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의 책
고진석 지음 / 갤리온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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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7세에 <주역>을 접했다는 저자는 인터넷 카페에서 하루에 수십 명의 고민을 상담하며

인생에서 흔히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해 나름의 대답을 책으로 엮었다. 

 

표지의 검정색과 빨간색이 무척 강렬한 느낌을 준다.

이 한 권의 책에 모든 대답이 들어있다는 듯이.

 

목차의 질문 중에는 너무 포괄적인 것도 있고, 막연한 것도 있고,

결혼한 사람들이나 궁금해할 만한 것도 있다.

독자가 그 질문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는 가정하에 저자는 대답하고 있다.  

 

왜 그럴까? 어떻게 할까? 무엇일까? 언제일까? 과연...?

한 문장으로 시원스러운 답을 제시하며 이야기를 시작하기도 하고,

영화 대사를 인용하기도 하고, 질문이 나올 상황을 먼저 예시하기도 한다.

심리적이고 철학적이며 종교적인 설명까지 곁들인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들까? 그러게 말입니다. 사는 것은 참 힘이 듭니다.

독자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듯하면서도 엉뚱함에 자꾸만 웃음이 난다.

한 장 한 장 읽어가다 보면 정성스럽게 답변하는 따뜻함이 느껴진다.

 

만약 내가 이 책을 편집한다면

질문을 why, how, what, when, will의 다섯 가지로 나누지 않고,

생로병사, 성격, 연애와 결혼 등으로 분류하고 싶다.

 

100개의 질문 선정이라든지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을 토대로 답했다는 점에서

쉬이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답변 중간중간에 기억해두고 싶은 문구가 눈에 띄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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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안녕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지식의숲(넥서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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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가는 말한다.
우선 제목을 정하고, 첫 문장을 생각하고, 글을 쓴다고.

난,
글 하나하나에서
감미로운 멜로디를 들었고,
어느 유명 화가의 그림을 감상할 때와 같은
가슴 두근거림을 느꼈다.

글마다 느낌이 있다.
슬프고, 가슴 저리고, 외롭고, 쓸쓸하고, 안타깝고,
그리고...
희망이 보인다.

만남, 사랑, 이별, 용서,
이 단어들이 아름다울 수도 있지만
아플 수도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책 사이사이의
일상적이면서도 신비로워 보이는 사진들은
감성을 자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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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사람들
박준 글.사진 / 넥서스BOOKS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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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5년 6월 30일.

아무도 없는 집에서 마지막으로 배낭을 점검했다.

배웅해주는 사람 없이 문을 잠그고 나오는데 괜히 울컥한다.

마을버스를 타고 리무진을 타고.

공항에 도착해 함께 여행할 친구를 만나고.

출국심사대를 지나고 비행기에 탔을 때.

그제서야 비로소 긴장하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여행지를 정하고

부모님과 상의 없이 항공권을 예매하고

그리고 짧은 시간 동안에 여행서적들을 읽으며 계획을 세웠다.

여행하는 동안보다 여행 준비하는 기간이 더 즐거웠다.

난 그랬었다.

 

 

카오산 로드에서 만난 장기여행자들은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은 걱정하지 않는다.

여행을 하고 싶어 다니던 학교를, 회사를, 그만두는 사람들.

여행을 하고 싶어 열심히 돈을 모으는 사람들.

일하고 돈을 모아 여행하다 돈이 떨어지면 돌아가 다시 일하고 여행하는 사람들을 보며

그럴 바에야 여행지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게 낫다는 그리스 청년.

그들이 여행 중에 보이는 여유로운 모습이 마냥 부럽다. 

아직 고등학생인 아들 딸에게 여행을 권하는 부모는 정말 멋져 보였다.

 

혼자서도 아무런 위험 없이 여행할 수 있다고

낯선 세계에 온몸을 던져 놓는 일은 흥미진진하다고

여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여행 후 내가 어떻게 달라질까를 걱정하는 건 너무 조급하다고

이 책은 말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당장에라도 그만두고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인터넷에서 서평을 읽고 혹은 서점에서 책을 훑어보고

내가 읽고 싶은 도서 목록에 책의 제목을 추가했듯이

이 책을 덮은 후, 내가 가고 싶은 여행지 목록에 카오산 로드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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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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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음미하기 전에 사진을 하나씩 길게 바라보았다.
흑백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사연이 담겨 있고, 즐거움이 있고, 애달픔이 있고,
그렇게 추억이 있다.

안도현 시인의 노트에 적혀 있는 시.
그의 노트가 탐난다.
하지만 이 책이 있기에......

시집을 읽으며 한 편의 수필을 읽는 듯 했다.
옛 추억이 묻어나는 정겨움이 있다.
시는 물론이고 안도현 시인의 해설에서까지 따스함이 느껴진다.

내 어린 시절에
대문 앞에 신문지 깔아 놓고서 스케치북에 그림을 그리고 물감을 칠하고,
국민학교 다니던 15년 전에 길에서 파는 떡볶이를 오십 원어치씩 사먹고,
가족들과 봄소풍 가서 돗자리 펴고 김밥먹던,
그러던 때가 갑자기 울컥하며 그리워진다.

표지의 물이 묻어 번진 듯한 제목과
표지의 더없이 맑은 아이들 표정에서
그리움 혹은 행복함이 밀려 온다.

다시 한번 시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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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의 집을 찾아서 한젬마의 한반도 미술 창고 뒤지기 2
한젬마 지음 / 샘터사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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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그녀의 책은 표지부터 멋지다.
당당하고 자신감있어 보이는 포즈와 표정.

책을 받아들자마자 뒷장부터 넘겨보았다.
한반도 미술창고 지도와 유적지 일람표를...
생각보다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박물관이며 미술관이 꽤 많았다.
먼 나라에 여행을 가면 필수 코스가 박물관과 미술관인데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몇 군데나 가봤는지...
처음 들어보는 작가의 이름을 들여다보며 많이 반성했고,
미술관뿐만 아니라 작가들의 생가도 함께 둘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충청, 강원, 경상도의 자랑스러운 화가들을 찾아가는 여행.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들뜬다.

작가의 프로필과 대표 작품.
그리고 생가를 찾아가는 길과 한젬마 그녀가 엿본 미술관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예전의 그녀 작품에서도 그랬지만 그림을 풀어헤치는 솜씨에 박수를 치고 싶다.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한 말솜씨이지만, 그 때문에 더 빠져드는 것 같다.

책 안에 작가들의 작품을 꽉 채운것이 아니라
한두 작품만을 보임으로써 독자들에게 작가의 다른 작품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책장을 넘기다 발견하는 한젬마의 작품 또한 마음에 들었다.
<하모니> 2003 / <비상>, <관계─ 하나되기> 2004
<젖소의자> 2005 / <러브트리>, <관계: 행위-흔적-기억> 2006

공기가 오염된 도시가 아닌 맑은 하늘과 흙내음이 나는 듯한 시골의 풍경 사진은
바쁜 일상에 지친 몸을 이끌고 작가들을 만나러 작품을 만나러
달려가고 싶게끔 한다.

사진을 찍고, 지도를 그리고, 먼 곳까지 찾아가는 방법을 자세히 알려준,
그녀가 두 발로 직접 체험하며 쓴 이 책이 우리나라 미술의 역사를 알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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