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身邊雜記 170422

 

- 결혼이 목표

 

"이 청년 결혼시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심상정

결혼이 위험 부담인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156249&ref=nav_mynews

 

위 신문기사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내 눈을 의심했다. 내가 제대로 읽은 것이야?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

가정 경제원리와 국가 경제원리는 다르다. 가정 경제원리는 잉여이고, 국가 경제원리는 균형이다. 결혼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관점에서 결혼은 선택이다. (나 역시 비혼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았었고, 후배에게는 결혼에 집착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나 사회의 관점에서는 결혼할 수 있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고, 그렇게 때문에 결혼률이 높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요인, 악조건의 환경에서 결혼률이 높을 수도 있기 때문에 내용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제한된 사회자원으로 사용하는 데는 공정-차별의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사회자원(, 여기서는 국가재정)을 결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데, 사용할 것이냐, 아니면 비혼 1인 1가구를 지원하는데 사용할 것이냐’ 명백하게 수혜자는 구별되게 마련이다.

 

위 기사를 읽어 보면 비혼을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다. 의도가 없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은 아니다. Black face는 의도와 상관없이 흑인 차별로 여긴다. 성희롱의 의도가 없다고 해서 성희롱이 아닌 것이 아니다.

 

≪비혼입니다만, 그게 어쨌다구요?!≫는 읽지 않았다. 비혼인 당신이 잘못한 것이 아니다. 뭘 어쨌다는 것이 아니다. 심상정 대통령 후보가 이렇게 말했다. "결혼이 위험 부담인 시대를 사는 이 청년들 결혼시키는 게 제 목표입니다" (여기서의 청년은 gender를 구분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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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04-22 11: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나친 비약 아닐까요? 4년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이 하고 싶다고 밝히며 최저임금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청년을 결혼 시키는 것이 목표라는 발언의 취지는 최저임금 올리겠다는 것이겠고, 워딩 그대로 해석한다고 해도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이 청년˝을 결혼시킬 수 있는 사회에서부터 시작해 결혼하고 싶다고 하는 청년들을 결혼시키는 사회까지 열고 해석할 수 있다고 해도, 청년들을 무조건 결혼시키는 사회라고 말한 것도 아니구요.

결혼하려는 사람이나 결혼을 한 사람에게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말 또한 최소한 저 기사엔 없잖아요? 최저임금 이야기 같은데....

저는 이 기사에서 마립간님처럼 비혼을 차별하려는 의도를 못 읽었을 뿐더러 비혼을 차별한 사실이나 결과도 못 읽었는데 제가 오독했거나 뭔가를 놓친 걸까요?

마립간 2017-04-22 14:41   좋아요 0 | URL
제목이 차별적이라는 것이죠. syo 님의 의견대로라면 기사 제목이 ‘최저임금 보장‘이 되어야죠.

어느 여자 배우가 ‘여배우‘라는 단어는 여성혐오라고 주장했습니다. 배우가 남성 기준이며, 여배우는 여자 차별이고 여자 차별은 여자 혐오라는 논리입니다. 이 주장이 비약이라면, 위 글도 비약이겠죠.

결혼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혼에 대한 차별이다. ; 이것은 제 개인적이 생각이 아니라 사회 일각의 의견을 반영한 것입니다.

Black face를 검색해 보시면 알겠지만, 의도나 서술된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명제 자체가 차별로 여겨지는 것도 있습니다.

충분히 제 의견이 설명되었는지 모르겠네요.

syo 2017-04-22 17:01   좋아요 0 | URL
그, 말씀하신 것이 전혀 이해가 안되는데요.

차라리 심상정의 말 자체에 비혼 차별적 요소가 있다고 말씀하시면, 동의는 못하더라도 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구나, 하겠는데, 기사 제목에 문제를 제기하시는 거라고는 전혀 생각도 못했습니다. 기사 제목이 ‘최저임금 보장‘이 되어야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구요. 저 제목은 심상정의 말을 인용한 거잖아요? <홍준표, ˝설거지는 여자의 일˝>이라는 제목도 제목 자체 여성 차별이라는 말씀이세요? 예로 드신 여배우 이야기도 전혀 공감이 되지 않습니다. 설사 저 여배우의 논리에 비약이 있다 하더라도, 제겐 마립간님의 논리가 훨씬 비약적으로 뛰었다고 보이거든요.

결혼을 정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비혼에 대한 차별이라는 생각이 마립간님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라 사회 일각의 의견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제가 그 사회 일각인데요, 저는 비혼주의에, 현재 이 나라의 결혼 제도 자체가 건전성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래디컬에 속하는 편입니다. 근데 제 눈에는 저 기사 제목에서 결혼을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비혼을 차별로 여기는 태도가 읽히지 않습니다.

음, 저는 이 ˝비혼˝이라는 용어 자체도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 혼인이 있고, 혼인의 부정으로 정의된 용어라는 것이 별로 탐탁치 않습니다. 이를테면 동성애:이성애:양성애 같은 무언가의 부정이 아닌 방식의 용어가 새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결혼주의자에 비해 압도적으로 소수인 비혼주의자로서 제가 봐도 이렇게 용어가 마음에 안드는데, 남녀 성비가 거의 1:1에 가까울 정도인 배우집단에서, 남자배우는 ˝배우˝, 여자 배우는 ˝여배우˝라고 불리는 것이 어떻게 ˝배우˝라는 용어를 남성기준으로 사용한 것이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명제 자체가 차별로 여겨지는 것도 있다는 말씀에는 저도 전적으로 동의하는데, 저게 그거냐는 거죠.

