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든 되겠지 - 늘 그래왔던 것처럼
배꿀 지음 / 북뱅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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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졸립기는 하고, 일은 하기 싫고, 솔직히 일을 하지 않고 책을 읽어보려고 해도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눈치를 보며 앉아있다가 슬그머니 이 책을 집어들었다. 마음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서이기도 했지만, 제목이 지금의 내 상황과 딱 들어맞지 않는가. 외부업무를 해야하는데, 오후에 너무 덥다는 핑계로 일을 미뤄버렸다. 그래, 뭐.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딱 월급받은 만큼만 일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굳이 찾아서 고생을 하면서까지 일을 해야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그래서 슬금슬금 읽기 시작했는데, 아, 이거 너무 재밌다. 개뿔, 헉. 미안! 자꾸만 개뿔이 먼저 나온다. 배꿀 캐릭터도 맘에 쏙 들고 배꿀이 내뱉는 이야기들이 어찌나 현실적으로 딱 들어맞는 말만 하는지. 무지막지하게 공감을 하며, 때로는 슬픔과 위로를 같이하고, 같이 분노하고, 가끔은 민망함에 허허 거리며 웃게 되는 이야기를 읽다보니 어느새 끝이 나버렸다.

아, 배꿀님. 더 이야기를 해 주세요! 사정하고 싶을 만큼.

 

처음 책 제목을 들었을 때, 그냥 흔히 볼 수 있는 툰이겠지 라고 생각했는데 아무 생각없이 책소개를 넘겨보다가 운명처럼 "무지개같은사회생활"이 눈에 들어왔다. '무지개' 같은, 으로 읽었다가 다시 무지 '개같은' 사회생활인 것을 알고 폭소를 하다가 순간 서글퍼졌다. 이거야말로 웃픈 이야기겠구나... 싶어진 것이다. 그리고 그 느낌을 배신하지 않고 배꿀의 이야기는 엄청난 흡입력으로 나를 빨아들였다.

책의 내용은 크게 세부분으로 나뉘는데, 가장 공감하며 읽었던 회사생활 이야기, 그리고 일상의 소소한 부분까지 장면 하나에 포착해내는 촌철살인의 묘미를 느끼게 해주는 이야기들과 마지막장은 조금 민망하고 닭살돋기는 하지만 배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이야기, 배꿀의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사이도 좋고, 오랜만에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사이도 좋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침묵이 어색하지 않은 사이"(어색하지않은 사이)라는 글에 폭풍공감하며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배꿀에게서 찾아본다.

맞다 맞아, 하며 읽다보니 뭔가 내용 하나를 끄집어 내고 싶은데 뭘 얘기하나.. 하며 다시 훑어보는데 그러면서 또 한번을 읽어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어떻게든 되겠지'이다.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 이 책을 집어들게 된 계기인 일하기 싫을 때, 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면서 뿜게 만들었던 소중한(!) 한 컷을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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