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고 있었더니 어느새 5월도 3일이 지나가고 있네. 지난달부터 주말이 되면 하루는 꼭 시간을 내어 고사리를 꺾으러 다니곤 했다. 물론 용돈벌이가 될만큼 고사리를 많이 꺾는것은 아니고, 어머니를 모시고 집에서 반찬 삼아 해 먹을 고사리를 꺾는다는 핑계로 재미삼아 좀 멀리 나가 식사도 하고 콧바람도 쐬면서 놀다 오는 것이다. 도시에 살고 있지만, 문득. 차를 타고 시외로 나가면 한시간도 채 안되어 수풀이 우거진 숲 속 길을 거닐수도 있고, 멀리 나가지 못하면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서 앵두나무에 앵두가 얼마나 달렸나, 지난 달에 싹이 올라오기 시작한 깻잎싹은 잘 자라고 있나, 어디서 싹이 텄는지는 모르지만 해마다 이맘때쯤 되면 이쁘게 꽃을 피우는 둥글레, 비비추 꽃도 보고, 죽어가는 듯 하다가 햇살이 짱짱해지니 튼튼하게 자라나는 허브잎을 문질러 향도 맡아보고... 심심할 틈이 없다.

그러다보니 책을 펴들고 글을 읽기 시작하면 졸기 시작하는게 내 일이 되어버렸다. 멍때리며 밖에서 꽃구경, 풀구경 하는 것은 좋아라 하면서도 이제 봄을 지나 여름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집안 대청소도 좀 하고 방 정리도 해야하는데 그건 정말이지 하기가 너무 싫다. 그럴꺼라면 졸음을 참아가며 책을 읽는 것이 더 좋아, 라는 생각이. 도무지 나의 이 게으름은 어찌 해볼수가 없네.

아무튼. 4월의 추천 에세이. 언제나 망설여지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만 이미 소장하고 있는 책은 슬그머니 빼놓고 싶어지는 마음은 어쩔수가 없다. 어제 읽으려다가 어수선한 마음에 다시 덮어놓다보니 책탑에 올라가버리고 만 '못생긴 것들에 대한 옹호'는 다시 끄집어 내봐야겠다. 이거야말로 나 자신에 대한 옹호,를 하는 심정으로다가 읽어봐야 할. ㅎ

 

 

 

 

 

 

 

 

그러고보니 있구나. 주말엔 시골생활.

귀농, 귀촌, 귀어..생활자가 늘어나면서 그에 대한 뉴스도 나오고. 정부에서 교육도 하고 해당되는 경우에는 지원금을 지급하기도 하고.

제주도를 차타고 한바퀴 돌다보면, 한적하던 시골길 곳곳에 번쩍거리는 팬션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 거기에다가 해안가. 특히 경치가 탁 트인 바닷가, 해수욕장 근처에는 이미 온갖 건물이 들어서있고 여전히 건축중이다. 그곳을 지나가며 모두들 공통적으로 내뱉는 말은 하나같이 저건 다 육지 사람들이 와서 하는 것,일 거라는거. 도대체 순 토박이 제주 사람들은 어디서 뭘 해먹고 살아가고 있는 걸까. 궁금해진다.

주말에 시골에 가서 생활할 것도 없이 내가 살고 있는 곳이 도시 외곽지라 할 수 있는 곳에 살고 있어서 '농장' 개념으로 주말에 일을 할 수 있는 땅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코딱지만한 마당에서 오밀조밀 싹이 하나 트면 저건 뭘까, 쳐다보며 시간 보내는 그런 느림보 삶을 살아가고 있을뿐.

그러고보니 어쩌면. 나는 일을 하는 것보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어떤 일을 해야하는가 그저 바라보는 것을 좋아하는 것처럼 책도 읽는 것보다 어떤 책이 있는지 구경하는 걸 좋아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서점에 가서 윈도우쇼핑을 하는 걸 즐기... 아니, 오프라인 서점에는 책구경을 할 것이 별로 없으니까 이렇게 날마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쇼핑을.

 

 

 

 

 

 

 

 

  오늘도 밥반찬은 뭘 해 먹을까, 고민해보지만 별 뾰족한 수는 없고. 유난히 까탈스러운 어머니 식성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재료도 별 것 없고. 언젠가부터 두부도, 달걀도 맛없다고 안드시니. 도무지 요리를 배워보고 싶어도 뭔가를 해 볼 것이 없다. 그래서 날마다 같은 반찬, 같은 조리법. 별 수 없이 뭘 해볼까 별다른 고민도 하지 않고 무작정 성당에 갔다가 집에 오는 길에 두부를 사들고 왔다. 약식 두부조림을 하거나 야채 카레 볶음에 두부를 넣어서 같이 하거나.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구워서라도 먹어야지, 라는 생각에.

지금까지 온갖 요리책을 살펴봐도 가장 유용한것은 그나마 양념장을 만드는 것. 처음엔 그 효과를 잘 못느꼈는데, 한번 양념장과 비빔장을 만들어놓으면 요리 시간이 줄어들뿐만 아니라 별다른 반찬이 없을 때는 있는 반찬을 쓸어넣고 달걀부침 하나에 비빔장을 넣고 참기름 둘러서 밥을 비벼먹어도 그만. 아니, 이건 내가 밥을 대충 떼울 수 있는 방법인데 어머니는 뭘 해 드리나? 라는 생각에서 막혀버린다. 양파도, 마늘도 다 싫어하시고.

책 제목만 보면 '까칠한 채식주의자의 풍성한 식탁'도 엄청 도움이 될 듯 하지만 그건 정말 내게나 좋을 뿐.

아, 정말 일용할 양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쉽지가 않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