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집사 5
야나 토보소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보통은 흑집사 단행본 한 권 분량의 내용이 흑집사 애니 2회 분량의 내용이었다. 4.5권을 내리 읽고서 애니를 보았는데, 본편에 전혀 없는 내용이 5회 연속 나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기어이 4.5권 분량의 내용은 애니 13.14.15회에서 마주쳤다. 완벽하게 똑같은 내용은 아니다. 애니 쪽은 내용이 더 들어가 있고 캐릭터도 더 늘어나 있다. 애니의 내용도 같은 작가가 쓰는지 알 수가 없다. 기본 설정만 같게 하고 따로 스토리 작가가 있는 건 아닐가 의심도 간다.  

아무튼. 각자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 아무래도 나는 책으로 보는 쪽이 더 섬세하고 재밌는 편인데, 애니 쪽은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보다 역동적인 장면에서 눈을 즐겁게 해주는 맛이 있다. 게다가 내용도 더 많으니까 에피소드의 소소한 매력도 추가되기 마련이다.  

5권 읽으면서 발견한 건데, 매 권 시작할 때 첫 속지 칼라 그림은 무조건 흑백 그림에 칼라 포인트를 준다. 노랑색, 파랑색, 빨강색 등등. 5권의 색은 다홍색이다. 기본으로 등장하는 흑집사 세바스찬과 백작 시엘이 있고, 그밖에 해당 권의 주요 등장인물이 추가된다. 매번 등장하는 두 캐릭터도 옷차림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 손수건의 모양과 장식, 모자의 꽃, 브로치나 리본 등등에서 말이다. 심지어 늘 연미복 차림인 세바스찬의 옷에도 잔주름의 변화가 있다. 소소한 발견의 기쁨이다. 

그리고 제목 말인데, 늘 '그 집사, 무엇무엇...'이런 식의 제목인데, 그 앞에 번호를 매기지 않고 이렇게 제목이 매겨진다. 'in the morning', 'in
the afternoon', 'at night', 'at midnight'  작품이 진행되는 날짜와 시간에 상관없이 일종의 번호처럼 등장하는 문구다. 매회 그렇다. 5권을 읽어서야 발견하다니...;;;;  
                                                                       

 

 

 

 

 

 

지난 4권에 등장했던 인도 왕자와 신의 오른 손을 가진 아그니. 그를 상대해서 제대로 된 카레 요리를 만들어야 했던 세바스찬의 미션. 크리스털 박람장이랑 빅토리아 여왕까지 등장하며 제법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했는데, 가장 즐거웠던 건, 그 후 집에서 있었단 '자수 소동' 막기였다. 완전 제대로 개그였는데, 이 부분은 애니로 보면 더 웃길 것 같았건만 16화 예고에 없는 걸 보니 애니 내용에선 빠진 듯하다. 아쉽다. 



흑집사는 굉장히 가볍게 보기 시작한 작품이었는데 갈수록 완소 작품이 되어버렸다. 캐릭터들은 모두 그 나름의 어떤 과거와 상처가 있고, 그 덕분에 에피소드들이 풍성해진다. 심지어 식충이라고 맨날 구박했던 고용인들조차 저마다의 어떤 사연이 있는 듯하다. 아직 드러나진 않았지만.  

흑집사 세바스찬은 본성은 악마인지라, 인간들이 보여주는 온갖 군상들에 냉소로 답할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기본적인 '예의'를 갖고 있다. 때로는 '상냥함'을 보태어서. 그 모순된 모습이 보여주는 아찔한 교훈과 재미가 작품 속에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일본 아마존에 들어가서 검색을 해보니 일본판은 6권까지 나온 듯하다. 1월 출간이었으니 7권은 약 4개월 걸리지 않을까? 한국에선 아직 6권도 미출간이지만.  

2권 부록이었던 스티커를 오늘 다이어리에 죄다 붙여버렸다. 후훗,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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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03-23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사의 주된 업무는 요리인 듯해요

마노아 2009-03-23 00:21   좋아요 0 | URL
1일 다역을 소화해 내지만 요리할 때 가장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