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에이미스는 돈(Mondy)으로 타임지 선정 백대 영문소설에 뽑힌 작간데 번역된 책이 없다. 아님 절판되었거나. 뭐, 꼭 선정된 작가의 작품을 봐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이 작가와 즐리언 반즈가 앙숙이었다는데 비교할 기회가 없으니 안타깝다는 얘기다. 반면 줄리언 반즈의 작품은 많으니...

 『내 말 좀 들어봐』는 런던에 사는 30대 초반의 남녀 세 명이 엮어 내는 사랑 이야기로 프랑스의 페미나상을 받은 작품이다. 스튜어트와 결혼한 여주인공 질리언, 스튜어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질리언을 사랑하는 올리버, 이들의 불륜의 사랑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스튜어트. 그리고 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반스 특유의 언어 조종술에 의해 고백적 언술로써 독자의 참여를 유도한다. 이들의 상반된 관점을 통해 독자들에게 진리에 대한 태도와 대화 부재의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이 소설은, 반스가 재치와 장난스러운 테크닉의 거장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하고 있다.

 

 영국의 현존 작가 중 가장 존경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자 유럽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줄리언 반스의 장편소설. 외형적으로는 아마추어 문학 애호가인 영국의 어느 퇴역 의사가 플로베르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전해지는 박제 앵무새를 찾는 짧은 여정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박제 앵무새를 모티프로 풀어 나가는 플로베르에 대한 탐구는 시공을 초월하고, 과거와 현재뿐 아니라 플로베르 작품 속 시간까지 함께 아우르며 진행된다. 전통적인 플롯 위주의 이야기 구조를 해체하고 플로베르의 작품과 발언에 근거한 의사 연대기, 플로베르 외전, 동물 열전, 플로베르를 받아들이는 현대인들의 우스꽝스러운 에피소드 등 만화경 같은 다양한 형식의 글을 통해 작가는 사실주의 소설의 대가의 초상을 어느 비평가나 전문가도 보여 주지 못한 방식으로 입체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창의적인 플로베르 평전에 머물지 않고, 예술의 자장 안에서 벌어지는 작가와 비평가와 독자 사이의 상호관계, 생활과 예술의 상관관계, 작가와 작품의 상관관계 등 예술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간 사회의 모든 양상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그리고 있다.

 진 서전트란 여자의 일대기를 초년, 중년, 노년의 3부에 걸쳐 그리고 있다. 진은 1922년 출생해서 이 작품이 끝나는 해인 2021년까지 장수하고 있는 여자이지만, 이렇다 할 중요한 일은 하지 못한 아주 평범한 여자다. 1부 초년 시절의 진은 호기심 많은 어린이로 자라난다. 그리고 진은 영국의 전투기 조종사 프로서로부터 영국 해협을 건너 귀대할 때 오렌지빛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두 번이나 봤다는 경험담을 듣는다. 또 레슬리 아저씨와 함께한 여러 게임들과 그가 보여 준 마술들은 평범하고 따분한 어린 진의 생활에 새롭고 신기한 삶의 신비를 심어 주었다.
임무 수행중 죽음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잠시 비행 중지 명령을 받고 진의 가족과 함께 유숙하고 있는 프로서는 자신이 집요하게 생각해 온 일, 즉 최고로 죽는 방법에 관해 진에게 설명한다. 그리고 실제 전쟁이 끝나고, 진은 프로서가 그의 말대로 한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태양을 향하여 수직상승하다가, 추락해 사망했다는 말을 듣는다. 삶에서 중요한 것은 사랑과 결혼이다. 성년의 문턱에 도달한 진은 경찰관인 마이클의 구애를 받고, 그와 결혼하고자 결심한다. 또 섹스에 무지했던 진은 결혼을 앞두고 현대적인 이웃 주부가 전해 준 책을 통해 무지를 극복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 책에 나오는 알 수 없는 언어들이 진을 더욱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한다. 이런 언어들은 마이클과의 결혼 생활의 장래를 예고한다.
이 소설의 2부는 20년간의 결혼 생활과 이혼 후의 진의 삶, 여행, 지혜의 터득을 주로 묘사한다. 진이 결혼한 남자 마이클은 두 발, 어쩌면 두 눈까지도 모두 땅에 고착시키고 있는 그런 남자다. 태양을 응시하지도 않고 따라서 태양이 두 번 떠오르는 <평범한 기적>을 경험한 적도 없는 사람으로 진이 동경했던 사랑의 해답이 될 수는 없었다. 진은 마이클의 아내로서의 생활을 청산하고, 결혼 20년 만에야 얻은 아들 그레고리와 함께 스스로의 삶을 책임지는 독립된 여자로서의 길을 택한다. 처음에는 아들과 함께 이곳저곳 전전하는 삶을 살고 난 진은, 자신이 정한 <세계의 7대 불가사의>를 찾아 여행하기 위해 대륙에서 대륙으로 비행을 한다. 남편도 죽고, 자신도 은퇴의 나이가 되어 조용히 지나온 삶을 정리하고 자신과 자신의 세계에 대한 통찰의 여행을 떠난 것이다.
3부는 이제 99세가 된 늙은 진과, 레슬리 아저씨의 죽음 이후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레고리가 던지는 해답 없는 의문에 관한 것이다. 이제 60세가 된 진의 아들 그레고리는 죽음, 신, 삶의 신비 등 추상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문제에 대한 집착을 보이며, 미래의 2021년 최첨단 컴퓨터 시대에 걸맞게 인간의 모든 지식을 수록한 GPC(다목적 컴퓨터)에 질문들을 입력한다. 그리고 TAT(절대 진리)라는 특수 프로그램에 형이상학적 문제에 대한 답을 구한다. 하지만 그가 컴퓨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기대에 못 미치는 자료뿐으로, 해답이 어려운 질문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닙니다>라는 짜증나는 거부 반응만 나타낼 뿐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이런 질문들에 대해 진은 자신의 소신껏 명료하게 대답해 준다. 그리고 아들 그레고리와 함께 비행기를 타고 프로서가 가르쳐 준 대로 태양을 응시하며, 태양이 지는 황홀한 모습을 구름 손가락 사이로 두 번씩이나 목격하는 행복을 경험하고, 사실상 그녀의 삶을 종결한다.

