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또 놀이

마로가 책 선물을 좋아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선물은 책이라는 도식이 생겼나 보다.
하지만 마로의 피아노 학원 친구 중 책선물을 좋아하는 아이가 없었다.
커다란 상자 안에 각자 준비한 걸 넣고 마음대로 선물을 고르는 것이었는데
한 눈에 책이라는 게 뻔한 마로 선물을 아무도 고르지 않았다.
결국 손 느린 h가 마지막 남은 마로 선물을 거부하는 사태가 발생했고
난 다른 선물을 해주겠다고 h에게 약속한 뒤, 마로에게 그 책을 줬다.
당근 마로는 뛸 듯이 좋아했고, h도 간신히 울음을 멈췄다.
그런데.
뒤늦게 경위를 들은 h엄마가 h를 혼내고 다시 책을 받아오라고 시켰고,
나는 마로에게 준 선물을 도로 뺐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해버렸다.
중간에 끼인 피아노 원장님과 수차례 통화 끝에 안 되겠다 싶어
나중엔 h엄마와 직접 통화하게 되었다.
h엄마와 난 서로에게 사과를 했고,
책은 마로가 그냥 가지되
다음주쯤 다른 명목으로 h에게 내가 선물하는 것으로 일단락지었다.
뭐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덕분에 h엄마와 통성명도 하게 되고
아이들도 각자 원하는 것을 얻게 되어 잘 됐다 싶긴 한데
'엄한 엄마' 사이에 꼈던 원장 선생님에게 미안할 따름.

댓글(9)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08-12-26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엄마를 알라딘에 영입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아이가 싫다는 책을 다시 받아오라고 윽박지를 정도면 책에 대한 애정이 높으신 듯 한데 말입니다.(전 알라딘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Joule 2008-12-26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와중에 자기 책 도로 찾아왔다고 아싸라비야 삐약삐약하는 마로가 너무 웃겨요. 진정 난년의 풍모라고나 할까.

조선인 2008-12-2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님, 저도 그러고 싶어요. 아주 반듯함이 느껴지는 분이었어요. 선물보다 경우를 따지는 것도 좋았구요.
쥴님, 푸하하 마로에게 몰래카메라 달아두셨어요? 어찌 본 듯이 말씀하시네요. ^^

전호인 2008-12-26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린 아이들에게 책은 그다지 어울리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엄마, 아빠의 깊은 생각을 아이들이 알리 없을 테니 말이에요. 그저 장난감이나 먹는 것이 최고 선호하는 선물이었겠군요. ㅎㅎ

순오기 2008-12-26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마니또 선물로 독서회 엄마들도 책을 좋아하지 않던걸요.
나도 책선물 했는데~ 머쓱했어요.^^
아싸라비야~~ 마로야, 우린 정말 책선물이 좋지!!ㅋㅋ

2008-12-26 1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08-12-26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선물을 좋아하는 마로가 예뻐요^^

bookJourney 2008-12-27 0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쟁이 마로~~~~ 나도 책선물이 좋단다. ^^

조선인 2008-12-27 1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 여자애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피아노학원이라 아기자기한 팬시용품이 인기짱이더군요.
순오기님, 으윽, 그렇군요. 앞으로 책 선물은 조심해야겠어요.
속닥님, 계세요. 그리고 실은 받았어요. 죄송해요. 실은 마로 사진 한 방 찍어 올린다는 것이 그만... ㅠ.ㅠ
꿈꾸는섬님, 책세상님, 맞아요, 우리는 책 선물이 제일 좋은 데 말이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