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 잃어버린 우리의 신 - 전래동화에 갇힌 전래의 신에 대한 17가지 짧은 이야기
김종대 지음 / 인문서원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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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뿔달린 도깨비 이야기는 우리의 전통 도깨비가 아니라 일본에서 넘어온 도깨비라는 이야기는 이미 오래전에 들어 알고 있었다. 이 책의 제목처럼 우리의 잃어버린 '신'이라는 개념이라기보다는 예로부터 전해져오는 재미있고 흥겨운 도깨비 이야기를 더 듣고 싶어 책을 집어들었다. 사실 도깨비는 신이라기보다는 우리의 친근한 친구같은 느낌이지 않은가. '낮도깨비마냥'이라는 비유를 자주 쓰고 들으며 지내서 그런지 도깨비는 낮에도 나오는 무섭지 않고 때로는 어리숙한 모습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 책은 전래동화에 갇힌 전래의 신에 대한 17가지 짧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그러니까 전래동화속의 설화로 이어져오는 도깨비가 아니라 우리 조상들이 섬겨왔던 신으로서의 도깨비에 대한 이야기라는 뜻이다. 아니, 신으로서 섬겼다기보다는 인간을 도와주는 조력자같은 존재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도깨비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담겨있다. 솔직히 기대했던 수많은 도깨비 설화가 감겨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일본의 혹부리 영감처럼 권선징악의 교훈적인 도깨비보다 인간을 돕고 훗날 큰 인물이 될 사람을 미리 알아보고 그를 위해 충성하는 도깨비의 이야기가 좀 더 인간적이고 살아있는 느낌이 들기는 한다.

 

오래전 대학생때였던가?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기는 했었지만 일부러 찾아다닐만큼 적극적으로 옛것에 대한 지적 호기심은 없었던 내가 어떤 연유로 따라다니게 된 것인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기억에 없지만 - 사실 함께 갔던 사람들도 다 낯선 사람들이었고 난 친구도 없이 혼자 낯선 사람들 틈에 끼어 성황당과 굿터를 보기도 했고 시골의 가정집에서 신주를 모시듯  가신(家神)집을 바깥채 창고에 만들어놓은 곳을 보기도 했고 영등굿을 하는 것도 봤었지만 이 책에 실려있는 영감놀이는 본적이 없다. 다른 지역의 도깨비굿 분장모습도 그렇지만 제주의 영감놀이에 등장하는 가면은 어딘가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인간과 구분짓는 형상을 보여주고 있어 자꾸만 들여다보게 된다. 책을 읽고나니 도깨비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도깨비굿을 한번 보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어 더 그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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