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앞북

 '뒷북'이란 말은 있지만 '앞북'이라는 말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한글에 밑줄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없는 듯.) 뒷북의 단점은 흥미를 끌지 못한다는 것이고 (블로그로 치면 방문객이 없음.) 장점은 감정적인 갈등이 적다는 것입니다.

 서재라는 블로그가 처음 생겼을 때는 (이때 참여한 사람들을 알라디너 1세대라고 부르지만 그렇다고 2세대, 3세대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정말 알라딘 마을이 유토피아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해 주고 때로는 오프라인 모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현상적으로 유토피아일 수 는 있어도 본질적으로 유토피아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10월 17일 쓴 ‘자랑질’ 페이퍼가 그와 관련된 것입니다.

 저는 이동통신을 10년 넘게 한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은 장치 산업이라 초기 설치비용은 많이 들지만 그 이후의 수익은 가입자 수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이동 통신 업체는 가입자를 늘이기 위해 단말기를 공짜로 주면서 가입을 유도합니다. 그 중에는 타 이동 통신 업체 가입자를 빼앗아오기도 합니다. 이때의 단말기 사실 공짜가 아닙니다. 통신료를 포함해서 부가 이용료에 알게 모르게 부담을 하고 있지요.
 저는 통화료가 많지 않아 어쩔 때는 단말기 가격으로 통화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단말기 적정 가격이 50만원이고 월 2만 5천 사용료를 지불할 때 2년마다 단말기를 공짜로 바꿔준다면 1년 통신비는 5만원이죠.) 제가 이렇게 값싸게 이동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개인적인 편견임.) 쓸데없이 통화하는 이들, 청소년들의 이동통신 사용과 같은 것에서 기업의 이익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렇게 비판합니다. ‘청소년에게 휴대폰이 뭐가 필요 있어? 쓸데없는 잡담만 하면서.’ 하지만 그들의 잡담에 의해, 저는 통신비를 저렴하게 이용합니다.

 대개의 경우 가격이 싸게 재화(용역을 포함한)를 구입하는 경우 어느 일정 부분의 희생을 포함합니다. 이 희생이 당연하다는 것이 아니고 (가치 판단이 아니고) 사회 현상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사실 판단입니다.) <육식의 종말>을 읽어보면, 우리가 값싼 소고기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것은 공장식 사육방식과 기계육 때문입니다.

 우리가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였다고 반드시 그 혜택이 희생 받는 사람에 돌아간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우리가 그 대가를 지불하기를 거부한다면 희생에 대한 보상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면서 살고 있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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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9-11-04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 '이유진 - 대형할인점, 잠 좀 잡시다.' ; 그 대가에는 속도의 포기도 포함되겠죠.

마립간 2009-11-04 15: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글 ; http://blog.aladdin.co.kr/apple21/3188903

종이달 2021-10-13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