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착한 일 했어요. - 물론 어떤 분에게는 이 정도쯤은 착한 일도 아닌 당연한 일이되기도 하겠지만.;;;

오늘 주일학교 꼬맹이들하고 수해복구 현장 봉사활동을 갔습니다.

많은 애들이 학원과 시험공부를 핑계로 빠졌지만 그래도 착한 녀석들이 남아있어줘서 - 사실 그녀석들 아니었으면 저도 안갔겠지요. 우리 동네는 작업이 전문적이고 중장비가 들어가는 일들만 남아서 저 멀리 김녕성당까지 가서 일했습니다.

김녕지역은 태풍 나리가 오기 전에도 폭우피해가 심해서 그때의 농작물 복구를 위해 비싼 흙도 사놓고 피해복구 작업을 하는 와중에 다시 태풍이 그 흙마저 몽땅 쓸어가버려서 망연자실해 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합니다. 정말 피해도 정도껏이어야 희망을 잃지 않고 힘을 내어 일을 하겠는데 너무 심각한 피해라 다들 넋놓고 있다더군요.

농사일이라는 것이 그렇게 피해를 입으면 한해농사만 망치는 것이 아니라 토양을 가꾸는데만도 몇년이 걸린다고 하니.. 정말 그분들의 막막함에 가슴이 아프더군요.
그런 와중에서도 애들의 고사리같은 손도 많은 도움이 되어줬다고 말씀해주셔서 참 기뻤습니다.

애들하고 같이 가서 뭔가 큰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무너진 담도 올리고, 넘쳐나는 쓰레기도 치우고, 풀도 베고, 모판의 묘종도 골라내고.. 정말 많은 일을 하고 왔습니다. 불평 한마디 없이 일을 하는 애들을 보니 정말 이쁜녀석들이라는 생각이 마구 들었습니다. 칭찬을 넘 많이 해 주면 애들이 너무 기 살아나서 좋아할까봐 칭찬은 자제했지만요. ㅋ

점심을 빨리 먹고 어르신들이 식사를 끝낼때까지 기다리면서 김녕해수욕장에서 놀다가 - 해수욕장 바로 옆에 있는 횟집에서 오징어물회를 먹었습니다. 오징어가 두툼하니 썰려있어서 멀컹, 씹히는 맛이...;;;;;;;; - 애들에게 밀려 한쪽발이 물에 빠지고 다른 녀석 잡아서 물에 넣으려다가 오히려 내 나머지 발이 빠지는 불상사가 있기는 했지만 참 좋더군요.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모두 피곤해서 잠이 들었고 - 저는 말짱한거 같아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고개를 꼬딱거리는 느낌이 있어서 그냥 책 덮고 있다가 눈 뜨니 벌써 울 성당에 도착했더군요. ㅡ,.ㅡ

지금... 몸이 좀 쑤십니다. 평소 일하지 않고 놀던 티가 넘 나는 거 같아요. 하루 몸노동에 이리 쑤시고 있으니;;;;;;



음... 지금 사진으로는 좀 느낌이 덜 한데... 낮에 풀베기를 두어시간 했다가 온몸이 모기에 물어 뜯겨서 부풀어오르고 벌겋게 되고.. 얼굴도 마구 부풀어올라서, 근처에 있던 모든 사람에게 인사 한마디씩 들었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으악~! 인내의 한계를 느껴!!' 그러면서 조금 긁다가 가려운거 잊으려고 더 열심히 풀베기를 하긴 했는데, 다 끝나고 나니까 가려운건 둘째치고 모기물린 온몸에서 열이 나면서 따끔거리는겁니다. 으~ 무서운 김녕의 풀모기들! ㅜㅡ

저 뻘건 자국들이 모기물린 자국의 흔적인데 지금은 거의 다 사라졌지요.

집에서 추석명절음식도 하지 않으니까... 내일, 모레.. 푹 쉬면 말끔해질겁니다. 겨우 하루 일한거 같고 생색내서 죄송합니다.
그치만, 저.. 착하지요? 헤헷~ ^^;;;

 

 

 

 

 

착한 일 했으니, 이 중 한권을 선물받을라고 합니다. 어떤 책이 좋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내용이 다 나름대로 특색있는 책들이라 어떤책이 선택될지 잘 모르겠지만, 감사히 읽겠습니다. ㅋ
(아무거나 괜찮아요. 읽고 싶은 책도 있고, 읽어볼까.. 싶었던 책도 있고 세실님이 어떤 책을 골라서 주실까.. 상상해보는 것도 재밌네요. ㅋ)

으음~ 몸이 쑤시는 건 둘째치고라도 졸려서 글 쓰다말고 꼬딱꼬딱 정신놓고 머리 흔들다가 넘어질뻔...우웅~ 자야겄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시간이군요. 평소 이시간은 한참 활동할 시간인데... 쩝~
이제 연휴도 3일밖에 남지 않았지만... 그래도 남은 시간 열심히 책 읽을테예욧! 누가 머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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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9-24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큰일 하셨네요. 치카님께 박수 보냅니다. 장하세용~~~~
설마 저 책 다 사달라시는건 아니신거죠? ㅎㅎㅎ
12번째 카드 세트 사드릴께요~~~ 주소는 전 주소로 보내드림 되죠?
님 행복한 추석 되세요~~~

chika 2007-09-2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힛,, 세실님은 타샤 할매 책을 사주시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더랬는데... ^^;;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