 영국의 현존 작가 중 가장 존경받는 작가 중 한 사람이자 유럽 문학을 대표하는 거장 줄리언 반스의 소설. 소비에트 연방과 동유럽 공산국가들이 몰락한 이후, 한 가상 국가에서 벌어지는 전 국가수반의 재판을 다루고 있는 『고슴도치』는 불가리아의 독재자 지프코프의 재판을 소재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들이 부엌에서 가지고 나온 각종 주방 기구들로 거대한 소음을 만들어 내며 거리를 행진한다. 도시 곳곳에서 위용을 자랑하던 옛 공산주의 영웅들의 조상은 이제 대좌에서 끌어내려져 폐차장으로 옮겨졌다.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새로운 체제로 전환되는 혼돈의 시기, 새로운 정부의 검찰 총장은 지난 33년간 정권을 휘둘렀던 독재자를 법정에 세운다. 역사상 유래가 없는 지난 체제의 수반에 대한 법적인 단죄. 온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킨 이 거대한 재판은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에 중계된다. 스포츠 중계를 보듯이 재판을 관람하는 젊은이들과 이 모든 것에 귀를 닫고 소중히 간직한 레닌의 사진을 바라보며 공산주의의 복권을 꿈꾸는 노파. 구체제의 지도자와 새로운 세대의 지식인 사이의 계속되는 공방은 결국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맹목적인 이념의 추구와 증거 조작, 적합한 법률의 부재로 인해, 점차 하나의 쇼로 변모한다.
불확실한 공산주의 재판의 기록
열린책들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줄리언 반스의 일곱 번째 장편소설,『고슴도치』는 동유럽 공산권 국가 지도자 중 35년의 최장기 집권 기록을 세운 불가리아 독재자 토도르 지프코프(1911~1998)의 재판을 소재로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프코프는 동구권의 몰락과 함께 1989년 말 대통령의 지위에서 쫓겨나고 공산당에서 추방된 인물로, 1990년 1월에 체포되어 2년의 재판 끝에 횡령죄로 7년형을 선고받았다. 이 소설이 1992년 불가리아에서, 그것도 영어가 아닌 불가리아어로 처음 출판된 특이한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라는 타이틀로 첫 출판된 이 소설은 발간 즉시 1만권이 팔리는 화제의 작품으로 떠올랐고 반스는 이를 계기로 직접 불가리아를 방문하기도 했다.
몰락한 구(舊)공산 체제를 대표하는 전 국가수반과 그에 맞서는 새로운 정부의 검찰 총장의 치열한 법정 투쟁과 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혼란스러운 시대의 여러 가지 단면들을 놀랍도록 치밀하게 그려내고 있는 이 소설은 역사소설, 또는 정치소설의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로 소설이 출간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이 작품의 사실적인 묘사에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 소설은 단순히 한 역사적 개인의 정치적 재판을 다룬 소설이 아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념의 붕괴와 재건, 새로운 정치 경제적 시스템에 대한 혼란과 세대간의 갈등은 사실 우리 모두의 역사이기도 하다. 독재자로 형상화된 구 정치체제에 대한 법적 단죄라는 소위 ‘과거사 재판’은 실제 우리의 역사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되어 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드러난 과거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이란 무엇이며, 누가, 어떻게 그것의 잘잘못을 가릴 것인가라는 문제 역시 소설의 그것과 닮아 있다. 『고슴도치』의 사실성은 <소비에트 연방의 가장 가까운 우방국>이라고 후무린 가상의 국가나 스치듯 언급한 <변화>에 영감을 주었을 것으로 잠작 되는 역사적 사실보다는 반복되는 이념의 붕괴와 재건, 그리고 객관화 할 수 없는 과거에 대한 문제의식에 있다고 할 것이다.
과거사 재판 혹은 텔레비전의 리얼리티 쇼
소설의 주인공 솔린스키는 잘못된 과거를 단죄한다는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기소를 시작한다. 하지만 재판이 계속될수록 과거에 대한 그의 확신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은 점차 흐려지고 만다. 객관적 법률의 부재와 증거 부족, 전 국민적 공모의 분위기에 휩쓸려 재판은 점차 하나의 쇼로 전락하고 만다. 더욱이 재판이 텔레비전으로 중계된다는 설정을 도입함으로써 역사의 증인을 자처하는 다른 등장인물들 역시 관객의 위치로 밀려나게 된다. 검사와 피고인, 판결을 내린 재판관, 처음부터 끝까지 재판을 지켜본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 여전히 과거의 환상에서 빠져나오길 거부하는 노파, 그 누구도 이 재판을 통해서 답을 얻지 못한다. 『고슴도치』가 단순한 정치소설이 아니라 20세기 포스트모더니즘을 대표하는 작가 줄리언 반스의 작품을 확인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권말에 함께 실린 단편 「웨딩 케이크」는 반스 특유의 아이러니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사회주의 치하의 작가의 운명을 재치 있게 조명하고 있다. 망명한 루마니아 작가가 이야기하는 스탈린주의에 대한 작가적 저항으로서의 <웨딩 케이크 소설>, 공산주의의 위업을 찬양하는 거대한 서사적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것을 비웃으려는 이 대담한 시도는 결국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는 결말을 맞이하게 된다. 짧지만 반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완벽하게 조율된 내러티브, 읽는 이를 사로잡는 강한 흡인력의 소설
반즈의 소설은 빠른 속도의 문체로 독자를 압도하면서도, 지나쳐버리기 쉬운 일상적 감정을 빠짐없이 잡아내어 그 속으로 서서히 몰입시킨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인간의 이성이 편집광적인 사랑과 질투에 무너지는 과정을 잔인할 정도의 느린 시선으로 관찰하면서, 치밀한 구성과 빈틈없이 짜여진 내러티브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많은 남자 관계를 가지고 있었던 연인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데도, 그 관계들의 역사만큼은 광적인 질투의 대상이 된다는 설정이 매우 흥미롭다. 재미있지만 슬프고 암울하기까지 한 반즈 특유의 유머와 스타일이 잘 살아 있다. 너무나도 사실적이어서 에세이적인 요소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까지도 받는 그는, 그것이 자신의 의도적인 논픽션적 스타일 때문이라고 말하고, 자신의 소설의 대부분은 허구일 뿐이라고 말한다. 반즈에게는 다른 작가들에게서는 좀처럼 찾기 힘든 특징이 있다. 먼저 그의 모든 소설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오를 정도로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면서도, 동시에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소재들을 반즈 특유의 유머와 날카롭고 독창적인 통찰로 빚어내어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아왔다는 점이 바로 그것이다. <그녀가 나를 만나기 전>은 이러한 반즈의 세계를 잘 보여주는 반즈 문학의 정수로 손꼽히고 있다.

