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져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걸요!

 

 

아침부터, 선풍기 바람이 후덥지근하게 느껴지더니 기분도 그리 좋지 않다. 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그(녀)가 아침인사를 하고 들어오면서 바깥에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한다. 그러면서 '시원한' 바람이. 라고 덧붙인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냥 거기까지면 인삿말인가보다, 했을터인데 그 후 ㄱ의 행동은 자기 자리 옆의 창문을 활짝 여는 것이었다. 그래, 시원한 바람은 커녕 후끈한 바람이 처 들어오고 있는데. 아니, 그 이전에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해야하는 것 아닌가. 오늘은 바람도 선선하게 불어오고 있으니 에어컨 잠시 끄고 창문을 여는 것이 어떻냐고. 그랬다면 나는 쪄죽을것처럼 덥다고 느껴져도 잠시 에어컨을 껐을 것이다. 나 역시 지구환경을 생각해 아침마다 땀을 뻘뻘흘리면서 에어컨을 켜려고 할때면 약간의 양심의 쓰라림을 느끼는 사람이니까. 근데 뭔가. 내가 모른척하고 있으니 창문을 닫고 냉수를 마시고 있다.

 

내가 그저 오늘 하루의 일로 이런 반응을 보인다면 말이 안되는것이겠지만. 지금 반년정도 같이 근무를 하고 있는 동안.

처음 하는 일을 잘 몰라서 물어보면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야하는데 그건 모조리 흘려듣고, 나중에 일이 터지고 그거 안했어요? 그러면 몰랐다, 그러고. 엊그제 누군가 송금 확인을 하는데, 그러면 본인이 송금한 내역을 정확히 확인해줘야하는 것을 자꾸만 나보고 우체국 계좌로 보낸 '것' 같다, 라고만 하면 어쩌라고.

국장님에게 보고해야하는 것도 말하기 힘들다고 차일피일 미루더니 결국은 일이 터지고난 후에야 말을 꺼내더니, 급기야 내일모레 있을 회의 자료는 결제도 못받고 회의진행을 하게 되었다. 그에 필요한 자료 중 일부는 내가 건네줘야했는데 결제받는 시일때문에 한달전에 넘겨줬건만. 결제권자 세분에게 받아야 하는 거라면 미리 준비를 해야하는데, 자기가 이번에 새로 폼을 바꾼다면서 이것저것 해봤는데 지금 정확히 금액이 안맞아서 보고서 출력을 못했다...고한다.

그걸 시일내에 못할 것 같으면 이전 양식으로 보고서 작성하고 결제받고, 그런 다음에 자기가 수정해보고 싶은 양식으로 모든 걸 맞춰봐야하는 것 아닌가,싶은데. 하아. 답답해 미치겠다. 사실 최종 결제권자가 어제부터 휴가를 간다고 해서 결국은 결제도 못받고 말았는데, 이미 지난주에 내가 말을 꺼냈을 때 서둘러 했다면 사실 결제는 받을 수 있었다. 일주일 '전' 아닌가.

그런데 내가 결제 얘기를 꺼내니 당황해하더니, 자꾸만 또 내게 결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 없냐고.

아.

얘기 꺼내려면 한정없다. 그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 나는 내 할일만 하고. 내 할 일이 없으면 앉아서 책이나 읽고 있을꺼야. 내가 별일없이 놀고 있는 것 같으니까 은근슬쩍 자기 일을 내게 떠넘기기도 하던데, 그래. 딱 그럴때 - 부탁이라고 하지만 시키는 것과 별다를 것 없는 그런 일은, 내가 해주는걸로 하지. 하지만 내가 먼저 도와주겠다는 말은 절대로 안할래.

 

세상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지다.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니까.

 

 

 

 

 

 

 

 

 

 

왠지 나 자신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감성의 책들. 아니. 그중에서도 그냥 지금 휴가를 받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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