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30일의 문장


공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벼리이다. 벼리로 당겨지지 않는 단편적인 지식은 아무리 많이 모아봐야 잡동사니일 뿐이다. 새로운 사실을 접하면 그 사실이 자신의 기존 지식 체계에서 어느 부분에 해당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가지에 추가로 붙일 잎인지, 새로운 가지라면 어디에서 뻗어나간 가지인지 위치를 잡아줘야 한다. 기존 가지를 잘라내고 그 자리에 새로운 지식의 가지를 붙여야 할 때도 생긴다. 외부 사실 및 지식과 자신의 기존 지식체계 사이에 이런 교류를 끊임없이 하는 사림이 지식인이다.


[단어의 사연들](웨일북스) - 백우진


ㅁ 참 길다. 오늘은 사실 '문장'이기 보단 '문단'을 다 가지고 왔다.


그만큼 중요한 사실들이니까. 여기서 ''벼리' 란 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 놓은 줄을 의미한다.


벼리를 잡아당겨 그물을 오므렸다 폈다 하는 부분인데, 여기에 공부라는 걸 빗대어 표현한 글이다.


그물처럼 엮여있어야만 지식은 그 나름의 가치를 창출한단 말로 들렸다.


그런 교류가 어디선가 막혀서 어떤 영역이라는 게 생겨버리면,


우리는 그 영역 밖으로 나가질 않게 된다. 변화는 말 그대로 무언가를 바꾸지만,


그 변화엔 에너지가 소모되기 마련이니까. 우린 스스로 나서서 에너지를 소비시키진 않는다.


사는 것만으로도 에너지는 소모되는 게 현실이니까.


지식의 그물이 얼마나 엮여 있는가. 우리는 지식을 기억할 게 아니라 그런 연결고리,


벼리로 당겨지는 지식들의 총합을 만들어야 하는 공부를 해야한다.


물론 여기서 지식도 있어야 하지만, 그걸 엮는 공부도 필요하다.


지식인은 바로 그런 것. 지식인은 지식이 많은게 지식인이 아니라는 걸,


의식적으로 깨닫고 있었지만, 무엇이 더 충족해야 할지 잘 몰랐는데...


마치 지식에 대한 책에서 봐야할 것 같은 글인데,


뜬금없는 '단어의 사연'에서 발견했다. 참 뜬금없는 곳에서 등장하는 한 편의 지식이었다.


이걸 단어의 사연과 엮는 작가님을 보면 이 분도 역시 지식인인가...


뜬금없는 걸 엮는 능력도 정말 필요하지 싶다. 그런 곳에서 놀라운 게 나올 테니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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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9일의 문장


당신의 삶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건 당신이다.


유튜브 채널 "책그림" - 방향을 잃어버린 한 고등학생에게 보내는 편지 中


ㅁ 이 유튜브를 어떻게 보게 되었냐고 한다면, 그리 길지 않은 사정이 있다.


지금 나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내 앞 길을 위해서 주어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그만둘 예정인데, 본심이 그렇지 않은가 보다. 약간 스스로 하기 싫다는 걸 느낀다.


왜 그럴까 싶었다. 전역하고 시작한 이 아르바이트가 처음에는 몹시 어색하고


아이들이 물어보는 걸 하나씩 해결하는 게 너무 기운이 빠졌다. 내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생각보다 정신적인 노동이었다.


그런데 그러는 와중에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나보다.


그런 말 한 마디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단다. 스스로 너무 답답하다고 한다.


그들이 나에게 자신들이 끝날때까지 있어달라는 말을 들으면,


내가 한 그런 노력들이 그렇게 잘못된 건 아니었구나. 뿌듯함을 느낀다.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나도 내 공부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했나보다.


생활하다보면 정기적으로 사람을 보는 게 그렇게나 힘들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나마 자주 보고 이야기 나눈 아이들과 그만 봐야하는 게


많이 아쉽다.


그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한 편지와 선물을 준비하려고 한다.


앞으로 조금 더 고생할 그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사전조사겸? 편지를 찾아보다가 찾은 유튜브였다.


저게 고등학생에게 보내는 편지라고 하지만, 사실 그냥 방향을 잃은 사람에겐 다 해당된다.


나도 얼마전까지 뭐하고 살지 고민하던 사람이어서 더 그렇다.


그들도 항상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저런 말을 한다. 대학도 문제인데 내가 뭘 할지 모르겠단다.


그저 조금 더 살아서 들어주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서,


그들과 함께 들어주고 힘들 때 조금 웃게 해주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이제 보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빨리 그 시절을 지내온 내가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어떤 편지를 써야 그들에게 너무 잔소리 같지도 않고,


그저 조금 웃으면서 힘낼 수 있는 편지가 될지 고민해본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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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8일의 문장


욕망은 우리를 자꾸자꾸 끌고 간다. 도달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간다. 우리의 불행은 거기에 있다.


- 프랑스 계몽 사상가 루소 -


ㅁ 사람에 깃든 마음에는 참 다양한 것들이 있다.


그 중 하나인 욕망에 대해 오늘 한 번 고민해보았다. 