 항해와 발견 의 역사의 주제를 연결하는 것에는 소설에 대해서 공부되고 이야기된 바네스의 된 것이 있다. 소설 적이고 및 역사적 이야기의 혼합물은 바네스에게 역사의 웅대한 범위 내의 우리의 상호 작용 그리고 배치를 설명하는 응답을 위해 역사의 우리의 아이디어, 사실의 우리의 해석, 및 우리의 수색을 문제시하는 기회 제공한다.
"역사는 무슨 일이 일어났느가가 아니다. 역사는 무슨 사학자가 저희에게 말하는 정당하다. 본, 계획, 운동, 확장, 민주주의의 행진이 있었다; 태피스트리, 사건의 교류, 설명할 수 있는 복잡한 설화, 연결해 이다. 1개의 좋은 이야기는 또 다른 한개에 지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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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05-06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거 가져가요. 요 사람 소설을 몇 권 사놨는데 아직 못봤어요.

물만두 2006-05-06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세요. 마지막 책도 조만간 나온답니다.

비로그인 2006-05-06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를 만나기 전, 참 좋았습니다. 지나치게 우스꽝스러운 속에 꼭 어떤 면에서는 그 남자가 나를 닮은 면도 있었을거란 생각이 들면, 웃다가도 오싹해지곤 해요.

새들처럼 2006-05-07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져 갑니다.^^ 항상 좋은 자료 감사!

stella.K 2006-05-0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사람 책 읽어보셨나요? 좀 어려울 것 같아 머뭇거리고 있는 책인데 읽어보고 싶군요.^^

물만두 2006-05-07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쥬드님 한 권도 안 읽어봤느데 서스펜스라는 말이 있어 좀 동합니다.
마이네이미스님 네~
스텔라님 안 읽어봤어요^^:;;

2006-05-07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적오리 2006-05-07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르는 작가지만 관심이 가는.. 퍼가용..

물만두 2006-05-07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 네~
날난적 나도 모르는 작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