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님, 저랑 살 만하신가요? - 10년차 집사이자 수의사가 말하는 반려묘와 삶을 공유할 때 살펴야 할 현실 반려 팁
이학범 지음 / 팜파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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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님, 저랑 살만 하신가요? 




고양이 집사가 된지 어언 4년차, 난 우리 고양이에게 어떤 집사일까? 




나의 사랑스러운 반려묘 다림이 덕분에 집안엔 항상 고양이 털이 날리고, 고양이 장난감이 굴러다니고, 

마음대로 장기 여행을 가기도 힘들지만 누가 뭐래도 우린 어엿한 가족이다.  



이 책은 고양이 집사 10년차인 수의사 이학범 씨가 지은 책이다. 

수의대를 다니던 시절,  방학 때 동물병원에서 실습을 하다가 동네 아주머니에게 구조되어 온 

태어난지 10일쯤 된 아기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그 날 부터 집사의 삶이 시작되었다. 



삼색이 코숏 루리와 10년쯤 같이 살면서 느낀 고양이와 함께 하는 삶, 

그리고 수의사로써 고양이 집사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말들이 귀여운 그림과 함께 아기자기하게 담겨있다. 


저자는 반려묘 '루리' 와의 만남을 얘기하면서 고양이가 집사를 선택한다는 얘기를 한다. 

다림이를 처음 만났던 2013년 겨울의 문턱,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서 내 앞을 가로질러 털레털레 걷고 있던 고양이에게 "냐옹~" 하고 인사를 건냈다. 

갑자기 획- 하고 돌아보더니 나에게 두두두 달려와서 얼굴과 몸을 다리에 마구 비벼대는게 아닌가. 

길고양이의 갑작스런 애정표현에 당황스러웠지만 그 모습이 예뻐서 쓰다듬어주고는 다시 걸어갔는데 

그 녀석이 글쎄 나를 따라오다가 점점 앞장 서서는 우리 집 현관문을 열자 자기가 먼저 쏙 들어가버렸다. 

날씨가 추우니 먹을거 주고 몸 좀 녹여서 보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요 뇨석 내 다리위에 올라와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날로 난 우리 고양이의 집사가 되었더랬다. 그야말로 길 가다가 고양이에게 간택당한 케이스다.  

흔히 '냥줍'(고양이를 줍다) 이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내 케이스는 고양이가 길 가다가 집사를 주운 케이스다 ㅋㅋ 



저자의 반려묘 루리 이야기가 다림이 이야기와 너무 똑같아서 놀랐다. 

어릴때 새벽이 되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한바탕 우다다를 하면서 온 집안을 뛰어다녔다는 루리. 

자동 급식기에서 시간에 맞춰 밥이 나오면서 멜로디가 나오는데,

멜로디가 울리기 전에 어디선가 뛰어나와 밥 앞에 얌전히 앉아있으면 어김없이 몇초뒤에 밥이 나온단다.  



다림이도 2년차가 되기 전까지는 밤마다 엄청나게 우다다를 했었다. 

당시에는 작은 원룸에 살던 터라 새벽마다 자다가 놀라 벌떡 일어났던 기억이 난다. 

다림이도 자동급식기에서 밥 나오는 소리가 들리기 전에 급식기 앞에 뛰어가서 기다리면 어김없이 밥이 나온다. 

난 그 모습을 보고 고양이들이 시간을 어떻게 알지? 계속 같은 시간에 나오면 그 시간을 알아채는 건가?했는데, 

저자는 고양이는 청력이 매우 발달해서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밥시간 멜로디가 나오기 전에 나오는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 소리를 듣고 달려오는 것이구나 하고 알게됐다. 

청력에 있어서는 개보다도 우위에 있는 것이다. 



루리는 저자가 원래 키우고 있던 강아지 '마니' 와 함께 길러졌는데 루리가 아기 고양이 였을때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루리가 점점 커가면서 '마니'와 몸집이 비슷해지자 집에서 서열 1등 이 되었다고 한다. 

'마니'의 밥도 다 뺏어먹고, 지나가던 마니의 뺨따구도 날렸다니ㅋㅋ 

그래도 둘은 나란히 누워 잠도 같이 자고 잘 지냈다는 얘기를 들으니 웃음이 났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면 어떻게 될까 늘 궁금했는데 고양이가 win이군. 




저자는 길고양이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사실 고양이를 키우다 보면 길고양이 한마리 한마리가 다 평범하게 보이지 않는다. 

요즘엔 캣맘, 캣대디가 고양이 밥을 정기적으로 챙겨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다. 

고양이 밥을 챙겨주면 개체수도 늘어나고, 고양이가 쓰레기통을 헤집어 놓는게 싫다는 것이다. 

저자는 고양이에게 밥을 챙겨주는 행위가 오히려 주변 위생이나 개체수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했다. 


같은 위치에서 항상 밥을 주게 되면 먹을 것이 있기 때문에 주변 쓰레기통을 뒤지거나 흩트려놓는 일이 줄어들고 

밥을 주는 곳 주변에서 고양이를 바로 포획해서 TNR(고양이 중성화 수술을 해서 놓아주는 것)을 하기도 수월해 진다는 것이다. 



고양이를 키우다보면 세상 모든 고양이가 이뻐보인다. 
고양이는 개와 다르기 때문에 고양이만의 특성을 잘 알고 키워야 한다. 
고양이는 혼자 둬도 잘 있으니까 외로움을 안탄다고 생각하지만 절대 아니다.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하고, 아픈티를 안내는 동물이므로 정기검진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양이는 볼수록 매력있고 사랑스러운 동물이다. 

도도해보이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한없이 애교를 부리며,

옆에서 꾹꾹이를 하거나 골골송으로 집사의 기분이 좋아지게 한다. 


이런 사랑스러운 동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이 넘친다. 


고양이님, 저랑 살만 하신가요? 는 이제 막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한 초보집사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나도 다림이를 키우기 시작한 초기에 이런 책을 한번 읽고 미리 간접경험을 했으면 좋았을텐데 싶었다. 

마치 내 얘기를 읽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익숙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궁금했던 고양이의 습성들도 속속들이 나와있어서 흥미로웠다. 


아기 고양이때부터 노령고양이가 될때까지 고양이는 조금씩 달라진다. 

그런 모든 상황과 경험들을 저자가 고스란히 녹여서 고양이에 대한 상식과 정보까지 

함께 알려주니 고양이 집사 초보 교과서 쯤으로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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