욕망이란 '부족함을 느껴 무엇인가를 가지거나 탐함. 또는 그런 마음'라고 한다.


전제가 바로 '부족함'이고 그 결과는 '탐함' 즉,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렇다면 욕망의 본질은 부족함이겠다. 부족하지 않다면 욕망은 무의미한 가치일테니까.


인간은 그 '부족함'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나아가고 삶을 살았다.


그게 한낱 누군가에게는 가치없는 것일지라도 말이다.


당장 본인에게 욕망이 싹튼다면 그 싹은 바로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부족함'이란 토양에서 자란 것이다.


ㅁ 나에게 남아있는 욕망을 돌이켜본다. 도대체 무엇이 그렇게 부족해서


난 그렇게 갈망하고 있었을까. 파고파고 들어가는 내 속마음에서 나의 부족함.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본다. 그게 무엇인지 보기 싫어서 가둬둔 그 양분을 찾아낸다.


욕망의 씨앗이 자라서 풍성한 숲이 될지, 아니면 그 욕망이 점점 마음을 집어 삼켜


다른 모든 것들이 자라지 못하게 썩어들어가는 곳이 될지,


그걸 자라게 만드는 바로 내가 가장 중요하겠다.


조절하지 못하면 그것이 바로 불행이다. 루소가 말한 것처럼.


자신을 쉽게 끌려가도록 두지 말아라. 내일,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나에게


건네는 한 마디.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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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7일의 문장


열차를 기다리는 사이

스크린 도어에 걸린 시를 읽는다.

기다리지 않아도 계절이 바뀌듯

상행 열차는 떠나고

정적만 빈 공간을 채운다.

잠시 후면 전광판의 안내 자막이 뜰 게고

바삐 내닫는 세월에 실려

정신 없이 달려 온 날들이

화면보다 크게 떠 오르고

기다림에 지친 삶의 목표를 위해

무명시인의 삶을 읽는다.


[열차를 기다리며] - 최재환


ㅁ 이 시는 시에서 나오듯이 지하철 스크린 도어에 실린 한 작품이다.


그리 길지도 않고, 짧지도 않으면서 동시에 적절한 장소에 실렸다는 생각에,


한 구절씩 읽다보면, 단어 하나하나가 몹시 쉽게 다가온다.


지하철 같이 이젠 더이상 삶에서 없어선 안될 존재가 되어서,


우린 그렇게도 쉽게 지하철에 삶을 싣는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하철이 나아가는 그 길을 매일 타고 다니는 우리에게


아무런 긴장감도 없고, 특별하지도 않는 단순한 세상을 사는 우리의 길 같아서


그렇게도 쉽게 삶을 읽을 수 있는 게 아닐까.


ㅁ 열차를 기다리면서, 갖가지 생각이 든다. 모두 어딜 향해 그렇게 옷을 여미며


지하철 노란선 앞에서서 다음 열차를 기다리고,


삑삑거리는 게이트의 바를 밀고 나간다. 


모두가 빠져나간 그 곳엔 정적만이 남은 채 고요하게, 마치 아무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하게.


삶이 끝나고 난 뒤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는 그런 공간처럼,


그저 허무감만에 멤돌 뿐이다.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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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월 26일의 문장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신이 기뻐하시며 성공의 문을 열어주실 것입니다.

당신의 나이가 이미 80이라 하더라도요."


[인생에서 너무 늦은 때란 없습니다](수오서재) -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


ㅁ 책도 봤고 오늘 추천 받은 책이기도 해서 찾아본 책이다. 


모지스 할머니는 원래 농사를 짓고 자수를 놓는게 소일거리였다.


하지만 관절염으로 더이상 자수를 하기 힘들어져서 붓을 들기 시작했고,


그렇게 시작한 그림은 80세에 개인전을 열고 100세에 세계적인 화가가 되었다고 한다.


대단하신 분이다. 그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


늦었을 때가 가장 빠를 때라는 말도 있고 한 유명한 연예인이 말한


늦었을 때가 정말 늦을 때라는 말도 있다.


어느 것이든 옮은 게 아닌가. 늦었을 때를 깨닫고 시작하면 가장 빠를 때일 것이고,


깨닫기만 한다면 그건 그냥 늦은 때가 된다.


하지만 그녀는 아예 늦다라는 걸 인생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녀가 실제로 경험한 사실이라서 우린 그녀의 말에 어떠한 변명도 하지 못할 것이다.


과연 우리에게 늦다는 건 어떻게 만들어진 기준인가.


각자가 생각해보는 순간이겠다.


현실적인 제약이 늦음을 상정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신체적 제약이 늦음을 만들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어떤 방식으로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나 운이라는 게 있다.


우리네 삶은 생각보다 길어서, 주어진 시간이 생각보다 많아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정말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이건 다른 사람에게 하는 말이면서 동시에 나에게 하는 말이기도 하다.


가던 길 바깥에 관심이 생겨서 오도가도 못한 채 망설이는 자에겐,


생각보다 주어진 시간은 꽤 많고, 기니까 급하게만 시도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 말을 꼭 해주고 싶었다.


너나 나, 모두에게...


ㅁ 하루를 담는 문장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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