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번리의 앤 인디고 아름다운 고전 리커버북 시리즈 7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정지현 옮김, 김지혁 그림 / 인디고(글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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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 머리 앤이 16살이 되었다. 여전히 콧잔등에는 7개의 주근깨가 자리하고 있고,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성격은 여전하지만 이제 제법 어른스러운 아가씨의 모습이다. 에이번리의 앤은 빨강 머리 앤 셜리의 16살 시절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린이 티는 막 벗었지만 아직 완전한 어른은 아닌, 사춘기 정도 나이의 앤이지만 어찌나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지 앤처럼 살면 세상에 힘든 일이 없을 것만 같다. 우리에게 빨간 머리 앤으로 유명한 이 시리즈는 사실 원작은 8권 정도로 나와있다. 앤의 소녀 시절부터 중년시절까지 거의 일생에 걸쳐 이야기가 완성되어 있는 것이다. 에이번리의 앤은 빨강 머리 앤(원작: 초록 지붕 집의 앤) 다음 시리즈 책이다. 인디고에서 계속 빨강 머리 앤의 다음 시리즈가 나올지도 궁금해진다.  인디고의 고전 명작 시리즈는 언제나 아름다우니까! 

앤은 프린스 애드워드 섬의 화이트 샌즈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 16살 나이에 학교 선생님이라니, 그것도 얼마 전까지 같이 학교를 다녔던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으니 애가 애를 가르친다는 느낌도 들 법 하지만, 우리의 앤 셜리는 자기만의 독특한 교육 법과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섬으로써 학생들에게 두루두루 사랑받는 선생님이다. 앤이 성장하고 나서 조용해진 초록 지붕 집에는 새롭게 오게 된 쌍둥이 남매 '데이비와 도나' 덕에 또다시 바람 잘날 이 없고, 다이애나와 앤이 어느 날 길을 잘못 들어 들르게 된 숲속의 돌집에 사는 아름다운 노처녀 라벤더와의 우정 이야기는 마치 동화 속의 또 다른 동화같이 아름답다.

에이번리의 앤을 다 읽고 나니 어릴 적 만화로 접했던 빨강 머리 앤 만화가 생각나서 유튜브를 찾아서 보다가 그만 한참 동안 넋을 읽고 봤다. 오랜만에 만난 어린 앤 셜리는 지금 봐도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높은 톤의 명랑한 목소리와 엉뚱하면서도 꿈꾸는 듯한 순수한 눈을 보니 어릴 때 봤던 추억이 소록소록 생각난다. 그 귀엽던 앤이 다 커서 선생님이 되고, 예쁜 숙녀가 되었다니. 캬~
밤에 자기 전에 틈틈이 에이번리의 앤을 읽는 동안 여전히 행복감이 퐁퐁 솟아나서 기분 좋았다. 16살이 된 앤 셜리도 역시나 아직 사랑스럽고 엉뚱하고 상상력이 퐁퐁 솟아나는 귀여운 숙녀이니까! 

「그 순간 앤은 이상하게 가슴이 떨렸고 처음으로 길버트의 시선에 흔들려 창백한 얼굴이 장밋빛으로 물들었다. 마치 지금까지 마음속 깊은 곳에 드리워져 있던 베일이 걷히고 뜻밖의 감정과 진실이 드러난 것 같았다. 어쩌면 낭만적인 사랑은 백마 탄 기사님처럼 화려하고 요란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옆에 있는 오래된 친구처럼 조용하게 다가오는 지도 몰랐다. 그리고 사랑은 예상치 못했을 때 빛처럼 나타나 시와 음악이 있는 책장을 넘겨 버리고 평범한 산문처럼 나타날지도 모른다. 마치 초록색 꽃망울이 황금빛을 띠는 장미꽃으로 바뀌는 것처럼.」 <p.461>

그리고 앤에게도 사랑이 찾아오나 보다. 두근두근 제일 극적인 순간에 쾅 막을 내려버리는 드라마처럼 앞으로의 이야기가 계속 기대된다. 말괄량이 꼬마가 예쁜 숙녀가 되고 사랑을 알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이야기는 여전히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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