일본 열도를 뒤흔들었던 일명 '글리코 모리나가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어, 업계 1위의 대기업 '히노데 맥주'가 정체 모를 범인 그룹 '레이디 조커'에게 협박받는 과정을 그린다.

다카무라 가오루는 원래 이 작품을 자신의 경험에 바탕한 개인적인 내용으로 구상했으나, 연재 시작 직전 일어난 한신대지진을 계기로 보다 넓은 시각으로 사회 전반을 바라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후 현대사를 되짚어봄으로써 현재 일본 사회에 존재하는 여러 모순의 근원을 찾는 작업에서 소재로 선택한 것이 이 희대의 미결사건이다.

 

일명 '글리코 모리나가 사건'은 1년 여에 걸쳐 주로 제과업체들에게 날라든 협박들과 그로 인해 벌어진 한바탕 큰소동이었는데 범인은 끝내 밝혀지지 않은 미제사건으로 남았고 유일한 용의자로 '여우눈을 가진 남자'를 특정해서 몽타주만 남은 것 같다.

 

 

(다카무라 가오루가 '포도알 같은 눈동자'를 묘사했듯이 묘하게 이 사건의 용의자가 '여우눈을 가진 남자'라니).

1년 넘게 일본 사회를 발칵 뒤집은 협박사건에 경찰들이 얼마나 시달렸을지 짐작하고도 남으며 용의자를 놓친 경찰이 분신자살하기도 했다니 일본 경찰이 받았을 압박도 주요하게 다뤄졌을 듯하다.

게다가 용의자로부터 마지막으로 날아온 메시지는 '이제 협박을 그만두어도 할일은 많다. 인생 참 재미있지 ..였다니. ...

'고다형사 시리즈' 세번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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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8-03-16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 책 디자인을 보니 , 문학동네 미야베 미유키 솔로몬의 위증이 생각나요 ! 꽤 긴 장편 소설인거 같은데 , 저도 읽어보려고요 .여우눈을 한 남자 만나면 어땠는지 알려드릴게요 !^^

포스트잇 2018-03-16 14:23   좋아요 1 | URL
요새는 책의 핵심 주제나 내용, 이미지 등을 표지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경향이 많은 듯합니다.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요즘은 유난히 더 신경쓰는 것 같습니다.
아마 같은 출판사라 같은 작업이 이뤄졌을 것 같네요.

..솔로몬의 위증도 언제 읽을 기회가 있을라나요...

여우눈을 한 남자가 소설속에 나올지 모르겠네요. 실제 용의자 몽타주를 보고 그렇게 불렀다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