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기도 안에서 수행되는 신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번 휴가는 날짜가 맞지 않아서 첫날 혼자 집에 있어야 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오십견 때문에 아픈 어깨 물리치료나 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신경외과에 갔다. 물리치료 잘 받고 나오다가 옆에 있는 피부과 간판이 눈에 띄었다. 느닷없이 하나 남은 발톱무좀을 마저 치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홀린 듯이 피부과 문을 열고 들어갔다.

몇 년 전 처음 발톱치료를 받을 때는 한두 달 정도 약 먹고 아홉 개 발톱 모두 치료했던 거로 기억하는데, 이번엔 하나이고 하니 레이저로 치료하는 게 좋겠다고 하길래 얼떨결에 그렇게 하게 됐다. 그런데 아뿔싸! 레이저 치료라는 게 발톱을 아예 뽑아버리고 레이저로 무좀균을 태우는 거였다. 병원 문을 나서기도 전에 발가락 마취는 풀리고 졸지에 발톱을 뽑힌 나는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된 채 혼자 다리를 질질 끌며 집으로 돌아왔다. 오면서 생각했다. 이 정도면 입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사실 나는 여간해서는 병원에 가지 않는다. 병원에 가는 걸 싫어하는 나를 보고 아내는 괜히 병 키운다며 늘 타박이다. 그런데 웃긴 건 병원 가는 걸 그렇게 싫어하면서도 속으로는 며칠 입원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는 거다. 그러니까 환자복 입고 링거 꽂고 병실에 누워있어 보는 게 소원 아닌 소원인 것이다.

입원한 것도 아니면서 꼼짝 못 하고 누워, 나답지 않게 내가 왜 그랬을까, 통증과 그것보다 더 아픈 자책 속에 휴가는 끝나버렸다.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내면아이의 상처 치유하기》(마거릿 폴, 소울메이트, 2013)와 《오은영의 화해》(오은영, 코리아닷컴, 2019), 《감정의 성장》(김녹두, 위고, 2015), 《내 무의식의 방》(김서영, 책세상, 2014), 《내 그림자에게 말 걸기》(로버트 존슨, 가나출판사, 2020)를 차례로 읽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 어린 시절은 늘 어떤 통증과 함께 떠오른다. 머리부터 배, 무릎, 다리까지. 코피도 자주 흘렸다. 하지만 어른들은 그걸 다 꾀병으로 치부했다. 솔직히 나도 지금에 와서 기억을 떠올려보면 진짜 아팠던 것인지, 그냥 꾀병이었는지 확실치 않다. 그렇지만 그때 나는 분명히 아팠고,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치료가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그때 한 번도(사실이 아니라 왜곡된 기억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치료받지 못한 나는 병원을 거부하는 자아와 경험해보지 못한 병원을 욕망하는 무의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휴가 첫날이라는 느슨함이 무의식(혹은 내면아이)을 깨운 것일까. 알 수 없지만 무의식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고, 뜻밖에 그 끝에서 혼자 아파 우는 아이를 만났다. 여기까지가 이 이야기의 전부인데 어쩐지 마음이 조금 나아진 것 같다. 그때 그 아이에게 필요한 게 있었다는 것, 뭔지는 몰라도 그런 게 있었다는 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 이제 병원 가는 거로 아내 타박을 듣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느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댄 에리얼리 외(지음), 정지호(옮김), 《루틴의 힘》, 부키, 2020..


《루틴의 힘》 저자들은 모두 자신만의 루틴을 가지고 있다. 그 루틴은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각자 스스로 만들어서 실천하는 것이다. 《루틴의 힘》을 참고해서, 퇴근 후 두세 시간 정도 혼자서 공부하는 상황에 도움이 될 만한 루틴을 만들어보자.


무엇보다 시작이 쉬워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시간, 단 15분 만이라도 매일 건너뛰지 않고 계속해나감으로써 시작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일단 시작할 수 있게 만든다. 시작할 때마다 연구실에서 가운을 입듯이 공부방에서 정해진 옷을 입고, 책상에 앉아서, 안경을 쓰고, 손에 연필을 쥔다. 이런 방식으로 루틴을 만들어 뇌에 시작 신호를 보낸다. 


꾸준히 하기 위해서 계획을 세운다. 유리병에 물을 채울 때 큰 돌, 작은 돌, 모래, 물 순으로 채워가듯이 장기 목표로 큰 계획을 설정하고 거기에 맞춰 세부 계획을 수립한다. 계획에 따라 일과 시간표를 작성하여 실행하며, 이때 스스로 과제를 부여하고 마감 시간을 지정해 시간에 쫓기게 만든다. 이렇게 "특정한 조건을 정해 놓으면 붙잡고 해결해야 할 일이 주어진 우리 뇌는 문제 해결 모드에 돌입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완벽의 강요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좋은 계획은 반드시 점검과 수정 단계를 포함한다.


한정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집중력 훈련을 한다. 집중에 필요한 핵심 기술은 "다른 일을 하고 싶은 충동을 감지해도 그 충동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신경을 현재 하고 있는 일로" 다시 돌리는 것이다. 집중력을 높이는 데에는 명상이 도움이 된다. 명상 중에 잡다한 생각이 떠오르면 그 생각을 의식은 하되 휘둘리지는 않도록 한다.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생각을 흘려보내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에너지를 관리해서 지구력을 키운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 유산소 운동, 명상 등 회복하는 시간을 확보한다. 에너지 수준이 올라가고 떨어지는 시간을 파악해서 과제의 수준을 전환하고, 리듬에 맞춰, 예를 들어 90분 주기로 공부와 휴식을 반복한다. 진전 상황을 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도 지속적인 공부에 도움이 된다. 결과물을 노트에 펜으로 적기, 진도를 그래프로 표시하기, 공부 일지 쓰기 등이 있다.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계속하게 만드는 루틴의 힘'은 하고자 하는 일을 좀 더 즐겁게,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서 생겨난다. 루틴에 나를 억지로 끼워 맞추려는 것은 루틴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쉽게, 꾸준하게, 한 걸음씩 목표에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루틴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 | 2 | 3 | 4 | 5 | 6 | 7 | 8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