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어쩌면 중학교)에 다보탑과 석가탑을 비교한 글이 국어 책에 실렸습니다. (현진건님의 불국사 기행)
다보탑을 능라와 주옥으로 꾸밀대로 꾸민 성장미인에 견준다면
석가탑은 수수하게 차린 담장미인이라 할까.
당시 저는 석가탑과 다보탑을 실제로 보지 못했고, 그림으로만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림으로 볼 때는 석가탑보다 다보탑이 훨씬 멋있게 보였습니다. 담장미인보다야 성장미인이 낫지. 어떻게 촌색시가 대감집 따님과 견주겠어. 그러나 고등학교때 실제로 석가탑과 다보탑을 보고 나서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겼습니다. (감동 받은 이야기를 마이페이퍼에 올리지만 실제로 저는 목석같은 사람입니다.) 석가탑이 너무나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오히려 다보탑은 실망을 주었습니다. 다보탑은 돌사자도 깨져 있고 화려한 외양때문이지 풍화작용을 더 많이 받은 것 같았습니다.
어렸을 때는 당연스럽게 다보탑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던 것이 시간이 지나니 석가탑이 더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모두 아름다운 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