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10기에 이어 11기 알라딘 신간평가단 활동을 할 수 있어 먼저 기쁜 마음을 전합니다. 바쁘고 정신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책을 살피고 무엇을 추천할까 고민하는 이 시간이 있어 쉼표를 찍는 느낌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기분이 조금 남다릅니다. 뭐랄까요, 그전까지 대중문화/예술 분야의 책만 고르다 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를 보려고 하니 시냇가에 놀다 바다를 보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이 많은 책의 홍수 속에서 과연 무엇을 고를 것인가. 네, 고른다고 제 손에 책이 똑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은, 그래도 행복한 고민을 했더랬습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다섯권의 책, 살펴보실래요?
바람은 좋고 햇살은 따뜻한 오월, 테라스에 앉아 조금은 깊이 있게 읽어보자구요.
법률가의 탄생
이국운 지음 / 후마니타스
한동대 법학부 이국운 교수의 새 책, 법률가의 탄생이 나왔습니다. 헌법을 전공하시고 가르치는 분이어서 그 전에는 헌법에 관한 책을 내셨었지요. 이제는 이렇게 만들어진 법으로 살아가는 법률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오디션프로그램이 있고, 가수뿐만 아니라 탤런트, 모델, 디자이너 등등 다양한 사람을 대상으로 1등을 가리지요. 법률가라고 크게 다른 것 같진 않습니다. 시험이든 학교든 법률가가 될 수 있는 곳에 덜컥 붙는다해도 또 경쟁을 해야하고 법률가의 타이틀을 얻은 이후에도 계속해서 경쟁을 해야하는, 법률가 탄생과정. 이 책을 읽고나면 사법부에 일하는 분들은 조금 이해하게 될 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질문은 남겠지만요.
마르크스가 내게 아프냐고 물었다
류동민 지음 / 위즈덤하우스
마르크스에 대해 깊이 공부한 건 아니지만, 하워드진이 쓴 희곡<마르크스 뉴욕에 가다>라는 작품을 읽고, 마르크스의 마음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지요. 마르크스는, 그래요, 사람에게 대단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생각했습니다. 공산주의니 뭐니, 잘은 모르지만, 공동작업으로 공동의 결과물을 낸 것을 공평하게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은 굉장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뭐든 한 사람도 열외없는 참여는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이런 이상적인 생각은 꼭 필요합니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가진 마르크스는 문장도 멋져요. 마르크스의 저술 중에서 한 문장씩 뽑아 설명을 해준다고 합니다.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 책방 1회에서 이 책이 소개되었지요. 책을 만든 분의 설명을 듣고 있으려니 더욱 읽고 싶어졌습니다. 누군가 내게 아프냐고 묻는답니다. 어찌 대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책과의 대화. 이상적이지요?
버려진 자들의 영웅
스리비드야 나타라잔, S. 아난드 지음, 정성원 옮김, 두르가바이 브얌, 수바시 브얌 그림 / 다른
인도 참여인권운동의 선구자,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의 삶을 다룬 만화입니다. 만화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면서 학습만화 시장이 커지고, 만화창작자가 많아지면서 우리나라도 다양한 소재와 장르의 만화가 소개되기 시작했지요. 그래도 칸으로 이루어진 만화가 주를 이루었는데, 이 책은 조금 다릅니다. 한페이지 가득 그림이 들어있고 텍스트 또한 적지 않아요. 인도의 문화를 엿보는 기분도 들고, 이런 형식이 내용을 전하는 데 있어 어떤 시너지를 이뤄낼지 궁금하기도 해요.
오늘의 일러스트 1 김윤경 지음 / 북노마드
책 제목 뒤의 숫자는 사람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머지 않아 다음 책이 나오겠구나, 1권을 읽고 나면 2권을 기다리게 되겠구나,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거든요. 오늘의 일러스트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네이버의 <오늘의 미술>을 통해 선을 보인 일러스트를 모아만든 책이거든요. 연재가 계속되는 한, 책도 꾸준히 나오겠지요. 일러스트. 미술에 대해서는 역사부터 명작콜렉션, 작가의 사생활까지 다양한 이야기가 있지만, 일러스트는 그렇지 않지요. 산업미술에 속하기 때문일까요? 아이참, 아는 게 없으니 조용히 해야겠습니다. 어쩌거나 오늘 한국을 대표하는(잘 나가는) 일러스트를 살펴보며 일러스트의 세계에 빠져들어봅시다. 살짝만 들춰봐도 유명한 이름이 주루룩 나옵니다. 기대되시지요?
테마로 보는 한국 현대미술
박영택 지음 / 마로니에북스
오! 한국의 현대미술이라니! 게으른 탓에 미술관을 자주 찾지 못하는 제게는 책이 미술을 접하는 주요한 통로가 됩니다. 도판을 살펴보며 감동을 받기도 하다보니, 실제 작품을 만나 그 아우라를 느끼면 어떨까, 혹시 그 아우라를 못 느끼는 것은 아닐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10년전부터 관심이 있었지만, 대개 접하는 작품은 외국의 것이었죠. 그래서 쬐금 이상하게도 영국의 작가그룹은 알면서 정작 한국의 현대미술에 대해서는 무지했습니다. 여기, 그 무식을 해갈할 수 있는 책이 나왔네요. 시간, 인간, 재현... 다양한 테마에 맞춰 한국의 현대작품을 소개합니다. 맘에 드는 테마를 골라, 차근차근 읽어내려가는 것도 책을 읽는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