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들의 조용한 맹세
미야모토 테루 지음, 송태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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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너무 많이 한 탓인지, 요즘 몸상태가 안좋아 간헐적인 통증을 참으며 책을 읽느라 깊이있는 집중을 못한 탓인지 책을 읽은 느낌은 좀.. 그냥 그랬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면서부터 내용의 전개는 예상대로 흘러갔고 그 과정에서 어머니의 희생 외에는 풀꽃들의 질긴 생명력을 드러내며 행동하는 모습을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들에 대한 필연적인 결과들이기는 하지만. 그래, 어떻게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상황에서 그녀의 선택은 최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녀와 같은 그런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이땅의 수많은 풀꽃들은 어떻게 그 아름다운 생명을 유지해야하는걸까...

 

뜬구름같은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이 소설은 '미스터리적 요소'가 줄거리의 흐름을 반 이상 좌우하고 있기때문에 막연한 설명밖에는 할수가 없다. 사실 소설 속 화자인 겐야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것도 소설에 대한 몰입을 방해하곤 했다.

간단히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미국 시민권자인 겐야의 고모 기쿠에는 남편이 사망한 후 혼자 일본 여행을 왔다가 심장마비로 사망을 하게 되고 그녀의 유언에 따라 기쿠에가 남긴 모든 재산을 조카인 겐야가 상속받게 된다. 기쿠에의 유해를 미국으로 운송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녀의 상속에 관한 처리를 하기 위해 겐야는 미국으로 가게 되고 그녀의 유언장을 본 후 백혈병으로 어린시절 사망했다고 알고 있는 기쿠에의 딸이 실상은 행방불명 혹은 유괴된 것임을 알게된다.

상속 절차와 기쿠에 고모의 집에서의 일상은 평범함으로 시작되었지만 겐야는 사촌인 기쿠에의 딸 레일라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하고 기쿠에 고모의 집에 남겨진 여러 단서들은 겐야로 하여금 사촌 레일라를 찾아보기로 결심하게 되는데...

 

이미 이야기의 진행과정에서 많은 것들이 그 실체를 드러내버리고 있고 하나의 단서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왜'라는 이유까지 미루어 짐작이 되어버려서 더 이상 '미스터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게 된다. 천천히 과거를 돌이켜보다가 갑자기 전개되는 이야기는 과연 저자가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까에 집중을 하게 되는데 소설속의 이야기 흐름에서 최선의 결말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과연 그것으로 충분할까, 싶은 기분이 드는 건 어쩔수가 없다.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더 이야기의 전개와 결말에 대해, 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한번 더 생각을 하고 그에 대한 심도있는 고민을 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는 우리의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 더 강조되는 것일까.

풀꽃들의 조용한 '맹세'는 그래서 우리에게 해당되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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