물론, 비혼주의자인 제가 저 제목에서 차별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서 차별이 없는 거라고 주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에요. 그건 논리도 뭣도 아니니까요. 다만 저는 스스로, 남성이며 비혼주의자니까, 여성차별보다는 당사자 문제에 해당하는 비혼차별에 더 감수성이 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지금 이 사안들에서는 여성차별만 느낄 뿐 비혼차별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어서 저게 그거라고? 저게 그거라고? 하면서 이렇게 갸우뚱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쭙고 싶은 것이 생겼는데, 마립간님은 지금 ‘배우‘라는 단어가 남성 기준으로 소비되고 여배우는 차별적 용어라는 주장에 비약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게 맞지요? 마립간님은 위에 말씀하신 비혼차별의 논리가 비약이 아니라고 말씀하시니까요. 저는 두 논리의 비약관계가 같이 간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같이 간다고 생각하시는 마립간님께서 비혼차별을 느끼셨으니 마립간님도 여배우 발언에 관련해서는 저와 같은 의견이라고 보이는데, 그건 제가 틀렸나요?

마립간 2017-04-22 19:16   좋아요 0 | URL
쉬운 답변부터 말씀드리면 ‘여배우’가 여성혐오냐고 물으면 저는 ‘아니요’라고 답하겠지만, 이는 ‘예-아니요’ 답변에서 0-100%의 의미가 아닙니다. 100% 여성 혐오가 아니라고 하려면 ‘Black face’ 역시 인종차별이 아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저는 앞의 글에서 ‘black face’를 인종차별로 받아들이겠다고 했습니다. 즉 논리와 상관없이 당사자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이지요. ‘여배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결혼이 정상, 비혼의 차별 ; 경제 철학에서 ‘잉여의 원칙’과 ‘균형의 원칙’ 중에서 어느 것이 맞느냐의 질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은 정상이기도 하고 정상으로 보는 것이 차별이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실질적 5명 중 가장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의 관한 기사에 ‘결혼이 목적’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기사 제목입니다. 제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결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옳은 것‘이죠.

생산적인 댓글 대화가 되기 위해 제 의견을 (인정, 용납과 관련없이) 상대가 이해할 때까지 설명할 의사가 있습니다. 더 설명이 필요하다면 다시 답변-댓글을 달겠습니다.

syo 2017-04-22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쉬운 답변도 너무 어렵습니다ㅠ 조금만 더 쉽게 설명해주시면 안될까요?

음, 여배우와 관련한 제 질문이 모호했는데, 그러니까 제가 궁금해했던 것은 두 가지였습니다. 저 여배우의 주장에 논리적으로 비약이 없다고 생각하시는지 하고, 여배우의 발언에 공감하는지 두 가지였는데, 논리와 무관하게 당사자의 감정을 존중한다고 후자의 질문에는 대답을 해 주신것 같고, 전자는 어떻게 되나 해서요. 여전히 마립간님은 저 기사의 제목을 비혼차별로 보는 것이 비약이 아니라는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저는 느끼고 있고, 저 여성의 발언 또한 비약은 아니라는 말씀이신지요.

그, 두번째 결혼의 정상 비정상 말씀에서 ‘잉여의 원칙‘과 ‘균형의 원칙‘이 뭔지 자체를 모르겠어요. 검색했는데도 막 부동산 가격 이야기 나오고..ㅜ

아마 그 다음에 말씀하신 ˝결혼은 정상이기도 하고 정상으로 보는 것이 차별이기도 하다.˝는 말씀의 근거가 되는 이론이겠지요? 근데 저는 그게 궁금한 것이 아니에요. 저는 결혼을 정상으로 보는 것이 차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히려 마립간님처럼 ‘결혼은 정상이기도 하고 정상으로 보면 차별이기도 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보다 차별로 보이는 발언에 더 강하게 반대할 의지가 있어요. 그런데 여전히 기사제목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립간님은, 저 제목을 보고, ˝뭐야, 누구 맘대로 누굴 결혼식장에 집어 쳐넣겠다는거야? 결혼 안하고 사는 사람은 그럼 뭐, 어쩌란거야?˝ 라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실질적으로 가장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는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는 청년을 결혼시키는 목적을 지니면 안 되는 건가요? 심지어 그 결혼이라는 말이 저 청년을 결혼식장에 집어쳐넣는게 목표라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을 올리자는 말의 에두른 표현이라는 것이 내용상 명백한데요.

저도 이 대화와 별개로 며칠 전에 저 기사를 직접 읽었는데요. 이 청년 결혼시키는 게 목표라는 기사 제목을 보고, ‘이 청년‘이 누군지 궁금해져서 클릭했거든요. 읽어보니 주구장창 주장하던 최저임금 이야기였구요. 모든 청년들의 결혼을 장려한달지, 결혼을 해서 애를 나아야 이 사회가 앞으로 나간달지 이런 느낌은 전혀 받지 못했고, 오히려 마립간님이 마지막에 말씀하신 ‘결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가 저 기사의 요지라고 자연스레 파악됐어요.

그 내용을 전달하기에 저 제목이 직접적이지 않을수는 있지만, 맹목적으로 결혼이 목적이라고 읽히는 제목도 아니지 않은가요?

마립간 2017-04-23 07:54   좋아요 0 | URL
제 입장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댓글로 이어 가기에는 내용이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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