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5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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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 야구인 것이 감사하다. 처음 책을 접하고 첫장을 읽었을 때의 느낌은 딱 그런 것이었다. 이게 일본스러운 문학이라면 작품에 온통 넘쳐나는 은유의 향연을 이해못하고 있는 내가 조금은 다행이다 싶기도 한 그런 느낌. 하지만 문학이라는 것이 그 고유의 것을 담고 있는 한편으로 보편적인 것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저 다행이라고만은 할수가 없다. 누군가처럼 책이 지루하고 재미없다고 말할수는 없지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너무 많아 책읽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게다가 저자후기를 읽다가 이 책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는 사람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문제점이 '야구를 모른다'라는 것에 위안을 얻으려고 하는 찰나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야구를 잘 아는가? 그렇다면 더욱 즐겁게, 몰라도 더욱 줄거운, 그런 소설이 당신 앞에 놓여있다'라고 말하고 있어 사실 좀 당혹스러웠다. 왜 나는 즐기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책을 읽기 전 무척 기대하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읽어보지는 못했어도 책의 제목은 익히 들어 익숙했던 소설을 드디어 읽게 된다는 설레임도 있었다. 게다가 처음 책이 출판되었을 때 스포츠 분야로 분류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는 몇년 전에 읽었던 미국소설 '수비의 기술'을 떠올리게 했고, 진짜 야구 소설이면서 삶의 비유로 가득했던 그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기에 더욱더 기대되었던 것이었는데.

 

장편소설인 줄 알고 첫장을 읽고난 후 진짜 좋은 훌륭한 야구선수가 된 소년의 성장 모습을 볼 수 있으려나, 하면서 둘째장을 펼쳤는데 순간 당황했다. 이 포스트모던같은 이해할 수 없는 문학작품이 더 압축된 표현으로 담긴 단편소설집이었다니!

어쨌거나 천천히, 천천히 읽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는 잘 모르겠다.

 

"나를 포함해 모든 창조된 존재는 변화를 겪는다. 따라서 창조된 단자(볼)도 변화를 피할 수는 없다. 그 변화는 각각의 단자(볼)속에서 연속적으로 행해지며,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결국 단자(볼)의 자연적 변화는 내적 원리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외적 원인은 단자(볼)의 내부에 작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알겠나? 라이프니츠 선생은 공이 변화하는 이유가 그 내적 원리에 있다고 말하는 거야"(85, 라이프니츠를 흉내내어)

 

어쩌면 내가 책을 다 읽은 척 흉내내면서 내가 뭐라고 떠들어대는지도 모르면서 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아하고 감상적인' 야구와 삶의 은유를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그와는 달리 시크하게 야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야기들이 조금은 낯설다. 뭔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정확히는 모르겠다는 것이 진실이다. 조금 여유가 생기면, 내 마음이 감상적이지 않고 냉철함으로 야구에 집중하게 되었을 때 이 책을 다시 꺼내어 든다면 그때는 또 어떤 이야기를 읽을 수 있게 될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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