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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 않습니다]가 3월에 출판된 에세이였구나! 왠지 이러한 사실보다 앞서, 그냥 3월에는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4월에도 열심히 하지 않습니다...를 반복하게 될 것 같은.
아니 무엇보다도.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말은 하지만 어떻게 하다보면 정말 열심히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솔직히 열심히 하지 않으면 모든게 다 - 더! 엉망이 되어갈텐데.
가만 생각해보면 그 모두가 자기만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든다. 정말 열심히 하지 않으면서도 똑같이 월급받고 직장생활하고 있는데. 아침 출근전에 삼십분 일찍 가든 십분을 일찍가든 혹은 10분, 1시간 지각을 하든. 퇴근 이후까지 사무실 정리하고 가든, 지저분한 상태 그대로 퇴근을 해버리든, 정시 퇴근을 하든 야근을 하다시피 업무 마무리를 하고 퇴근을 하든.
그래, 열심히 하지 않아도 돼... 라고 생각해보지만.
그 모든 것을 용납하지 않는 것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인걸.
그래도 나는 지금 열심히 생활하고 있지 않다. 오로지 5일이 지나 주말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주말에 집안 정리를 좀 해보자, 라고 생각을 해봐도 막상 주말이 되면 만사 팽개치고 늘어지게 잠을 자거나 - 잠이 오지 않아도 늘어지게 누워있게 된다. 어제는 심지어 눈이 띵띵 불어터지도록 - 난 왠만하면 그렇게 붇는 체질이 아님에도 그렇게 불어터지게 잠을 잤다. 하아.
뭐 아무튼. 이번달에는 낯선 에세이가 더 많은 것 같아. 열심히 하지 않기도 했으니 더 관심이 없어진 것일까, 아니면 이제 책이 기하급수적으로 쌓여져가는 집안 꼴에 불안증이 생겨 책에 관심을 쏟지 않기로 한 것일까. - 라고 쓰면서도 '거짓말!'이라고 외치고 있으니. 나는 정말 말같지도 않은 핑계를 잘도 생각해내는것인지도.
표지 느낌이 상당히 다르기는 한데. 이거 예전에 나왔던 지미의 책 개정판..이 맞겠지? 잠깐 스치듯이 훑어보기만 하고 제대로 읽어보지는 않은 책. 지미의 그림책은 대만에 갔던 친구가 선물이라며 원서를 줬었는데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던 책인지라 그 후에 지미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 그때쯤에는 중국어를 공부한다고 막 소문내며 다니던 때였는데말이다. 아, 그러고보니 북경어와 광동어의 차이를 모르고 책선물을 한 사람은 글도 읽어보라고 했지만 그걸 말해주는 것이 민망했었는데... 나는 그냥 중국어를 완전 못하는 것으로. 근데 난 왜 중국어를 공부한다고 설레발을 쳤을까. 그 시간에 영어 문장 하나라도 더 익힐것을.
아침에 생각없이 성당에 갔는데 신부님께서 미사 전례를 시작하면서 4.3 이야기를 꺼내셨다. 아, 자꾸만 잊어버리고 마는 4월 3일.
그러니까 우리가 벚꽃잔치에 정신을 팔며, 선거 유세전의 시끄러움을 싫어하며 인상을 쓰고만 있을 때. 그렇게 4.3의 기록은 자꾸만 변형되어 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4월에 일어난 또 하나의 비극. 그날의 기록,이라고 되어 있는. [다시 봄이 올 거예요]라고 되어 있는.
잊지 말자, 잊지 않는 것이 그들을 추모하는 하나의 방법이고 진실을 향한 우리의 마음이고 그들의 부당한 죽음에 항의하는 작은 몸짓일 것이다, 라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일상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을뿐이야.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데 벚꽃 축제의 막바지에 벚꽃이 다 져버리겠구나,라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죄없이 죽어간 순결한 영혼들은 누가 기억하고 기도해 줄 것인가.
완전히 잊고 있었던 것에 괜히 마음이 착잡해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